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이가을은 50세 가까운 나이가 되어 운문으로 된 라퐁텐 우화를 쉽고 경쾌한 산문으로 소개하면서 아동문학 작가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작가의 글은 오랜 기간 다독으로 다져진 글솜씨로 누구에게나 쉽게 읽힌다. 또한 이야기꾼으로서 작가의 타고난 재주는 이야기에 박진감과 결말에 대한 멈출 수 없는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무엇보다도 작가는 인생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자신이 체험한 인생의 희로애락을 작품 속에 녹여냄으로써 일상적인 이야기를 경쾌하게 다루면서도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해 준다.
작가의 동화 속 주인공들은 세상 구석구석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아이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직업을 가진 어른들, 특히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고단한 삶을 사는 서민들과 장애를 가진 어른들이다. 또한 유아부터 노년기의 어른들까지 폭넓은 연령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특히 작가의 동화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어른들은 올바르고 멋진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런 동화 속 어른들의 성실하고 존경받을 만한 모습들은 작가의 동화를 감동스럽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어른들은 장애를 가졌기도 하고 생활환경이 어렵기도 하지만 범사에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아이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포용력을 가졌다. 따라서 그 어른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역할 모델이 될 수 있으며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
200자평
이가을은 이야기꾼으로서 타고난 재주로 결말에 대한 멈출 수 없는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작가가 체험한 인생의 희로애락이 녹아들어 일상적인 이야기를 경쾌하게 다루면서도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에는 <오대산이 품은 아이>를 포함한 14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이가을은 1941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어린이 서점 ‘가을 글방’을 어린이 도서관과 함께 운영했다. 어린이 신문과 잡지 등에 책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아동문학 창작’ 강의를 했다. 1996년 <오대산이 품은 아이>로 제1회 불교문학상을, 2007년 <사자개 삽사리>로 제 27회 이주홍 문학상을 수상했다. 펴낸 책으로 ≪별이야 나온나≫, ≪떠돌이 시인의 나라≫, ≪솔숲 마을 사람들≫, ≪집 보는 아이≫ 등이 있다.
해설자
김세희는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보스턴 대학교 교육학과 박사 과정에 수학했다. 한국어린이문학교육학회 회장과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한국위원회(KBBY) 회장을 역임했다. 여러 대학에서 아동문학과 그림책 관련 강의를 했다. 주요 저서로는 ≪유아문학교육≫, ≪그림책의 이해≫(공저), ≪어린이의 세계와 그림이야기책≫(공저), ≪세계 그림책의 역사≫(공저) 등이 있다.
차례
작가의 말
별이야 나온나
집 보는 아이
할머니의 이름표
장 영감의 훈장
운동화
아빠와 함께 기차 여행을
참새와 참나무
그래도 행복한 할머니
아버지의 감나무
오대산이 품은 아이
큰 스승 소득이
우등 버스와 강아지
여생리 풍경
아버지의 산
해설
이가을은
김세희는
책속으로
1.
“얘들아, 우리 집에 가지 않을래? 우리 엄마가 아주 반가워하실 거야. 난 동화책을 좀 가지고 있는데 빌려 줄 수도 있어.”
우리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석이가
“동화책이 뭐꼬? 이야기책 말이가?”
하고 묻자
“응, 이야기책인데 아이들의 이야기책이야.”
“그런 것도 있나?”
참 신기한 일입니다. 우리는 그때까지 동화책이란 걸 본 적이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할머니에게
“할매야, 이바구 한 자리 해 도고, 응야, 할매야.”
하고 조르면, 때때로 누구나 다 아는 그렇고 그런
“옛날 옛적에, 호랭이 담배 푸던 시절에….”
밖에는 아는 게 없었습니다. 동화책이란 어떤 것일까? 무슨 얘기가 들어 있을까? 우리는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별이야 나온나> 중에서
2.
“참새야, 내 말을 들어 보렴. 옛날 옛날에 하느님께서 모든 생물을 만드실 때 한 가지씩을 만드셨단다. 날개 달린 짐승을 하나 만드셔서 공중을 날게 하셨겠지. 그리고 그 나는 짐승에게 ‘새’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지. 그 새는 모든 나는 새의 기본이 된 거란다.”
“그게 뭐가 좋은 건가요?”
“좋고말고. 기본이 된다는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된단다. 기본이 되는 새를 만들고 나서 날개가 더 긴 것, 꼬리가 긴 것, 목이 긴 것, 큰 것, 작은 것, 깃털이 예쁜 것, 높이 나는 것, 목소리가 고운 것, 다리가 긴 것, 오래 날 수 있는 것 등을 만드셨지.”
<참새와 참나무> 중에서
3.
갑자기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자 기다리고나 있었다는 듯 크고 작은 나뭇잎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았다. 나뭇잎들은 마치 무리 지어 나는 철새 떼들처럼 하늘 가득히 단풍 수를 놓았다.
“와! 저것 좀 보세요. 단풍 눈이 오는 것 같아요?”
길동이 탄성을 질렀다.
“너를 환영하는 게야, 이 산의 나무들이 우리 길동이를 좋아하는구나.”
처사는 그 아름다운 나뭇잎들의 반가운 인사를 받으며 콧날이 찡해 왔다.
<오대산이 품은 아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