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화 속 신민아가 입고 나오는 옷은 어디서 산 것일까? 협찬인가? 만든 것인가?!
영화에 나오는 의상은 배우의 옷이 아니다. 영화 캐릭터의 옷이다. 캐릭터가 걸치는 의상에는 저마다 남다른 이유가 있다. 이유 있는 이 의상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 책은 영화의상이 작품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영화의상 디자인이 무엇을 위한 작업이며 어떤 작업인지에 관한 서술이다. 영화의상 디자인은 영화 속 캐릭터를 창조하고 영상의 시각 예술적인 측면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이다. 즉흥적인 표현이 아닌 철저한 분석과 창조적인 접근이 결합된 세밀한 계획으로 이루어진다.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공정을 거쳐야 하는 작업이다. 그 공정 하나하나는 영화의상 디자인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은 그 공정의 과정을 꼼꼼히 설명하고 풍부한 사진 자료를 더해 영화의상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이해를 높인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핸드폰>, <살인의 추억>, <분홍신> 등의 의상은 어떻게 디자인되었을까?
저자 김유선은 영화의상 디자이너로 15년 이상 일해 왔다. 30여 편의 영화 속 의상을 디자인하고 만들었다. 의상을 만들어오면서 각 작업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영화의상 디자인에 대한 국내 서적이 전무한 가운데, 이 책은 그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외국의 책을 베낀 것이 아니다. 저자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영화의 제작 과정에 맞춰 글을 구성했다. 우리나라 영화의상 분야의 최초의 전문서로서, 영화의상 디자인 실무자와 영화의상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영화의상 디자인 작업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저자가 실제로 작업했던 여러 영화의 의상을 예로 들어 설명했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설명이더라도 보다 친근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영화의상 디자이너에 대한 정보와 잘 만들어진 영화의상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 목록도 제공한다. 의상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영화 그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는 사람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내용
총 12장으로 구성했다. 1장에서는 영화의상에 대한 개념과 의미를 설명하고, 2장에서는 영화의상 디자인의 업무를 미리 이해할 수 있도록 영화의상 디자인의 개념과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3장부터 11장까지는 영화의상 디자인의 핵심적인 업무인 콘셉트, 세부 디자인, 디자인의 구현, 프로덕션에서의 의상 디자인에 대한 창조적인 접근 방법과 체계적인 작업 방식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이 부분에서는 특별히 저자가 1990년대 초반부터 참여했던 작품을 실례로 적용하여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12장에서는 영화의상 디자인 작업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세심하게 다루어 영화작업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영화의상 디자이너를 위한 팁(tip)으로 영화의상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조언과, 영화의상 디자이너가 참고할 만한 영화목록, 현재 활동 중인 국내외 영화의상 디자이너에 대한 정보 등을 수록하여 부수적으로 참고할 수 있게 하였다.
200자평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의상 디자인 전문서. 영화의상 디자인의 작업 과정부터 스태프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까지 한 권에 담았다. 영화의 ‘의상’과 일상의 ‘의복’은 어떻게 다른가? 영화의상의 역할은 무엇인가?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그동안 저자가 디자인한 <살인의 추억>, <분홍신> 등의 영화의상 작업 과정과 의상 이미지를 함께 살펴보면서 영화의상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지은이
김유선
영화 의상 감독이자 ‘씨네엔패션(CNF)’ 대표다. 미술을 공부하고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다. 데뷔작 <세상 밖으로> (1993)를 시작으로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 <돈을 갖고 튀어라>(1995), <퇴마록>(1997), <오! 수정>(2000), <와니와 준하>(2001), <살인의 추억>(2002), <남쪽으로 튀어>(2013) 등 지금까지 50여 편의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에서 의상 디자인을 담당했다. 영화 의상 디자이너로서 작품을 분석하고 캐릭터를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예리한 통찰력,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감각으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왔다. 영화 의상에 대한 남다른 철학으로 자리를 지켜온 저자는 한국 영화 의상 분야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저서로 우리나라 영화 의상 분야의 최초의 전문서적으로, 20년간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의상 디자인의 방법을 체계적으로 서술한 <영화 의상 디자인>(2009)이 있다.
