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왜 성경을 ‘배움’의 관점에서 다시 읽어야 하는가
사람은 동물과 달리 태어날 때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갖추지 못하기에 배움은 삶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배움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탐구의 과정이며, 개인을 성장시키고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힘이다. 이러한 배움의 개념은 성경 읽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성경은 기독교 신앙의 기초이자 인류 문화에 깊이 영향을 준 고전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이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읽고 있다. 성경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앙적 사유와 배경지식이 필요하며, 단편적 구절에 머무르지 않고 전체적 맥락을 조망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성경은 영적 성장을 돕는 동시에, 다양한 시대와 문화 속에서 형성된 텍스트이기에 비판적 사고력과 분별력을 길러 주며, 이는 종교적 영역뿐 아니라 일상 속 정보 판단 능력까지 강화한다. 또한 성경을 통해 인간 본성과 삶의 문제를 통찰하며, 타인에 대한 공감과 책임 있는 삶의 기준을 배울 수 있다.
실천적 리터러시로 읽는 성경: 의미 구성에서 삶의 적용까지
성경 리터러시는 단순히 내용을 아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삶에 적용하는 능력이다. 기존 성경 교육이 교실이나 교회 안에 머무는 데 그쳤다면, 새로운 성경 교육은 가정·사회·공동체를 연결하며 성경을 실천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독자는 질문하고 토론하며 능동적으로 성경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하며, 교수자는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는 학습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성경은 고전 중의 고전으로, 읽고 이해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사고력과 판단력을 기르게 된다. 성경을 하나의 텍스트로 이해하며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는 당시 1차 독자와 오늘의 독자, 공동체와의 관계,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고려해야 하며, 이는 통전적 관점으로 이어진다. 통전적 성경 읽기는 하나님과의 관계, 깨어진 관계 회복, 온전한 조화를 지향하며 성경 메시지를 삶 속에서 실천하도록 이끈다. 성경 리터러시는 궁극적으로 “왜 성경을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나는 어떻게 성경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 모두에 답하도록 돕는다.
200자평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다”(딤후3:16)라고 성경은 말한다. 이는 성경이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으로, 인간의 삶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가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성경 리터러시는 성경의 모든 말씀이 이해되도록 도울 것이다. 성경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독자들이 성경을 잘 읽고 실천하여 하나님과 이웃과 돈독한 관계를 맺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지은이
최은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종교철학, 기독교교육학, 신학을 전공하고 가톨릭대학교 교육학과에서 독서교육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마음과생각연구소 소장과 (사)한국하브루타협회 연구위원 및 서초센터장으로 학생, 학부모, 교육전문가와 목회자들을 만나며 하브루타와 성경 리터러시 교육 자료를 제작,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하브루타 네 질문이 뭐니?』, 『실전! 교회 하브루타』, 『신학을 시작하는 내가 너에게』가 있다.
차례
성경 리터러시, 배워야 할까?
01 성경 읽기가 바꾼 삶
02 성경 리터러시의 개념
03 성경 리터러시의 통전성
04 성경 리터러시의 신학적 배경
05 성경 리터러시와 해석학
06 개신교 전통의 성경 읽기: 큐티
07 수도원 전통의 성경 읽기: 렉시오 디비나
08 유대 전통의 성경 읽기: 하브루타
09 성경 리터러시 교육 체제
10 통전성 기반 성경 리터러시 교육 사례
책속으로
성경은 삶을 변화시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성경을 삶 속에서 실천하고, 성경의 가치를 이웃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은 개인의 영성뿐만 아니라 사회와 공동체를 위한 메시지도 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하려면 성경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경의 의미와 맥락을 이해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수자는 성경 독자들의 다양한 사고와 경험을 존중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성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 독자들이 성경을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참여와 소통을 강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자들이 성경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의 메시지를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 vii~viii쪽
현대사회는 다양한 분야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통전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통전적(holistic)이란 단어는 헬라어 형용사 ‘Holos’에서 파생되었다. ‘Holos’는 ‘전부의’, ‘전체의’, ‘분리되지 않는’, ‘온전한’이라는 뜻이 있다. “통전성(統全性)”은 완전하고 일치된 상태, 즉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성실함을 의미하기도 하고, “통전(統全)”은 전체를 아우르고 조화시키고 통합한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 24쪽
통전적 신학은 혼합주의적이며 범종교적이고 범도덕적인 종교 신학을 형성하고자 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온전하신 주권 아래서 모든 것이 온전케 되게 하기 위한 통전적 메시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통전적 신학을 자신의 신학적 특징으로 주장한 이종성은 에큐메니컬 운동의 정치적인 편향성과 복음주의의 개인 구원 중심성을 비판한다. 이종성의 통전적 신학은 복음적이고 세상과 역사와 우주 전체에 책임성을 나타내는 신학이다. 이종성은 하나님의 절대성을 강조하며 하나님의 인류 역사에 대한 개입과 통치와 섭리를 주장했다.
– 38쪽
큐티는 개인 경건 생활에 큰 유익을 주는 도구이지만, 그 잠재적인 주의점들을 인지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큐티는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교제를 위한 귀한 시간으로, 의무감으로 하기보다는 자발적인 사랑의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한 번에 몰아서 하거나 지식 습득에만 치중하기보다 충분한 묵상의 단계를 거쳐 삶에 적용하고 변화를 이루는 데 집중해야 해야 한다(김석환, 2017:38). 말씀을 묵상할 때는 자의적인 해석이나 자기 합리화를 피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정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 적용은 구체적이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하며, 나의 문제에만 매몰되지 않고 말씀 속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큐티는 지속적인 영적 훈련이므로, 잠시 쉬더라도 죄책감에 묶이기보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실천할 때 영적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60~61쪽
렉시오 디비나가 종교적인 영역에서 성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리터러시는 더욱 광범위한 텍스트를 대상으로 세상과의 소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텍스트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귀중한 도구다. 렉시오 디비나와 리터러시는 텍스트를 통한 소통이라는 면에서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텍스트를 깊이 있게 읽고 해석하며,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다.
– 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