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쉬르가 만년에 주네브 대학에서 3차에 걸쳐 강의한 노트들을 바이와 세슈에가 한 권의 책으로 편집해서 출간한 것이다. 1907년 1월에 시작된 1차 강의는 비판적 수용 단계로서 기존 언어학의 용어를 조심스럽게 사용하고, ‘기호’나 ‘가치’ 등의 공시, 일반 언어학과 관련된 용어는 가능한 한 피했다. 1908∼1909년의 2차 강의는 재해석과 방법적 모색의 단계로서 서론은 소쉬르의 언어학에 대한 일관성 있는 해설이다. 일반언어학적 주제로서 공시언어학과 통시언어학, 인도유럽언어학과 일반언어학의 문제를 다루었다. 1910∼1911년의 3차 강의는 새 패러다임을 구축해 소개한 강의로서 소쉬르의 사고를 보여 주는 가장 충실한 강의이며, 언어철학적인 인식론을 이 강의에서 잘 보여 주고 있다.
마르크스가 사회경제사의 큰 흐름의 방향을 제시하고 프로이트가 인간 심리의 숨겨진 무의식 세계를 발견했을 때, 소쉬르는 인간 정신과 문화의 매개이자 담지자인 언어의 과학적 탐구를 통해 다가올 새로운 시기의 과학 패러다임을 추구했다. 그가 20세기 인문과학에 미친 영향의 역사적 의미는 구조주의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을 만들어 낸 데에 있다. 유럽의 구조주의학파들은 ≪일반언어학 강의≫에 제시된 혁신적인 언어 이론과 인식론, 철학적 성찰을 수용해서 각기 독자적으로 연구 관점과 대상, 방법론을 쇄신해 학적 체계를 재구성해서 발전을 도모했다. 따라서 구조적 인식, 즉 구조의 틀 내에서 사고함으로써 과학의 제반 영역에서 숨겨진 보이지 않는 원리와 법칙을 발견하려는 인식과 과학적 절차를 제시한 공적은 바로 소쉬르에게서 유래한다. 인문학의 제반 영역, 즉 언어학을 비롯해 인류학, 문학, 철학, 정신분석학, 해석학, 기호학, 사회학과 같은 학문들이 경이적으로 발전한 것도 구조적 패러다임 덕택이었다.
200자평
구조주의의 선구자로 불리는 소쉬르가 주네브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기록하고 편집한 책이다. 소쉬르의 사상과 연구 성과는 언어학뿐만 아니라 인문학의 제반 영역에 걸쳐 커다란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는다. 모든 언어를 구조적 틀 내에서 바라봄으로써 보이지 않는 법칙과 원리까지 발견하려는 소쉬르의 연구 방법이 돋보인다.
지은이
1857년 11월 26일에 스위스 주네브에서 태어나 1913년 2월 22일에 운명을 달리했다. 그의 일생은 학문의 구도자로서 외길을 걸은 것뿐이다. 우선 독일 시기를 보면 1876∼1878년에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세기적 저서인 ≪인도유럽어 원시 모음 체계에 관한 논고≫(1878)와 박사학위 논문 <산스크리트어 절대 속격의 용법>(1880)을 발표했다. 다음으로 파리 시기는 주로 파리 고등연구원에서 게르만어 비교문법, 그리스어와 라틴어 비교문법을 강의했다. 주네브 시기는 1891년 11월 주네브 대학의 인도유럽어 비교역사언어학과 산스크리트어 교수로 임명되면서 시작된다. 1896∼1910년에는 그리스어, 라틴어, 산스크리트어 비교역사문법을 강의했고 1896∼1912년에는 게르만어 비교문법, 1912∼1913년에는 게르만어 비교문법 및 니벨룽겐을 강의했으며, 게르만 전설을 연구했다. 일반언어학 강의는 3차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1907년 1월부터 1차 강의, 1908∼1909년에 2차 강의, 1910∼1911년에 3차 강의를 했다.
옮긴이
1975년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파리7대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2002년에는 파리13대학 전산언어학연구소에서 연구했다.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불어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역서로는 벵베니스트의 ≪일반언어학의 제문제≫(1988),≪인도유럽사회의 문화제도 어휘연구 1, 2≫(1999), ≪일반언어학의 여러 문제 1≫(2012), ≪일반언어학의 여러 문제 2≫(2013), 메이예의 ≪역사언어학과 일반언어학≫(1997), 바르트부르크의 ≪언어학의 문제와 방법≫(1993), ≪프랑스어 발달사≫(2000),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노트≫(2007), ≪일반언어학 강의≫(2008), 편역서로는 ≪소쉬르의 현대적 이해를 위하여≫(1998), ≪페르디낭 드 소쉬르 비판과 수용: 언어학사적 관점≫(2002)이 있다. 논문으로는 <프랑스 사전 전통과 TLF>(2008), <설명결합사전(DEC)와 ‘시작하다’의 의미기술>(2009), <눈뫼 선생 학문과 일반언어학이론>(2005), <김방한의 소쉬르연구>(2012), <언어학 방법론의 발산(divergence)과 수렴(convergence), 프랑스 19세기와 20세기 언어학의 지적 전통과 혁신>(2012) 등 다수가 있다.
