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 시대, 가상은 새로운 실재다
인공지능과 테크놀로지가 만들어 낸 새로운 실재의 세계를 과학·철학·신학의 세 축으로 탐구한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고, 인간의 몸과 기계, 의식과 물질이 서로 얽히는 시대에 ‘가상은 허구인가, 혹은 또 다른 실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1부는 양자역학과 행위자 실재론을 바탕으로 가상현실의 인과성과 몰입의 원리를 해명하며, 인간과 기계가 함께 현실을 구성하는 새로운 실재의 조건을 제시한다. 2부는 몸의 현상학을 통해 가상공간 속 신체 경험이 인간 존재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탐색하고, 3부는 정신과 육체의 관계, 인간의 정체성과 영생의 문제를 신학적 관점에서 다시 묻는다. 〈공각기동대〉, 〈허〉, 〈엑스 마키나〉 등 SF적 상상과 철학적 사유를 교차시키며, 기술 문명 시대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끝까지 추적한다.
200자평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시대에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과학·철학·신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상은 허구가 아닌 또 하나의 실재로 드러나며,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한다. AI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이강원
장로회신학대학교 및 숭실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판넨베르크 종말론으로 조직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과학과 신학의 대화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다.
윤성련
연세대학교 및 서울시민대학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메를로-퐁티의 신체현상학과 육화신학으로 종교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상학과 신학, 기술 과학 등의 간학문적인 연구에 관심을 두고 학술지, 저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김현주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과 초빙교수다. 이화여대에서 불어교육을 전공하고, 미국 프린스턴신학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스코틀랜드 애버딘대학교에서 디트리히 본회퍼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Bearing Sin as Church Community: Bonhoeffer’s Hamartiology (T&T Clark, 2022)와 《청소년의 마음을 키우는 인문학 선물》(동서지행포럼, 2024) (공저) 가 있다. 또한 “디트리히 본회퍼의 관계적 신형상론 고찰-마르틴 루터의 관점과 연계하여”(2025), 윤리적 연대(Ethical Solidarity)의 신학-본회퍼의 ‘죄책의 전이(Transmission of Guilt)’ 재고 (2025) 등 여러 편의 논문과 기고문을 학술지 등에 게재하였다.
차례
가상현실과 다가온 미래
01 가상현실의 실재성
02 가상 월튼 허구주의: 물질-담론적 인과성
03 행위자 실재론의 실재
04 가상현실의 윤리적 함의
05 가상의 어원과 뜻
06 가상 세계의 공간과 몸
07 상호 육화와 가상의 몸
08 〈얼터드 카본〉과 가상 미래
09 정신의 업로드와 영생 프로젝트
10 오래된, 그러나 아직도 유효한 논쟁: 인간은 무엇인가?
책속으로
가상현실에서의 체험이 한편으로는 실제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허구일 수도 있다는 이러한 모순은 디지털 시뮬레이션과 인간의 심리 의식적 차원을 이분법적으로 대립시키기 때문에 초래되는 결과다. 디지털 시뮬레이션과 인간의 심리 의식적 차원을 별개의 것으로 보는 이러한 이분법적 이해는 가상현실을 통해 우리가 겪는 몰입적 체험과 그로 인해 우리가 겪기도 하는 정체성 등의 변화와 그 인과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만일 가상현실이 디지털 시뮬레이션과 우리의 지각 및 의식의 상호 구성적 상호작용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이해한다면 가상현실의 인과성과 나아가 체험의 실재성은 더 설득력 있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01_“가상현실의 실재성 문제 ” 중에서
양자얽힘이라는 양자 현상에 근거한 행위자-실재론은 독립적인 개체들 간의 상호작용이 아니라, 개별화 혹은 객관화되기 이전 즉, 주객의 구분이 일어나기 전 내부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함께 만들어 낸 현상을 실재로 이해함으로써 주체-객체, 물질-정신, 물질-의미 등 이전에는 이분법적으로 이해되었던 것들이 내부적으로 상호 구성하며 분리할 수 없이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양자얽힘에 근거한 바라드의 이러한 존재-인식론적인 행위자 실재론은 근대의 관찰자와 관찰 대상, 정신과 물질, 주체와 객체, 인간-비인간 등의 데카르트적 이원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03_“행위자 실재론의 실재” 중에서
가상현실에서 중요한 개념 중에 하나가 몰입감인데, 사용자는 몰입을 통해서 가상의 세계에 집중하고 현실의 세계를 차단한다. 그런데 이러한 몰입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바로 상호작용이다. 가상공간에 출현하는 이미지들이 사용자와 얼마나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가상 세계는 현실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작용이 현실로 이어진다면, 이때 몸체에 체현된 감각과 느낌은 현실로도 이어지며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호환이 일어난다. 주체인 나는 가상과 현실의 세계가 호환되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06_“가상 세계의 공간과 몸” 중에서
하지만 영생이라는 문제에서 기술보다 더 근원적인 질문은 ‘나’ 또는 ‘자아’는 무엇인가다. 뇌의 정보를 내려받아 보존한 데이터는 나와 동일한지, 그리고 기계와 결합한 뇌의 정보는 인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 등과 같은 기술적 질문의 차원을 넘은 어쩌면 철학적이고 인간론적 질문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09_“정신의 업로드와 영생 프로젝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