차례
머리말
감사의 글
1 영화의상에 대하여
2 영화의상 디자인 프로세스
3 의상 디자인을 위한 작품 분석
4 콘셉트 구상
5 프로덕션 디자인과 의상 콘셉트
6 디자인 계획
7 세부 디자인
8 디자인의 구현
9 캐릭터 스타일링
10 프로덕션에서의 의상 디자인
11 의상 디자인 마무리
12 성공적인 디자인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마치는 말
부록
참고문헌
책속으로
본인이 <퇴마록>(박광춘, 1997)의 의상을 디자인했을 때에는 어릴 때의 경험이 모티브가 되었다. 검은색의 긴 섬유 다발(실이 만들어 지기 전의 형태)로 만들어진 악령의 의상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실타래에서 착안되었다. 악령 의상은 악령이라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에 의상을 입혀야 했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스타일, 아니 형태 자체를 어떻게 끌어내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 의상은 근본적으로 재료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의상 구현에 현실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실타래가 뭉쳐 짜증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실의 형태가 흐트러지면서 뭉개진 이미지가 생각났다. 그것은 정형화된 형태를 갖고 있지 않았으며 그 이미지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를 표현하기에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재료에 대한 영감이었다. 어린 시절 놀이의 경험이 디자인의 실마리를 풀어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완성된 의상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_ ‘4장 콘셉트 구상’ 중에서
1980년대 초 농촌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당시 서민들의 모습을 담아 현실감을 표현한다. 손뜨개 니트, 넓은 칼라, 넓은 벨트, 여성의 패드 넣은 어깨, 미디길이의 치마, 한 아이템 안에서 여러 색의 배합, 복고적인 무늬, 짧은 바지 길이 등 의상의 디테일에서 1980년대의 특징을 살려준다. 단, 색의 경우 원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시기지만 영화의 분위기상 원색은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주요 인물의 색은 농촌의 흙과 나무, 소박한 도시의 배경에 묻히듯 중간 톤의 어두운 색을 주로 사용한다.
_ ‘<살인의 추억> 의상 콘셉트 실례’ 중에서
각각의 표면 느낌에 따라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다. 크게 입었던 느낌을 내기 위한 표현 방법과 오염 및 손상에 의한 표현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입었던 느낌을 내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세탁하기’, ‘염색하기’, ‘문지르기’, ‘두들기기’, ‘입고 있기’가 있으며, 오염 및 손상에 의한 대표적인 표현 방법으로는 ‘묻히기’, ‘찢기’, ‘뜯기’, ‘구멍 내기’가 있다. 각 현상에 따른 표면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한다. 의상의 색상과 소재의 특성에 따라 각각의 표면 상태가 다르게 나타나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같은 상태를 표현하더라도 면과 나일론은 그 특성이 다르므로 표현 방법을 달리 선택해야 한다. 또한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은 효과 면에서 뚜렷한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의상 표면 상태의 요인에 따라 소재의 특성을 파악하여 적절한 표현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_ ’10장 프로덕션에서의 의상 디자인’ 중에서
추천글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살인의 추억>을 생각하면 항상 송강호가 입은 남방이… 그 남방의 무늬들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옷과 그 무늬들은… 영화 속 박두만 형사 그 자체였고, 농촌이라는 공간과 한데 어울렸으며, 1980년대의 공기를 은은하게 내뿜고 있었다. 이처럼 영화의상이라는 것은, 때로는 한 편의 영화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영화의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섬세하게 조목조목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영화의상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을 써낸 김유선 의상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_ 봉준호 <마더>, <괴물>, <살인의 추억> 영화감독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한국영화는 어떤 옷을 입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국의 영화쟁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배우들에게 옷을 입히는지 그래서 영화가 얼마나 풍성해지는지 꼼꼼하게 쓰여 있다. 혼자만 몰래 보고 싶을 만큼 매력 넘치는 책이다.
_ 김조광수 <소년, 소녀를 만나다> 영화감독, 청년필름 대표
영화미술이 영화의 배경이라면 영화의상은 그 배경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꽃은 캐릭터를 통해 피어나며, 그것은 배우 개인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배우를 영화에 맞는 캐릭터로 변화시켜 주는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풍부한 현장 경험이 현실감 있게 실려 있다. 영화의상뿐만 아니라 영화제작의 모든 단계를 설명해서 책을 읽고 나면 마치 영화 한 작품을 같이 끝낸 느낌이 든다. 영화의상에 관심 있는 이에겐 그저 그런 이론서가 아닌 훌륭한 경험서가 될 것이다.
_ 장춘섭 <핸드폰>, <가발>, <번지점프를 하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영화의상은 캐릭터의 첫인상이다. <화산고>라는 작품으로 연기를 시작하면서 영화의상인 교복을 처음 입었을 때의 설렘이 아직도 생생하다. 신민아라는 배우의 첫인상은 아마도 <화산고>에서의 교복 입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에 영화를 추억할 때 배우의 표정이나 대사보다 훨씬 먼저 배우가 입었던 의상을 떠올리게 될 때도 있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에서 한 달여간 제주와 전라도를 돌며 함께 작업했던 추억과 함께 책에 담겨 있을 의상팀의 열정과 노력도 기억하며 이 책이 배우들에게도 소중한 자료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연기하면서 만나게 될 다양한 영화의상들을 기대해 보면서 이 책을 읽고 싶다.
_ 신민아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키친>, <고고70>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