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폴커 브라운은 1976년에 쓴 <위대한 평화>를 3년 뒤 베를린 앙상블에서 초연했다. 브라운은 이 작품에서 역사상 시사하는 바가 큰 시대를 다루며 관객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게 한다. 과거로 회귀함으로써 현재 문제 상황을 더 잘 파악하고 분명하게 쫓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의도에서 중국 역사를 소재로 택했다. 1970년대 사회 발전 단계에 대한 작가의 각성에서 탄생한 이 작품에서는 그의 변증법적 역사-철학에 대한 견해가 돋보인다.
평화롭던 시절이 끝나고 군주와 관리들의 횡포가 시작되었다. 농부 가우주는 이들의 수탈로 재산과 아내를 잃고 반군이 된다. 추윈과 연합해 마침내 췬나라 황제가 된 가우주는 절대 평등으로 위대한 평화를 이끌고자 한다. 하지만 평화와 평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그는 추윈의 조언에 끌려다니다 점차 권력의 맛에 취한다. 가우주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을 때 궁 밖에서 그의 자리를 노리는 봉기자가 진군해 온다.
200자평
이상적인 평화와 평등에 이르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 작품이다. 폴커 브라운의 초기작 가운데 하나로 사회비판적인 작품 성향이 드러난다.
지은이
폴커 브라운(Volker Braun)은 1939년 5월에 작센(Sachsen) 주 드레스덴(Dresden)에서 태어났다. 그는 1957년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을 치른 뒤에 당으로부터 대학 입학 허가를 얻지 못해 1960년 라이프치히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기까지 인쇄업과 복합기업체(Kombinat)의 지하 공사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광산 기술자로도 일했다.
브라운은 문학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사회에 관심을 가졌다. 주로 역사 진행 과정에서 ‘개인과 사회’, ‘주인공의 일상에 나타난 사회적 모순’을 주제로 작품을 썼으며, 주인공의 좌절을 통해 주제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가 쓴 시대극은 모두 사회에 현존하는, 사회 구성원인 개인의 성장을 저해하는 실질적인 사회적 문제들을 보여 주며, 다양한 등장인물 구성을 통해 여러 가지 모순상을 나타낸다. 이때 작가는 드러난 모순들의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복잡한 토론의 토대를 가진 본보기들을 ‘열린 결말’ 형식으로 제시해 준다. 관객이 스스로 무대에서 본 모순점들의 발생 원인에 관해 생각해 보고 그 극복과 개선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브레히트와 마찬가지로 브라운 또한 서독에서도 많은 관심과 인정을 받았다. 통일도 되기 전에 서독에서 브레멘문학상(1986)을 수상했다. 통일 이후 1992년에는 서독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ürtemberg) 주에서 ‘실러-기념상’과 독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게오르크 뷔히너(Georg Büchner) 상’(2000)을 수상했다. 더구나 영국 웨일즈대학에 초빙되어 1년간 연구 활동을 했고(1994), 서독 하이델베르크대학(1996)과 카셀대학(1999∼2000)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옮긴이
김충완은 독일 라이프치히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연방도서관 전속 번역가, 라이프치히대 언어 연구소 강사, 자우르 출판사 편집위원, Azzo 외국어서비스센터 번역가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Auf der Suche nach dem offenen Ausgang-Untersuchungen zur Dramaturgie und Dramatik Volker Brauns≫, ≪편지로 읽는 독일, 독일인≫, ≪기초 독일어 문법≫, ≪영화 인문학 산책≫(공저)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동독 작가 폴커 브라운의 드라마 기법에 관하여-그의 작품 ‘Die Kipper’를 중심으로>, <폴커 브라운과 그의 극작품에 대한 비평적 담론 분석>, <동독의 초기와 중기 역사 발전 단계에 나타난 교회 정책>, <‘막노동꾼들(Die Kipper)’과 ‘위대한 평화(Großer Frieden)’를 중심으로 살펴본 폴커 브라운의 인물 형상화 원칙과 기능>, <Die Dramaturgie Volker Brauns-der offene Schluss> 등이 있다. 경성대학교와 단국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경상대학교, 창원대학교와 해군사관학교에 출강 중이다.
차례
서언
나오는 사람들
1
2
3
4
5
6
7
8
9
10
11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추토: 폐하, 200명의 고위 관리들은 폐하께서 췬나라 황제가 되셨음을 알리게 되어 기뻐하나이다. (조명. 허리를 숙인다.)
가우주: (자세를 가다듬고) 권력이란 좋은 거군. (농부의 내의를 떨어뜨린다. 힘차게) 나의 재상 추윈은 철학자 왕을 데려오시오!
추윈: (고개를 숙인다.) 알겠습니다.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