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몸과 데이터의 경계에서 춤의 본질을 다시 묻다
“기계는 춤출 수 없다”는 확신을 흔드는 책이다. 수학과에서 발레 바를 잡고 공연기획과 문화예술 데이터 구축을 거친 ‘경계인’의 시선으로 신체의 언어와 디지털 언어를 한 자리에 놓는다. AI 안무 도구, 실시간 반응형 퍼포먼스, 로봇의 춤 사례를 따라가며 춤이 단순한 동작의 배열이 아니라 호흡·긴장·현존의 예술임을 되짚는다. 카메라와 센서는 관절의 좌표를 기록하고 AI는 패턴을 학습하지만 점프 직전의 숨, 무대의 탄성, 파트너와 눈이 맞는 순간의 미세한 타이밍은 완전한 데이터로 환원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 ‘불완전한 번역’의 틈에서 새로운 창작이 태어난다고 말한다. 무용가에게는 AI를 몸의 언어로 체화하는 길을, 기술자에게는 예술을 데이터로 읽는 한계를, 기획자에게는 지속 가능한 협업 구조를 제안한다. 결국 질문은 바뀐다. AI가 춤추는가가 아니라, AI의 춤과 인간의 춤은 무엇이 다른가를 묻는다. 몸과 데이터 사이의 긴장을 통해 창의성, 감각, 저작권과 책임, 전통의 보존과 확장까지 사유하게 한다. AI 시대, 당신은 어떤 춤을 원하는가.
200자평
AI 안무와 로봇 퍼포먼스가 확장하는 ‘춤의 미래’를 따라가며 몸의 감각이 데이터로 환원되지 않는 지점을 짚는다. 기술의 효율이 아니라 현존의 떨림이 무엇인지, AI 시대 우리는 어떤 춤을 원하는지 묻는다. 전통과 창작의 경계를 다시 그리며, 무용가·기술자·기획자에게 협업의 언어와 질문의 방향을 제시한다. AI문고.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임영숙
빅데이터 및 AI 전문기업인 리스트(LiST)의 미래전략실장으로 재직하며,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문화 예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학부에서 수학과 전산학을 전공한 뒤, 국립정동극장(전통 무용), 유니버설발레단(발레), 국립현대무용단(현대 무용) 등 국내 주요 무용단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등에서 공연 기획 및 홍보마케팅 실무를 수행하며 현장 전문성을 축적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무용수 직업 전환 지원 모델 연구로 석사 학위를,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연구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연구 역량을 심화했다. 이후 문화 예술 전문지식과 기술적 배경을 결합해 데이터·AI 분야로 직업을 전환하여 문화 예술ᐨ기술 융합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는 문화 분야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2025), 아시아 설화·신화 디지털 아카이브 플랫폼 구축 정보화전략수립(2024), 한국 근현대예술인 인물관계망 데이터 구축(2021), 문화체육관광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2019) 등이다. 현재 한국예술경영학회 대외협력이사로 활동 중이며, 가톨릭대학교 공연예술문화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문화농촌·창조농촌》(2015, 공저)이 있으며, “문화예술자료의 활용 체계에서 시맨틱 웹 기술 적용에 관한 탐색적 연구”(2021) 등 문화 예술 데이터 활용과 기술 적용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차례
춤추는 기술, 감각하는 기계
01 왜 AI와 무용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02 춤추는 인공지능
03 몸 없는 AI와 몸으로 말하는 인간
04 즉흥성과 알고리즘
05 감정을 춤추는 기계
06 데이터, 무용을 기록하다
07 AI는 예술가가 될 수 있는가
08 전통 무용과 AI의 만남
09 춤추는 도시, 연결된 사회
10 우리가 함께 만든 무용
책속으로
AI는 단순한 기술적 장치를 넘어 ‘움직임’ 그 자체를 생성하며, 나아가 직접 춤을 추는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것이 무용과 AI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무용과 AI의 관계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논의된다. 첫째, 인간의 안무를 보조하고 새로운 동작을 제안하는 안무 파트너로서의 ‘창작하는 AI’다. 둘째, 실제 무대 위에서 인간 동작을 모방하거나 자율적으로 움직임을 구현하는 로봇형 ‘춤추는 AI’다.
-01_“왜 AI와 무용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중에서
그러나 AI의 무용 인지 방식은 확률적 패턴의 재현에 가깝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무용수가 신체로 느끼는 무게감, 피로도, 호흡의 질, 감정적 뉘앙스 등 질적 감각은 정량적 데이터로 환원되기 어렵다. 표정, 시선 등 맥락적 요소가 배제될 경우 어색하거나 비연속적인 동작을 산출하며, 인간 무용수의 즉흥성은 AI에게 ‘노이즈’ 또는 ‘오류’로 처리되기도 한다. 즉, AI가 이해하는 무용은 ‘정제된 데이터로 환원된 춤’이다. 따라서 무용 연구자들은 AI의 안무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면서도, 인간의 신체성을 도구화하고 고유의 몸 감각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비판적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03_“몸 없는 AI와 몸으로 말하는 인간” 중에서
춤은 종료와 함께 소멸하는 비물질적 예술이다. 이에 과거부터 무보와 같은 기호나 영상 기록이 활용되었으나, 영상은 시각적 정보 전달에 그치며, 기호는 전문의 해석을 요구하는 접근성의 한계를 가진다. 데이터 기반의 보존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무용수 팔의 각도, 속도, 신체 궤적 등 핵심 요소를 정량적 숫자 및 좌표로 기억하여 재학습 및 무대 재현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06_“데이터, 무용을 기록하다” 중에서
거리 공연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공연 형식 중 하나이지만, 현대에 이르러 예술과 첨단 기술이 융합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표현 양식을 만들어 내고 있다. VR, AR, AI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기술 융합 예술 창작이 증가함에 따라, 거리 공연은 더 이상 ‘야외에서 벌어지는 소규모 공연’에 머물지 않고, 도시 공간 전체를 무대로 삼는 복합 미디어 퍼포먼스로 확장되고 있다. 전통적인 거리 공연이 퍼포머의 개인적 기량과 즉흥성에 크게 의존했다면, 기술 융합 거리 공연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퍼포머의 능력을 확장하고 증폭시킨다. 디지털 퍼포먼스와 인터랙티브 퍼포먼스는 관람자가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시공간의 해체, 신체 확장, 퍼포머ᐨ무대ᐨ관객 간 실시간 상호작용이라는 새로운 특성을 드러낸다.
-09_“춤추는 도시, 연결된 사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