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린이의 상상력, 인공지능을 만나다
인공지능이 어린 독자의 상상력과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한다. 아동·청소년 문학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치와 세계관을 담는 문화적 텍스트다. 이 책은 서구와 동양의 아동 문학 속 AI 서사를 비교하며, 문화적 차이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인식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지를 분석한다. 서구 작품에서 AI는 대화 가능한 타자이자 협력의 존재로 등장하지만, 동양권에서는 인간성의 본질을 되묻는 윤리적 장치로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각 문화가 기술을 수용하고 인간다움을 정의하는 방식의 근본적 차이를 보여 준다.
AI는 단순한 기술적 상상이 아니라 어린 독자들에게 “나는 누구인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문학적 거울이다. AI 캐릭터와의 만남은 자아 정체성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감정·윤리·책임의 의미를 새롭게 학습하게 한다. 로봇과의 우정, 공존, 갈등을 통해 아이들은 기술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미래의 윤리적 주체로 성장할 준비를 한다. 이 책은 문학을 통해 AI 시대의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적 방향을 제시한다.
200자평
AI는 어린 독자에게 인간다움의 의미를 묻는 거울이다. 이 책은 서구와 동양의 AI 서사를 비교하며, 아이들이 인간과 기술의 관계 속에서 정체성과 윤리를 어떻게 배우는지를 탐구한다. AI와의 만남은 상상력의 확장이며, 미래 세대의 가치 학습이 된다. 인공지능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송현희
전북대학교, 제주대학교, 경찰대학교, 충북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동시에 <팡세아트스토리텔링>을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한남대학교에서 영미아동청소년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받아 다양한 분야(인공지능, 바이러스, 혼, 좀비, 동서양의 문화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실용영어, 영문학, 영어회화 등 영어 분야와 인문학, 영상문학, 다문화, 영화, 인간 심리 등 인간이 관련된 학문을 중점적으로 강의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재단, 교정시설, 군부대 등지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자문하며 심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연구교수로서 국제학술대회를 기획하고 발표하며 경험을 넓히고, 더 많은 학생과 문화를 체험하고자 강사로서의 삶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지역(청주, 전주, 아산, 제주, 용인, 창원, 포항)에서 강의한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과 과목의 관계, 효율성 등을 동시에 연구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생애 전환 문화예술학교의 프로그램을 모두 기획하고 강의를 진행했다(2018~2023). 청주소년원, 아산문화재단, 해커스, 옥스퍼드 등의 기관에서 연극, 시각디자인, 무용, 영화 전문가들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의하고 있다.
차례
아동 청소년 문학 속 인공지능의 의미
01 〈시간의 주름〉: 테서렉트의 시간 여행
02 〈올 굿 칠드런〉: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미래 도시
03 〈멋진 신세계〉: 과학적 대량 생산된 인간
04 〈라스트 쿠엔티스타〉: 마지막 기억과 과학의 반비례 관계
05 〈너무 완벽한 세상〉: 완벽하지 않은 복제 인간 세계
06 〈다이버전트〉: 유전자 조작의 반발
07 〈제5침공〉: 과학 발달과 외계인 침공의 아이러니
08 〈7구역 소년〉: 통제의 마더랜드
09 〈언원티드〉: 원하지 않는 존재
10 〈코딩하는 소녀〉: 앱의 복제 문제
책속으로
매들린 렝글(Madeleine L’Engle)의 《시간의 주름(A Wrinkle in Time)》에 등장하는 테서렉트(Tesseract)는 단순한 과학적 장치나 물리학의 응용이 아니라, 인간이 익숙한 3차원적 사고를 뛰어넘어 초월적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로 제시된다. 테서렉트는 4차원 공간을 접어서 두 지점을 연결하는 구조로 설명되며, 이를 통해 주인공들은 수백 광년 떨어진 세계를 단숨에 이동할 수 있다. 이 설정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고차원 기하학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난해한 과학 개념을 아동·청소년 독자가 상상 속에서 직관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교육적 장치로 기능한다.
-01_“〈시간의 주름〉: 테서렉트의 시간 여행” 중에서
이 작품의 중요한 통찰은, 억압이 반드시 고통 속에서만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쾌락과 편안함 속의 억압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인간은 불편함을 제거하고 쾌락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을 제공하는 사회에서는 자유가 제한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한다. 오늘날의 AI 사회에서, 우리는 이미 이러한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개인화된 광고와 콘텐츠가 제공하는 즉각적인 만족감은 정보의 다양성을 제한하고, 특정 가치관과 세계관을 은밀하게 내면화시키며, 궁극적으로는 비판적 사고의 약화를 초래한다.
-03_“〈멋진 신세계〉: 과학적 대량 생산된 인간” 중에서
《다이버전트》에서 트리스는 단순히 체제에 저항하는 반항아가 아니라, 복합적 인간 정체성의 상징이다. 그녀의 선택과 저항은 사회 질서를 바꾸는 동시에, 인간 본연의 정체성을 복원하는 행위로 기능한다. 불완전성과 다양성은 결코 결함이 아니라, 인간이 자유롭고 윤리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임을 작품은 강조한다. 이 메시지는 현대 과학 기술 사회에도 적용된다. AI가 인간의 선택을 데이터로 단순화하고, 유전자 편집이 인간의 특질을 표준화하려는 오늘날,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진다. 인간은 완벽하게 규정된 기능적 존재가 아니라, 모순과 다양성 속에서 자유를 찾는 존재라는 것이다.
-06_“〈다이버전트〉: 유전자 조작의 반발” 중에서
이 작품의 주요한 점은 단순히 억압과 배제의 디스토피아적 풍경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회로부터 추방당한 ‘언원티드’ 아이들은 실제로는 죽지 않고, 아르테메스(Artime)라는 비밀스러운 마법의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곳은 억압적 통제 사회와 극명히 대조되는, 예술과 창의성이 존중받는 공간이다. 아르테메스에서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연주하며, 연극을 공연하고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마법을 익힌다. 즉, 창의성이 단순한 오락이나 사치가 아니라, 곧 생존과 자유의 무기로 기능하는 것이다.
-09_“〈언원티드〉: 원하지 않는 존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