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와 건물 소방안전, 미래 대응의 길잡이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이제 건물 소방안전의 영역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재의 예방·예측·대응에서 AI는 센서 데이터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상황별 최적의 대응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은 규칙 기반 시스템에서 시작해 딥러닝과 생성형 AI로 진화한 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건물 소방안전을 바꾸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민간 영역에서의 소방안전관리,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짚으며, AI의 도입이 가져올 제도적·기술적 변화를 분석한다. 또한 SFPE 재단의 ‘중대 도전 과제 이니셔티브’를 참고해 공정성, 설명 가능성, 책임, 안전성 등 핵심 원칙을 강조하면서,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공동 지능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역설한다. 소방 전문가뿐 아니라 건축, 전기, 기계, 정책 분야 종사자와 일반 독자들에게 AI 시대의 안전을 준비하는 지침이 될 것이다.
200자평
AI는 건물 소방안전을 예방·예측·대응의 전 과정에서 혁신하고 있다. 규칙 기반 시스템에서 생성형 AI로의 진화를 설명하며, 공정성과 안전성 원칙 속에서 소방안전의 미래를 성찰한다. 인공지능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김종훈
오산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조교수다. 주로 화재 피난 시뮬레이션, 화재 피난 실험, 첨단 기술 소방 분야 적용을 연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AI 기반 대리 화재 모델링(AI-Based Surrogate Fire Modeling)과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화재 대응 등 배터리 화재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 TC92 SC4 WG13 ‘능동 소방 시스템(Active Fire Protection System)’의 의장으로 활동 중이며 국제화재안전표준의 수립에 힘을 보탰고, SFPE(소방기술인협회)의 멤버로서 한국지회 총무를 맡고 있다. 또한 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성능위주설계평가단 심의단장으로 정책 및 실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차례
안전한 삶을 위한 건물 소방안전의 진화
01 건물 소방안전의 새로운 세대
02 AI와 건물 소방 정보 네트워크
03 화재 감지와 경보
04 화재의 초기 진압
05 AI의 물리적 행동 수단, 로봇과 드론
06 AI 화재와 피난 상황 예측
07 소방 교육과 훈련
08 사이버 공격의 위험
09 소방안전에 대한 AI의 오류와 윤리
10 AI와 소방 연구자, 엔지니어, 관리자 그리고 미래 소방인
책속으로
능동적 방호는 자동적 대응과 수동적 대응으로 구분하며, 건물의 규모에 따라 수동적 대응 중심에서 자동적 대응 중심의 시스템으로 변화된다. 먼저 화재 발생은 사람이나 열, 연기 감지기를 사용하는 자동 화재 탐지 설비 등으로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화재가 발생한 후 이를 진압하기 위해 소화기, 옥내소화전, 옥외소화전 등이 준비되어 있다. 사람에 의한 대응이 원활하지 않은 장소에는 자동식 소화설비인 스프링클러나, 물의 사용이 어려운 일부 용도를 위한 이산화탄소 소화설비 등이 설치된다. 또한 피난과 소방대 활동에 도움을 주는 제연설비도 포함된다.
-01_“건물 소방안전의 새로운 세대” 중에서
현재 감지 능력 향상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이는 다양한 정보 유형을 통합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방식이다. 화재 감지에서 멀티모달이라 함은 단일 센서에 의한 판단이 아닌 복수의 감지 방식과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하는 것으로, 오동작을 줄이고 조기 감지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멀티모달 방식은 전통적인 온도, 연기, 가스뿐만 아니라, 영상 분석, 음향 분석, 전력 데이터 변화, 진동이나 충격 등 이상 상황 등을 포함해 화재를 판단한다. 전통적인 화재 감지기 정보에 실내 공기질 판단을 위한 이산화탄소 감지 장치라든가, CCTV 영상에서 연기 발생 분석 등이 추가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AI는 각 모달(감지 수단) 간의 상관관계와 시간 지연 등 다양한 부분을 학습해 화재에 대한 단계적 경보를 관계인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SFPE 백서에서도 AI를 활용한 감지의 신뢰성 향상이 향후 10년간의 핵심 과제로 명시되어 있으며, 센서 데이터 통합, 영상 기반 분석, 실내 환경 모니터링 등의 융합을 통해 경보의 정확도와 피난 유도 시점 정보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03_“화재 감지와 경보” 중에서
피난 모델 개발자의 꿈은 완전한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인간을 대리하는 에이전트들이 가상의 공간에 배치돼 상황에 따라 인간처럼 인지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생리적, 심리적, 물리적 특성을 모두 고려한다면 모든 에이전트가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겠지만, 수천 명에게 각각 AI를 부여하는 것은 엄청난 컴퓨터 자원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꼭 실제의 상황과 동일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속단하기 힘들다.
피난 시뮬레이션에서 인간이 만들어 낼 엄청난 변수 모두를 반영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피난 시뮬레이션은 우리가 계획한 피난 경로와 문이나 복도, 계단 등의 구성 요소들이 적정한지 판단하는 분석 도구로 이해해야 한다. 피난 시뮬레이션에서도 입력 정보 설정, 민감도 분석 등에서 AI의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더 큰 활용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실시간 화재 대응 및 피난 유도를 위한 예측 시스템이다.
-06_“AI 화재와 피난 상황 예측” 중에서
이러한 트롤리 문제를 소방에 적용하면 어떨까? 다수의 사람들을 피난 유도하는 시스템에 AI가 피난 경로를 판단해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한 경로는 위험이 낮지만 멀어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이동에 지연이 생기고 이로 인해 희생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른 경로는 위험이 높지만 경로가 짧아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도달하기에는 쉽지만, 출구를 제시간에 통과하지 못하면 희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AI의 판단은 독자 여러분이 직접 알아보시길 바란다. 그러면서 AI에 선택받지 못해 위험에 빠질 본인을 상상해 보면 어떨까? 선택받지 못했다면, 우리는 AI를 개발한 회사, AI를 만든 개발자. 허가한 행정당국자, 이를 관리하는 관리자 중 누구 또는 어디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09_“소방안전에 대한 AI의 오류와 윤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