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무시받은 선각자, 미하우 칼레츠키
칼레츠키는 사실 케인스와 함께 거시경제학의 개척자이면서 동시에 가격 이론, 분배 이론, 자본주의 경제의 경기순환과 성장 이론, 사회주의 경제의 계획과 성장 이론 등 다방면에서 새로운 경제 이론을 개척한 20세기의 위대한 경제학자였다. 그러나 그의 이론과 연구 업적은 경제학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또 그만큼 제대로 된 평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로빈슨(J. Robinson)의 말처럼 그는 ‘무시받은 선각자(a neglected prophet)’였다. 이는 그가 아마도 폴란드 출신의 경제학자로서 주로 폴란드어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영어권 중심의 경제학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기 어려웠고, 한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영국, 미국 등 여러 국가를 떠돌며 연구한 탓에 그의 연구를 이어서 발전시킬 동료나 제자 그룹을 갖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훗날 케인스 혁명과 상통하게 되는 그의 혁신적인 이론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자본주의 경제 동학 이론의 발전
이 책은 자본주의 경제의 동학 이론 발전에 기여가 크다고 판단한 칼레츠키 평생의 논문들을 선정해서 엮은 책이다. 모두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편마다 특정 주제를 다루는 논문들로 구성했다기보다는 대체로 출간 순서에 따라 각 편에 논문들을 배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편은 초기의 경기순환 이론을 주로 다루고 있고, 제2편은 국민소득의 결정과 분배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제3편은 완전고용과 성장을 주로 다루고 있다.
제1편의 네 논문은 경기순환과 불황 타개 정책, 불황에 어떤 정책적 수단을 이용해 국민소득과 고용을 증가시킬 수 있겠는가를 검토하고 있다. 제2편은 가격, 분배, 국민소득과 투자, 경기순환 등의 내용을 다루는 일곱 개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의 유명한 마크업(mark-up) 이론을 전개한다. 또 소득분배 문제와 관련해, 임금의 경우 임금의 상대적 몫은 독점도와 임금에 대한 원료 비용의 비율에 의존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임금과 이윤의 결정 과정은 국민소득의 결정 과정을 설명한다. 제3편은 다소 연관성이 떨어지는 네 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투간바라놉스키와 로자 룩셈부르크의 유효수요 문제를 검토하고, 노동조합의 임금인상 요구가 일반적인 주장처럼 과연 이윤의 감소를 가져오는지를 분석한다.
200자평
미하우 칼레츠키 평생의 관심과 연구 수준을 살펴볼 수 있는 논문 모음집이다. 그는 신고전파 경제학을 부정하고 사회계급 간의 갈등과 소득 분배가 경기순환과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국민소득의 결정과 분배, 완전고용과 장기 경제성장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열다섯 편의 논문들을 통해, 칼레츠키가 평생을 바쳐 연구한 자본주의 경제 동학의 중요하고 독창적인 이론들을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다.
지은이
미하우 칼레츠키는 1899년 폴란드의 우치(Łódź)서 태어났다. 그는 폴리테크닉에서 수학과 건설공학을 전공했으나, 독학으로 경제학을 공부해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개별 상품 시장에 대한 분석 논평을 쓸 정도의 경제학 지식을 쌓았다. 이런 지식을 기초로 1929년부터 폴란드의 ‘경기순환과 가격연구소’에 근무하게 되고, 이 연구소에서 그를 경제학의 역사에 남게 할 역작 ≪경기순환 이론 에세이≫를 출간했다. 1936년 케인스의 일반 이론 출간에 자극받아 영국으로 건너간 그는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대학에 10년간 체류하며 ≪경제변동 이론 에세이≫, ≪경제 동학 연구≫를 저술하는 등 활발한 연구를 지속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몬트리올을 거쳐 뉴욕의 유엔에서 다시 10년간 개발도상국의 경제 문제 등에 대해 연구하게 된다. 그는 또다시 미국의 매카시즘에 견디지 못하고 1955년 폴란드로 귀국하게 되는데, 돌아와서는 랑게, 브루스와 함께 폴란드의 신경제 모델 수립에 참여해 사회주의의 경제계획과 성장전략에 대한 제안을 제시했다. 1963년부터는 ‘중앙 계획·통계 학교’에 교수로 부임하여 사회주의 성장 이론 연구와 교육에 몰두했다.
