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과 1인 미디어 증가 등으로 비공식 뉴스와 정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짜뉴스 피해가 커지고 있다. 뿐 아니라 취재원 정보를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기관의 관행과 의도적인 여론 조작까지 더해져 미디어 환경의 발전에도 가짜뉴스는 오히려 증가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최근 ‘조국 사태’만 보더라도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은 각자에게 유리한 정보들을 부풀려 집단 내 공유하는가 하면 유력 언론들조차 검찰의 일방적 발표내용을 취재 없이 그대로 기사화하여 여론조작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처럼 우리는 조작되거나 왜곡된 정보들이 언론사 사이트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여론을 왜곡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항시적 위기다. 가짜뉴스의 확산은 기후변화, 테러리즘, 핵무기 확산, 증오 범죄, 무역 전쟁, 경제적 불평등, 언론 탄압 등 세계적 문제들에 대해 공동으로, 특히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가짜뉴스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불신과 혐오를 전파할지 그 끝과 여파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지구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짜뉴스 전쟁은 사실 복합적이고 다면적이다. 우리 내면뿐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포털 사이트, 인터넷동호회, 언론사 홈페이지, 심지어 개인적인 카카오톡까지 여론전이 시도 때도 없이 발발한다. 권력과 언론, 언론과 시민, 진보 매체와 보수 매체 간에, 또 종교, 지역, 종족, 인종, 이념 등의 이유로 여러 집단 간에 진실을 놓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때로는 거짓과 진실이 싸우고 때로는 거짓과 거짓이 싸운다. 이 전쟁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허탈감, 무기력, 두려움, 분노, 증오 등의 감정이 겹겹이 쌓여 가고 있다. 한마디로 가짜뉴스발 심리적 피폐의 일상화다.
이 책은 지구촌 가짜뉴스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함께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를 담았다. 특히 가짜뉴스가 최근 몇 년간 어떻게 세계를 혼돈에 빠뜨렸는지를 다뤘다. 글로벌 시각에서 가짜뉴스 현상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결과를 초래했고 메시지의 생산자, 유통망, 소비자의 책임이 무엇인지 등을 조명했다. 책에서 다루는 많은 외국 사례들은 국내의 독자들과 미디어 종사자들에게 객관적 시선으로 현 상황을 성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거울이 될 것이다. 미디어를 전공하거나 미디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이들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 가짜뉴스 현상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0자평
지구촌 가짜뉴스 현상은 경제적이든, 정치적이든 권력을 가진 이들이 부끄러움을 모른 채 거짓을 진실이라고 강변해 온 결과다. 그들은 기득권을 지키고 권력을 확대하려고 대중의 분노와 두려움을 악용했다. 결국 세상은 무엇이 진실인지 가려낼 수 없는 혼돈에 빠졌다. 이로 인해 민주주의, 자유, 인권, 정의 등의 가치가 무참히 희생되고 있다. 가짜뉴스 현상 이해를 돕고 대안을 모색한다.
지은이
하재식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매스미디어, 국제커뮤니케이션, 저널리즘 등을 가르친다. 주요 연구 분야는 미디어 프레이밍, 글로벌 저널리즘, 미디어 사회학 등이다. 미국 서던일리노이대학교의 미디어 이론 및 연구 프로그램에서 석사학위,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의 저널리즘스쿨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의 사회부, 경제부, 국제부 등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2015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크롱카이트 저널리즘스쿨의 ‘기업가정신 펠로(Entrepreneurship Fellow)’에 선정됐다. 저서로 『성공한 사람에겐 특별한 부모가 있다』(2004)가 있다. 국제 저널 The Social Science Journal(2017), Journal of Gender Studies(2017), International Communication Gazette(2017), Journalism Practice(2015), Atlantic Journal of Communication(2019) 등에 논문을 발표했다.
