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야당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테러방지법 통과, 한일 위안부 합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메르스 사태, 세월호 참사… 실책과 실정은 어김없이 계속됐다. 야권은 반사이익은커녕 지지자 이탈조차 막지 못하고 있다. 정권심판론에서 경제정당으로 갔다가 다시 정권 규탄으로 갔다가 다시 민생정당으로 돌아온다. 장외로 나갔다가 명분 없이 다시 원내로 들어오고, 또 장외로 나갔다가 명분 없이 원내로 들어오기를 반복한다. 야당이 이토록 지리멸렬한 이유가 뭔가?
보수가 정치를 지배하는 숨은 이유
납득할 수 없는 정치 현실의 핵심은 ‘무의식’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언제나 합리와 이성을 비껴가는 것은 이성보다 더 강한 본능 때문이다. 차별과 편견, 불안과 공포는 뇌를 보수로 만든다. 이것이 뇌의 생존 방식이다. 당신의 뇌가 살아 있는 한 진보 정치가 승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지배자, 활동하는 무의식
무의식은 의식 아래서 잠자는 것이 아니라 의식과 연계되어 왕성하게 활동한다. 활동하는 무의식 개념은 일찍이 세계적 석학 조지 레이코프 교수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란 책에서 설파한 바 있다. 그는 무의식이 우리의 선택과 판단, 삶을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한국의 정치 현실을 설명하기엔 한참 부족하다.
4월 13일, 표심은 정해졌다
외세 침략으로 점철된 역사, 현재진행형 전쟁 공포,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는 한국 사회를 극단의 대결과 경쟁 구조로 몰고 갔다. 생존 경쟁이 치열할수록 집단주의는 강화되고 동조성은 높아진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보수 프레임을 이해하기 위해 행동경제학 이론을 끌어왔다. 무의식이 유권자의 세계관과 정치관을 왜곡하고, 보수의 정치 우위를 지속시킨다는 것이 이 책의 가설이다. 4월 13일, 표심은 정해졌다. 결과가 궁금한가? 그렇다면 무의식에 물어 보라.
200자평
우리는 왜 항상 실패하는가? 이성보다 더 강한 본능 때문이다. 차별과 편견, 불안과 공포는 뇌를 보수로 만든다. 이것이 뇌의 생존 방식이다. 우리의 뇌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보수 정치는 승리한다. 납득할 수 없는 정치 현실의 진면목은 뭔가? 저자는 행동경제학 이론을 정치 현실에 끌어왔다. 핵심은 무의식이다. 보수가 정치를 지배하는 숨은 이유가 밝혀졌다.
지은이
황경수
정치와 사회 문제를 연구하고 집필하는 소셜 저널리스트다. 군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군산지방자치개혁연대 공동대표, (사)자치분권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하며 풀뿌리 자치분권운동을 주도했다. 군산시 정책팀장,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정책보좌관, 전 노무현 대통령자문기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2013년 민주주의3.0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민주주의 소셜 플랫폼 개발에 참여했다. 저서로 『안철수 현상과 제3정당론』(2012)이 있다.
차례
야당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1장 일상의 무의식 전쟁
누구를 지지하는가
권력이 시장에 넘어갔다
이기적 개인주의의 실체
희망으로 시작했지만 절망으로 끝났다
이성을 지배하는 동조 심리
20대가 가장 두려워한다
같은 세계를 보고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들
쾌감 사회, 정의를 삼키다
당신의 아이가 진보주의자로 성장할 가능성
박근혜 지지율은 어째서 콘크리트인가
유권자의 무의식을 겨냥한 이미지 테러
2장 18대 대선과 19대 총선, 선거의 무의식 전쟁
부동층은 존재하지 않았다
후보자를 보는 순간 유권자의 뇌는 결정한다
당신의 뇌는 보수인가, 진보인가
정당 브랜드가 승부를 갈랐다
프레임이 무의식을 움직인다
사이버 무의식을 조종하라
우리는 색깔을 보고 투표했다
분노가 클수록 동조도 커진다
책속으로
필자 스스로가 진보 정치를 위해 노력해 온 과정이 철저하게 부정당한 지금의 정치 현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프레임이 절실했다. 진보주의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와 행동을 추구하며, 이를 바탕으로 계몽에 힘쓴다. 이런 정치적 태도는 다른 사람들, 다른 유권자들을 향해 왜 자신처럼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항상 불만을 갖게 한다. 필자도 그랬다. 하지만 세상은 진보주의자가 바라는 것처럼 합리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_ “야당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중에서
문제는 한국 사회가 미국보다 더 강도 높은 신자유주의 심화로 인해 보수적 프레임에 국민 사고의 틀이 더 굳어져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유권자들은 언어 프레임으로 선점당하지 않았더라도 무의식 세계에서 이미 보수 프레임이 가동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가 보수적인 어젠다를 들고 나온 것은 악수 중의 악수였다.
_ “프레임이 무의식을 움직인다” 중에서
선거에서 뽑을 후보를 결정하지 못해 스스로 부동층이라 여기는 사람들 가운데 실제로 투표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모집했다. 무의식적으로 누구를 더 선호하는지 규명하기 위해서다. 자신을 부동층이라 여긴 209명 중 54%는 문재인 후보에, 46%는 박근혜 후보에 높은 내재적 선호도를 보였다. 이 결과는 실제 선거 결과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대선 당일, 부동층은 57 대 43의 비율로 나뉘어, 문 후보를 더 많이 뽑았다. 한마디로 부동층은 존재하지 않았다.
_ “부동층은 존재하지 않았다” 중에서
지금의 야당이 지리멸렬해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불공정한 현실을 대변하지 않고, 제대로 투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당의 혁신은 현역 물갈이와 같은 정치공학에 있는 게 아니고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불공정한 현실을 대변하는 본래의 선명성과 투쟁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 … 침묵의 동조화를 막을 유일한 해법은 부당한 정책이나 정치에 즉각적으로 저항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반대 메시지를 던진 사람이 단 한 명뿐이라도 침묵하고 동조하는 국민에게 분명 강력하게 작용한다. 그들의 무의식에 숨어 있는 불공정성에 대한 저항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_ “분노가 클수록 동조도 커진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