주요 저서로는 ≪경기순환 이론 에세이(Essay on the Theory of the Business Cycle)≫(1933), ≪경제변동 이론 에세이(Essays in the Theory of Economic Fluctuations)≫(1939), ≪경기순환 이론 연구(Studies in the Theory of Business Cycles, 1933∼1939)≫(1966), ≪사회주의와 혼합경제의 경제성장 에세이 선집(Selected Essays on the Economic Growth of the Socialist and the Mixed Economy)≫(1972), ≪자본주의 이행의 마지막 국면(The Last Phase in the Transformation of Capitalism)≫(1972) 등이 있다.
옮긴이
조복현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경제학 석사와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최근까지 자본주의 경제의 거시·금융 문제를 주로 비주류 경제학의 관점에서 연구해 왔으며, 금융위기, 금융제도, 금융과 경제성장 등의 주제들을 다루어 왔다. 최근에는 케인스에 의해 제안된 화폐적 생산이론을 발전시켜 화폐와 실물부문을 결합한 거시경제이론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전개하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의 불안정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Investment Finance and Financial Sector Development>, <Pursuit of Linquidity and Financial Crisis>, <금융자유화와 금융위기>, <금융구조와 경제성장>,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 유동성 추구-금융취약성 강화>, <투자와 금융: 케인스의 금융적 동기 해석의 쟁점>, <포스트케인시언 화폐이론의 몇 가지 문제점>, <마르크스 화폐이론의 재구축>, <케인즈와 아시아 금융위기> 등이 있다. 현재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매사추세츠 대학교 암허스트 캠퍼스(University of Massachusetts at Amherst)와 미주리 대학교 캔자스시티 캠퍼스(University of Missouri-Kansas City)에서 각각 1년간 방문 연구를 하기도 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머리말
제I편
제1장 경기순환 이론의 개관(1933)
제2장 해외무역과 ‘국내 수출’에 대해(1934)
제3장 경기상승의 메커니즘(1935)
제4장 물품세, 소득세, 그리고 자본세의 이론(1937)
제II편
제5장 비용과 가격(1943, 1954)
제6장 국민소득의 분배(1938, 1954)
제7장 이윤의 결정 요인(1942, 1954)
제8장 국민소득과 소비의 결정(1939, 1954)
제9장 기업가적 자본과 투자(1937, 1954)
제10장 투자의 결정 요인(1943, 1954)
제11장 경기순환(1945, 1954)
제III편
제12장 완전고용의 정치적 측면
제13장 투간-바라놉스키와 로자 룩셈부르크의 유효수요 문제(1967)
제14장 계급투쟁과 국민소득의 분배(1971)
제15장 추세와 경기순환(1968)
부록
A. 제5장과 제6장에 대한 주기
B. 제7장에 대한 주기
C. 제10장에 대한 주기
찾아보기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대량 실업은 불황의 가장 분명한 징후인 것 같다. 이 실업이 자본 설비의 부족 때문인가? 즉, 인구 증가에 비한 고정자본 축적의 불충분함 때문인가? 절대 아니다. 상태는 오히려 그 반대다. 불황기에는 기존 자본 설비의 적은 부분만이 가동될 뿐이다. 유휴 자본 설비는 고용되지 않은 노동력의 대응물(counterpart)이다.
-64쪽
자본주의 경제에서 이 과정의 본성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투자 감소 효과가 무엇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유용하다. 투자재 생산으로부터 퇴출된 노동자는 소비재 산업에 고용될 수 있다. 소비재 공급의 증가는 그들의 가격 하락에 의하여 흡수될 것이다. 사회주의 산업의 이윤은 투자와 같기 때문에, 가격은 이윤 저하가 투자 가치의 감소와 같아지게 될 때까지 하락해야만 할 것이다. 달리 말해 완전고용은 비용에 비한 가격의 하락을 통해서 유지될 것이다.
-149~1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