차례
초판 서문
재판 서문
3판 서문
서론
제1장 언어학사 일별
제2장 언어학의 주제와 과제: 인접 과학과의 관계
제3장 언어학의 대상
1. 언어, 그 정의
2. 인간언어 현상에서 차지하는 언어의 위치
3. 인간 현상 내에서 언어의 위치, 기호학
제4장 언어의 언어학과 발화의 언어학
제5장 언어의 내적 요소와 외적 요소
제6장 문자법에 의한 언어 표기
1. 이 주제를 연구할 필요성
2. 문자법의 위력, 구어 형태보다 우월한 원인
3. 문자 체계
4. 문자법과 발음의 불일치 원인
5. 불일치의 결과
제7장 음운론
1. 정의
2. 음운론적 문자 체계
3. 문자 체계의 증언에 대한 비판
부록 음운론의 원리
제1장 음운종(音韻種)
1. 음소의 정의
2. 발성 기관과 그 기능
3. 구강의 조음에 따른 음성 분류
제2장 발화 연쇄의 음소
1. 음성을 발화 연쇄에서 연구해야 할 필요성
2. 내파와 외파
3. 발화 연쇄에서 일어나는 외파와 내파의 결합
4. 음절 경계와 모음점
5. 음절 구분 이론에 대한 비판
6. 내파와 외파의 지속
7. 간극 4의 음소, 이중모음, 문자의 문제점
제1부 일반 원리
제1장 언어 기호의 성격
1. 기호, 기의, 기표
2. 제1원리: 기호의 자의성
3. 제2원리: 기표의 선적 특성
제2장 기호의 불변성과 가변성
1. 불변성
2. 가변성
제3장 정태언어학과 진화언어학
1. 가치를 다루는 모든 과학의 내적 이중성
2. 언어의 내적 이중성과 언어학사
3. 실례를 통해서 본 언어의 내적 이중성
4. 비교를 통해서 본 두 차원의 차이
5. 방법과 원리가 대립되는 두 언어학
6. 공시적 법칙과 통시적 법칙
7. 범시적 관점이 있는가?
8. 공시와 통시의 혼동으로 생겨난 결과들
9. 결론
제2부 공시언어학
제1장 개요
제2장 언어의 구체적 본체
1. 본체와 단위, 정의들
2. 단위 구분의 방법
3. 단위 구분의 실제적 난점
4. 결론
제3장 동일성, 실체, 가치
제4장 언어 가치
1. 음성 재료로 조직된 사상으로서의 언어
2. 개념적 측면에서 본 언어 가치
3. 질료적 측면에서 본 언어 가치
4. 전체로 본 기호
제5장 통합 관계와 연합 관계
1. 정의
2. 통합 관계
3. 연합 관계
제6장 언어의 메커니즘
1. 통합적 연대
2. 두 형태의 어군의 동시적 기능 작용
3. 절대적 자의성과 상대적 자의성
제7장 문법과 그 하위 구분
1. 정의: 전통적 하위 구분
2. 합리적 구분
제8장 문법에서 추상적 본체의 역할
제3부 통시언어학
제1장 개요
제2장 음성 변화
1. 절대적 규칙성
2. 음성 변화의 조건
3. 방법적 문제
4. 음성 변화의 원인
5. 음성 변화의 작용은 무한하다
제3장 음성 진화의 문법적 결과
1. 문법 관계의 단절
2. 단어 합성의 소멸
3. 음성적 쌍립어는 없다
4. 교체
5. 교체의 법칙
6. 교체와 문법 관계
제4장 유추
1. 정의와 실례
2. 유추는 변화가 아니다
3. 유추: 언어 창조의 원리
제5장 유추와 언어 진화
1. 유추 혁신은 어떻게 언어에 들어오는가?
2. 유추 혁신: 해석 변화의 징조
3. 유추: 쇄신과 보존의 원리
제6장 민간 어원
제7장 교착
1. 정의
2. 교착과 유추
제8장 통시적 단위, 동일성, 실체
제2부와 제3부에 대한 보충 강의
A. 주관적 분석과 객관적 분석
B. 주관적 분석과 하위 단위의 결정
C. 어원학
제4부 지리언어학
제1장 언어의 다양성
제2장 복잡한 지리적 다양성
1. 한 지점에 여러 언어가 공존하는 경우
2. 문학어와 지역 개별어
제3장 지리적 다양성의 원인
1. 본질적 원인, 시간
2. 인접 지역에 대한 시간의 작용
3. 방언에는 자연적 경계가 없다
4. 언어들 사이에는 자연적 경계가 없다
제4장 언어파의 전파
1. 상호 교류와 지방색
2. 단일 원리로 귀결되는 두 가지 힘
3. 분리된 영토에서 일어나는 언어 분화
제5부 회고언어학의 문제, 결론
제1장 통시언어학의 두 관점
제2장 가장 오래된 언어와 원형
제3장 재구
1. 재구의 성격과 목적
2. 재구의 확실성 정도
제4장 인류학과 선사학에서 언어의 증언
1. 언어와 인종
2. 민족성
3. 언어 고생물학
4. 언어 유형과 사회 집단의 정신
제5장 어족과 언어 유형
언어 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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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우선 무엇보다 언어(langue)라는 영역에 위치해서 이 언어를 인간언어(langage)의 다른 모든 현상에 대한 규범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1쪽
우리는 개념과 청각 영상의 결합체를 기호(signe)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현행의 용법에서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청각 영상, 예컨대 단어(arbor 등)만을 가리킵니다. (…) 이제 서로 대립되면서도 서로를 필요로 하는 이 명칭들이 지금 여기에서 문제시되는 세 개념을 가리킨다면, 모호함이 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체를 가리키기 위해서는 기호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개념과 청각 영상은 각각 기의(signifié)와 기표(signifiant)로 대체할 것을 제안합니다.
-137쪽
언어의 모든 부분은 변화합니다. 그리고 각 시기마다 거기에 대응하는 다소 중요한 언어 진화가 있습니다. 언어 진화의 속도와 강도는 변할 수 있지만, 언어 진화의 원리 자체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언어의 강물은 쉬지 않고 흘러갑니다.
-2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