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공지능 시대, 다시 주목받는 공간의 재발견
온라인 쇼핑과 원격 근무, 가상공간 확산으로 한때 ‘공간의 종말’이 이야기됐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다시 현실의 장소를 찾고 있다. 화면 속 영상과 가상 공연이 아무리 정교해도, 현장에서 느끼는 온기와 우연한 만남, 공간 고유의 분위기를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이 공간을 밀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공간에 감각과 지능을 더하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짚어 본다. 사무실, 상가, 주거, 공공 공간은 이제 사람의 표정과 동선, 체류 시간과 생체 리듬을 읽어 조명과 온도, 소리와 동선을 스스로 조정하는 ‘살아 있는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은 “이 지능형 공간은 누구의 경험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든다. 특정 세대와 계층만을 위한 편리함이 아니라, 신뢰와 포용성을 기반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안전하고 공정한 경험을 돌려주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0개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인공지능, 센서, 데이터로 움직이는 공간이 어떻게 새로운 고객 경험과 비즈니스 모델, 도시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미래의 매장, 일터, 집과 도시를 기획해야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기술 해설을 넘어, 공간의 가치를 다시 묻는 전략적 안내서가 된다.
200자평
온라인과 가상공간이 일상을 대체하는 시대에도 사람들은 다시 매장, 오피스, 동네 카페를 찾고 있다. 이 책은 인공지능이 공간을 없애는 힘이 아니라, 공간에 감각과 지능을 더해 사람과 함께 생각하는 ‘살아 있는 플랫폼’으로 바꾸는 과정을 보여 준다. 미래 공간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기획자와 실무자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AI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김형민
20년 넘게 ‘공간’을 축으로 기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해 온 신사업 전략 전문가다. KT에서 ICT 기술이 여는 ‘온라인’ 공간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동의 경험을 재구성하는 ‘모빌리티’ 공간의 서비스를 기획했으며, 골프존에서는 현실의 경계를 넘어선 ‘가상현실(VR)’ 공간의 다양한 신규 사업을 론칭하며 메타버스의 미래를 앞서 경험했다. 현재는 공간 혁신 기업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에서 종합 부동산 서비스의 ‘프롭테크’ 혁신을 주도하며, ‘공간이 어떻게 AI를 만나 살아 있는 플랫폼이 되는가’에 대한 답을 현장에서 그려 가고 있다. 이러한 통찰은 고려대학교(신문방송학 학사)와 시드니대학교(미디어학 석사)에서 쌓은 학문적 기반과 서울대학교 MBA에서 다진 비즈니스적 시각 위에 세워졌다. IT 전문가 포럼 ‘커넥팅 랩’의 멤버로 활동하며 기술과 산업의 미래를 통찰하는 《2024 모바일 미래보고서》를 공동 집필했다.
차례
살아 있는 플랫폼이 된 공간
01 지능을 품은 공간
02 인터페이스가 된 공간
03 알고리즘이 설계한 공간
04 공감하고 돌보는 공간
05 나를 알아주는 공간
06 생각하고 작동하는 공간
07 경계가 사라진 공간
08 경험이 확장되는 공간
09 현실을 초월한 공간
10 데이터를 읽는 공간
책속으로
감각’이 현재를 읽는 능력이라면, 공간의 진정한 지능은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예측(Predict)’하는 능력에서 발현된다. 수집된 데이터를 해석하여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음에 일어날 일을 미리 내다보는 것이다. 이로써 공간은 문제가 발생한 뒤에 반응하는 수동적 존재를 넘어, 상황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사용자의 잠재적 필요를 먼저 해결하는 능동적 파트너로 진화한다. 이러한 예측 능력의 핵심에는 물리적 공간을 가상 세계에 그대로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 있다. AI는 이 가상 모델 위에서 수만 가지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며,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최적의 시나리오를 찾아낸다.
-01_“지능을 품은 공간” 중에서
AI는 단순히 효율적인 도구를 넘어, 인간의 창의성을 증폭하고 공간 경험 자체를 재정의하는 ‘공동 창작자’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공간을 설계하는 것은 단지 구조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그 안에서 펼쳐질 무한한 경험과 상호 작용의 가능성을 디자인하는 일이 되었다. 이렇게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창조 파트너’, 최상의 설계를 제안하는 ‘설계 파트너’, 그리고 사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경험 파트너’로서 AI는 우리 자신과 공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 기술의 시선은 우리의 가장 깊은 내면, 즉 ‘감정’을 향하기 시작했다.
-03_“알고리즘이 설계한 공간” 중에서
우리는 개인(스마트 홈)에서 공동체(스마트 빌딩)로, 그리고 도시(스마트 시티)로 확장되는 지능의 스케일을 목격하고 있다. 건물의 ‘디지털 두뇌’는 서로 연결되어 도시의 ‘신경망’을 이루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던 개별 빌딩들은 이제 도시 전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살아 있는 구조물로 진화한 것이다. 이처럼 빌딩이 점차 거대한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면,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활동인 ‘일’ 역시 새로운 질서를 맞이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제 지능을 갖춘 공간이 우리의 ‘일터’와 ‘일의 방식’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재편하는지 목격할 차례다.
-06_“생각하고 작동하는 공간” 중에서
AI는 이러한 ‘가치의 이동’을 더욱 가속화하고 정교하게 만든다. AI는 각 사용자의 아바타 형태, 선호 스타일 등을 분석하여, 그 사람의 디지털 자아에 가장 잘 어울릴 맞춤형 디지털 의상을 디자인하고 추천한다. 여기에 디지털 자산의 고유한 소유권을 보장하는 기술이 결합하면서, 디지털 데이터는 현실의 명품 이상의 상징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처럼 경험과 상징이 곧 자산이 되는 ‘경험 기반 경제(Experience-Based Economy)’가 탄생한 것이다.
-09_“현실을 초월한 공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