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공지능 시대, 행복을 다시 묻다
인공지능은 노동을 대신하는 도구를 넘어 인간의 감정과 언어를 모방하며 일상 속 동반자가 되었다. 이 책은 기술이 삶을 편리하게 만들수록 오히려 인간다움과 행복의 조건은 어떻게 흔들리는지 묻는다. 도구에서 관계로 진입한 기술이 인간 정체성을 어떻게 바꾸는지, 편리와 효율의 증대가 왜 공허와 무기력으로 되돌아오는지, 감성을 흉내 내는 인공지능의 위안이 어디까지 행복이고 어디서부터 자기기만인지 차례로 짚어 간다.
또한 알고리즘이 인간 지성을 거칠게 축소하고 왜곡하는 지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데이터로 분절된 자아, 인간 이후의 존재를 상상하는 사조가 행복 개념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도 살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행복을 다시 ‘능력’이나 ‘성과’가 아니라 상처와 불완전함, 죽음을 의식하는 유한성 속에서 서로를 향해 연대하는 힘으로 재정의한다. 인공지능이 대신 답을 줄 수 없는 질문,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우리는 정말 행복해졌는가”를 끝까지 따라가게 하는 철학적 안내서다.
200자평
인공지능이 노동과 관계, 감정과 지성의 영역까지 파고든 시대에 과연 인간은 더 행복해졌는지 되묻는다. 편리와 위안 이면의 자기기만, 데이터로 쪼개진 자아, 인간 이후의 존재를 둘러싼 논의를 따라가며 인간다움의 기준을 다시 세운다. AI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최현철
중앙대학교 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앙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대학에서 인문학 관련된 교과목이나 논리학, 토론과 비판적 사고력 및 창의적 사고와 소통, 행복의 철학을 주로 강의한다. 주요 논문으로는 “과학적 설명과 인과성 논쟁 연구(박사학위 논문)”, “과학주의와 인문학의 의사소통 가능성에 대한 고찰”, “융합의 개념적 분석”, “혐오의 그 분석과 철학적 소고”, “빅테이터 환경과 인문학적 플랫폼”, “인공적 도덕 행위자의 윤리적 프로그래밍을 위한 논리 연구”, “인문학 대중화를 위한 융합 플랫폼 모색”, “인공적 도덕 행위자(AMA)에 대한 융합(hybrid) 접근의 철학적 기획”, “초불확실성 시대와 융합 교양 교육의 방향”등 그 외 다수가 있다. 저서나 공저로는 《과학과 철학의 만남》, 《논리 세우기》, 《문제해결력과 사고력》, 《도시재생과 통하는 인문학》, 《AI와 윤리적 프로젝트》 등이 있고, 역서로는 《과학철학의 형성》, 《의미와 논증》 등이 있다.
차례
행복과 인간다움의 마지막 질문
01 도구를 넘어선 기술
02 편리와 행복
03 위안과 자기기만
04 지성의 모방과 왜곡
05 인간에 대한 재정의
06 인간다움의 기준
07 데이터화된 자아
08 포스트 휴먼 시대
09 책임과 미적 기술
10 AI 시대의 행복
책속으로
기술은 본래 도구의 제작과 사용에서 기원하였으며 확장성과 매개성, 그리고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기술의 본질은 단순한 도구적 성격에 한정되지 않는다. 기술은 인간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인간의 목적과 삶의 조건 자체를 변형하는 존재론적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기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도구적 차원의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이 인간 존재와 세계 질서를 어떻게 재편하는지를 성찰하는 일과 직결된다.
-01_“도구를 넘어선 기술” 중에서
인공지능이 주는 위안은 위로이자 자기기만이다. 그것은 인간적 위로를 대체하지 못하지만, 인간이 고립 속에서도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또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행복의 전부로 여기지 않는 일이다. 기술은 일시적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의 역할을 할 수는 있으나, 치유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치유는 오직 인간이 서로의 고통을 공유하고, 불안과 죽음이라는 실존적 조건을 껴안으며, 그 속에서 진정한 의미와 행복을 발견하려 할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03_“위안과 자기기만” 중에서
인공지능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방대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이 범하기 쉬운 실수를 피하고, 최적의 결론에 도달하려 논리를 가진다. 예컨대 의료 영상 분석에서 인공지능은 숙련된 인간 전문의보다 더 높은 정확도로 질병을 판별한다. 체스나 바둑 같은 전략 게임에서도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 챔피언을 능가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능력은 때로 인간보다 뛰어난 ‘완벽성’의 환상을 만들어 낸다.
-06_“인간다움의 기준” 중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질문은 단순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단순히 기능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머물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삶을 아름답게 하고 타자와의 관계에 책임을 지는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서는 기술자를 단순한 기술자가 아닌 예술가로, 인공지능을 단순한 계산기를 넘어선 새로운 미적·윤리적 가능성의 장으로 재구성해야만 한다.
-09_“책임과 미적 기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