차례
머리말: 탐욕의 가짜뉴스
01 트럼프의 도박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탄핵 조사
“신비한 공인”의 발표
“트럼프, 3일간 171개 거짓말”
탈진실과 트럼프 현상
“브렉시트 악몽”—분열과 증오
“이민자 공포를 퍼뜨려라”
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
트럼프의 도박, 끝까지 성공할까
트럼프 시대와 세계 민주주의
02 페이스북의 환상
샌디훅의 연이은 비극
사회변혁을 주도하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증오와 거짓의 증폭기가 된 소셜미디어
미얀마의 ‘인종청소’ 비극
“페이스북은 미얀마에서 야수”
데스노트로 전락한 왓츠앱
페이스북 제국에 닥친 위기
“페이스북은 인간 실험실이다”
“페북을 삭제하라”
“곰을 건들지 말고 흙탕물을 만들어라”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의 꿈
03 자아도취와 피해망상
뉴욕에서 열린 ‘우유’ 시위
인터넷에서 “인종 간 서열” 주장 넘쳐나
우린 왜 그렇게 쉽게 속을까
과학 경시가 낳은 홍역 대란
음모론, 자아도취, 그리고 피해망상증
“우리는 디지털 전쟁터에 산다”
극단주의 확산에 모두가 공범
04 저널리즘의 위기
머독 집안, 호주 정치를 흔들다
루퍼트 머독, 앵글로스피어 장악
저널리즘, ‘진실 추구’가 최대 사명
미디어 편향과 소셜미디어 저널리즘
줄리언 어산지의 ‘폭로 저널리즘’
국가권력과 저널리즘의 대결
진실의 수호자 ‘저널리즘’을 지키자
05 빅브라더와 디프페이크
톈안먼광장의 ‘탱크맨’
AI는 세상과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
AI는 과연 편향되지 않고 공정할까
폭풍의 핵 ‘디프페이크’가 온다
AI가 불러온 ‘빅 브라더’ 세상
AI의 두 얼굴: 위험과 기회
06 진실을 향한 전진
마셜 매클루언과 루이스 멈퍼드
프리드먼의 탄식과 하라리의 진단
프랑켄슈타인의 비극을 막을 수 있을까
“어떤 것을 봐라, 하지만 말하지는 말라”
‘위대한 개츠비’가 된 실리콘밸리
네트워크 효과와 독점금지법
가짜뉴스 전쟁의 전사, 마리아 레사
예멘 소녀 사진이 보여 준 진실
맺음말: 저널리즘을 바로 세우자
참고문헌
책속으로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팩트체커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7년 1월 취임 이후 827일 동안 모두 1만111개의 거짓되거나 현실을 호도하는 주장을 폈다. CNN은 ≪워싱턴포스트≫의 집계를 인용하며 “미국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게 더 이상 뉴스가 아닐 뿐더러 놀랍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특히 2019년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171개의 거짓말을 했다. 이는 하루 평균 57개에 해당하며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만큼 거짓말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의 크리스 실리자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더욱 무르익으면서 우리는 그가 만든, 즉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팩트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로 점차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재선되고자 선거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그의 과장되고 왜곡되고 명백한 거짓말들이 더욱 일상화됐다.” 즉 2016년 선거 때 벌어진 거짓정보 확산 문제가 과거지사가 아니라 여전히 우리 삶에 심각한 문제로서 시한폭탄이라는 것이다. 특히 크리스는 “트럼프가 우리 문화에서 진실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우리 정부의 정점에 있는 이가 ‘지구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들에서 거짓을 말하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보통 사람들이 사실과 진실을 소중히 여길 동기를 어떻게 갖겠는가?”라고 탄식했다.
-“01 트럼프의 도박” 중에서
페북은 “이번 사태는 데이터 유출 사건이 아니다. 페북 시스템에 어떤 침투도 없었고 개인정보가 해킹된 것도 아니다”고 진화하고 나섰지만 ‘페북 탈퇴’를 촉구하는 온라인 운동이 일어나면서 페북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예컨대 2014년 세계 최대의 메신저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페북에 판 브라이언 액튼 왓츠앱 공동설립자는 트위터를 통해 “지금이 페북을 떠날 때”라며 해시태그 ‘페북을 삭제하라(#deletefacebook)’ 운동을 시작했다. 곧이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페이스북 탈퇴 선언을 했다.
-“02 페이스북의 환상_페북을 삭제하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