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플랫폼은 중개자인가, 새로운 사용자인가
AI와 디지털 플랫폼이 결합한 시대에 노동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정면으로 분석한다. 배달 라이더, 플랫폼 기사, 크리에이터는 자유로운 개인사업자인가, 아니면 새로운 방식으로 관리되는 노동자인가. 플랫폼 노동이 지닌 이중성을 ‘혁신의 역설’이라는 개념으로 짚으며, 기술의 진보가 오히려 노동 조건의 퇴행을 낳는 구조를 드러낸다.
알고리즘은 업무 배정과 평가, 제재를 자동화하며 관리자를 대체하고, 노동자는 실시간 감시와 계정 비활성화라는 ‘디지털 해고’의 불안 속에 놓인다. 이 책은 플랫폼 자본주의와 인지 자본주의, 디지털 무임노동, 알고리즘적 파놉티콘이라는 이론적 틀을 통해 이러한 현실을 해부한다. 더 나아가 국내외 판례와 입법 동향을 검토하며,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노동 규범과 제도적 대안을 제시한다.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기준으로 노동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200자평
AI 시대 플랫폼 노동의 본질을 묻는다. 알고리즘 관리와 디지털 해고, 무임노동의 구조를 분석하며, 노동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규범과 제도적 해법을 제시한다. AI문고.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남승석
서울대학교 객원연구원이자 영화감독으로 KAIST에서 영상 예술을 강의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연구소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서강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 컴퓨터공학과에서 음성인식을 연구했으며, 이후 시카고예술대학과 파리 에콜 데 보자르에서 실험 영화를 공부했다. 서강대 영상대학원과 하버드대학교에서 풍경과 영화, 도시 및 영화적 지도그리기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AI·알고리즘과 플랫폼 노동, 기능성 게임과 생태주의 등을 학제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여현철
연세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고, 성균관대학교와 방송통신대학교에서 문학과 법학을 수학했다. 현재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국 전문위원으로 온라인 정보 유통과 규제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미디어·경영·법·IT 정책을 아우르는 학제적 관점에서 AI와 노동, 플랫폼 시장의 작동원리와 책임구조, 미디어와 ESG경영, 위성통신망 확산 등 기술변화가 미디어 질서와 시장‧제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차례
AI 시대, 플랫폼 노동의 새로운 규범
01 플랫폼 노동의 개념과 유형
02 플랫폼의 노동 과정 개입
03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04 알고리즘 관리와 종속성
05 해외 판례와 입법 동향
06 플랫폼 자본주의와 인지 자본주의
07 창의 노동과 디지털 무임노동
08 인플루언서와 플랫폼 경제
09 AI와 노동시장 구조 변화
10 AI 시대 플랫폼 노동 규범의 재구성
책속으로
한국의 노동법 체계와 사회보장제도는 오랫동안 노동자를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와 독립적으로 일하는 개인 사업자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구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플랫폼 노동은 이러한 구분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노동 형태를 광범위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는 자신의 차량이나 장비 등 생산수단을 활용하고, 형식적으로는 업무 선택이나 근무 시간에 일정한 자율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자영업자의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실제 노동 과정에서는 플랫폼이 업무를 배정하고, 작업 방식과 서비스 기준을 설정하며, 평점·계정 관리 등을 통해 노동 전반을 관리·통제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플랫폼 종사자의 실질적 자율성은 제한되며, 일부 경우에는 전통적인 임금노동과 유사한 종속성이 나타난다.
-01_“플랫폼 노동의 개념과 유형” 중에서
이 판결은 근로자성 판단에서 전통적인 직접 지휘·감독의 존재 여부에만 한정하지 않고, 플랫폼 사업 구조 전반을 통해 이루어지는 간접적·구조적 노무 관리 방식 역시 종속성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특히 플랫폼을 통한 업무 배정, 기준 설정, 평가 및 불이익 부과 구조가 실질적으로 노무 제공자를 통제하는 경우, 이러한 구조적 통제 역시 근로자성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플랫폼 노동 관련 분쟁에서 판단 기준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03_“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중에서
플랫폼 자본주의의 핵심은 데이터를 원자재로 활용하여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 있다. 플랫폼 기업은 상품의 교환을 촉진하면서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알고리즘과 결합하여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인지 활동, 사회적 상호작용, 일상적 행위가 모두 가치 추출의 대상이 되며, 이는 인지 자본주의가 논의해 온 비물질 노동의 포섭이 플랫폼이라는 기술적 인프라를 통해 전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06_“플랫폼 자본주의와 인지 자본주의” 중에서
이처럼 서르닉의 유형론은 플랫폼 자본주의가 데이터·인프라·산업 공정·접근권·노동 중개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상품화하면서, 기술 변화 속에서 새로운 축적 경로를 형성하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플랫폼 노동 규범을 재구성하면, 플랫폼 기업은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단순한 ‘중개자’에 그치지 않고, 알고리즘과 데이터 통제를 통해 노동 과정에 실질적으로 개입하는 행위자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플랫폼의 알고리즘 기반 업무 배정과 평가, 데이터 축적을 통한 이익 추출 구조는 전통적 고용 관계와 기능적으로 유사한 종속성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는 법적 규율의 필요성을 도출한다.
-10_“AI 시대 플랫폼 노동 규범의 재구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