책소개
인간의 언어와 AI의 언어는 같은가, 다른가
AI 언어 모델이 인간의 언어를 놀라울 정도로 흉내 내는 시대,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선다. “AI는 언어를 이해하는가, 아니면 단지 생성할 뿐인가?” 이 책은 인지언어학의 관점에서 인간과 AI의 언어 인지를 정밀하게 비교하며, 겉보기 유사성 뒤에 숨겨진 본질적 차이를 해명한다. 인간의 언어는 신체 경험, 감각, 정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개념 구조 위에서 의미를 구성한다. 반면 AI는 세계를 경험하지 않고, 신체도 정서도 가지지 않는다. 통계적 패턴을 예측해 텍스트를 생성할 뿐 개념적 연상이나 의미 구성 능력은 갖추지 못한다. 트랜스포머 모델과 GPT 계열의 LLM이 가져온 기술적 비약은 분명하지만, 그 언어 생성은 ‘이해 없는 생성’이라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AI는 맥락 유사성을 기반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할 수 있으나, 인간이 수행하는 화용적 추론,사회적 의미 구성, 정체성 형성이라는 고차원 인지에는 접근하지 못한다. 은유 해석, 맥락·관계 기반 의미 구성, 창의적 언어 생성에서도 AI는 표면적 패턴 재조합에 머무른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과 AI의 언어 능력 차이를 ‘우열’이 아니라 ‘체계적 이질성’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은 세계를 경험하며 언어를 통해 의미를 확장하는 존재이고, AI는 방대한 텍스트 패턴을 통계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차이를 분명히 할 때, AI는 인간 언어 인지를 보완하는 기술로 적절히 통합될 수 있다. 접근성 향상, 다언어 처리, 효율적 정보 분석 등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되, AI 언어의 한계·비의도성·책임성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AI와의 언어 협력이 가능한 조건을 탐구하며 기술 시대에 인간 언어의 의미를 다시 사유하게 만드는 심도 있는 안내서다.
200자평
인간과 AI의 언어 인지를 인지언어학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며, AI 언어 생성의 본질이 ‘이해 없는 생성’임을 밝힌다. 인간의 신체 경험·정서·사회적 맥락 기반 의미 구성과 AI의 통계적 예측 메커니즘을 대비해 양자의 근본적 차이를 규명하고, 동시에 인간ᐨAI 언어 협력이 가능한 조건을 제시하는 심층적 탐구서다. AI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심혜미
인간과 AI의 언어 인지
차례
인공지능 시대의 언어
01 언어, 인지, AI
02 인간 언어의 개념화
03 AI 언어 모델 구조와 진화
04 의미 없는 이해: AI의 언어 학습 방식
05 비유 언어와 AI의 한계
06 문맥, 화용, 상호작용
07 창의적 언어 생성
08 언어적 오해와 인지적 착시
09 개념화와 언어 처리: AI의 한계와 논쟁
10 인간과 AI 언어 인지의 미래
책속으로
인간 언어 사용은 청자 지향적 판단과 의도 조절(Clark, 1996)을 포함하지만, AI 모델의 산출은 다음 토큰 예측을 핵심 목표로 하는 확률적 상관관계 학습에 기반을 두며, 의도성·지시적 의미에 대한 독립적 증거는 부재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AI 언어 모델의 발전은 창의적인 언어 산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소설을 쓰거나 시를 창작하고, 요약과 번역, 질의응답 등의 언어 과제를 수행하는 최근의 LLM은 형식적 유창함, 문법적 정합성, 주제 일관성 등과 같은 인간 언어의 특정 양상을 상당 수준 모방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01_“언어, 인지, AI” 중에서
언어 모델 발전 단계는 모델의 구조적 변화뿐 아니라 학습 데이터의 규모, 연산 자원의 발달, 알고리즘 혁신이 결합된 결과다. 규칙 기반 접근은 언어학적 지식의 정교함을, 통계 기반 접근은 데이터에서 패턴을 발견하는 확률적 방법을, 신경망 기반 접근은 의미 공간에서의 유사성 학습을, 트랜스포머는 전역 문맥의 효율적 반영을 가능하게 했다. 언어 모델 기술 발전의 연혁은 GPT 계열 모델과 같은 초대규모 언어 모델의 출현을 가능하게 한 토대를 형성했다.
-03_“AI 언어 모델 구조와 진화” 중에서
대화형 AI는 문장을 이어 쓰는 능력만으로도 상호작용을 흉내 내지만, 사람 간 상호작용을 지탱하는 핵심은 문맥 관리, 화용적 추론, 공유 지식의 구축과 갱신, 발화 수반 행위의 적절성 판단, 수정·협상·수렴 같은 상호작용적 기술들이다. LLM은 일정 부분 모방 능력을 보이지만 한계도 드러낸다. 사람은 대화 중 “지금 우리가 무엇을 알고/합의하고 있는가”라는 공통 기반(common ground)을 지속적으로 갱신한다. LLM은 주어진 콘텍스트 윈도 안의 텍스트로 공통 기반을 근사하며, 앞서 주어진 발화와 화자·청자 표지, 최근 제약 등을 토큰 단위로 참조하고 셀프어텐션을 통해 항목 간 의존성을 계산한다.
-06_“문맥, 화용, 상호작용” 중에서
LLM은 요약·설명·대화 상응에서 자연스러운 문장을 산출하고, 장르적 규칙과 관습적 함의를 준수하는 현상은 인간의 언어 수행과 구별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AI+유창성=이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가를 묻는다면 답은 조심스럽다. 유창성은 이해의 가능 조건일 수 있으나 이해 자체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이해를 의미·지시·규범의 세 축에서 판정 가능한 기준으로 재구성해 LLM을 들여다보면, 강점과 한계는 분명해진다.
-09_“개념화와 언어 처리: AI의 한계와 논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