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중국 역대 명기의 시를 우리말로 옮기고 간단한 해제를 덧붙여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도운 것이다. 모두 50명의 기녀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며, 각 기녀마다 대표적인 작품 1∼3수를 수록했다. 전체 작품 수를 헤아려 보니 도합 59편인데, 해제에서 관련 일화를 언급하면서 해당 기녀의 작품 외에 문인의 작품도 부가적으로 몇 편 더 소개했다.
서진(西晉) 시기부터 청대(淸代)까지의 이름난 기녀를 대상으로 하되, 주로 당나라 기녀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각 시기별로 나누면 당(唐) 이전 8명, 당 27명, 남당(南唐) 1명, 송(宋) 6명, 원(元) 1명, 명(明) 6명, 청 1명 등이다. 당나라의 명기라고 하지만, 사실상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기녀는 설도(薛濤), 이야(李冶), 어현기(魚玄機) 등 몇 명에 불과하다. 이 책은 우리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기녀를 소개하고 있으므로, 여러 명의 기녀를 새롭게 만날 수 있다. 중국의 역대 기녀 중 몇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녀는 그 생애가 상세하지 않고, 또 남아 있는 작품이 많지 않아 고작 1수에 불과한 경우도 흔하다. 기녀에 관한 연구가 의외로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주로 명대 이후의 기녀가 집중적으로 조명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작품은 아직까지 우리말로 번역된 적이 없는 것을 위주로 하되, 작품 수가 많은 기녀의 경우에도 2∼3수만 선록해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었다. 기녀의 작품에서 대체적으로 느껴지는 주제는 이별의 정한(情恨), 임을 향한 기다림과 그리움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주제가 잘 묻어나는 작품을 선정하면서 표현이 신선한 것을 우선했다. 그 외 제재가 특별한 작품, 기녀의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거나 웅건한 기개가 있는 작품 등을 소개하고 있으므로, 기녀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각 작품에 대한 해제는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가능한 한 쉽게 풀어 썼다. 기녀의 생평이나 작품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고, 원문을 읽는 데 꼭 필요한 시어 및 관련 고사(故事) 등을 풀이하면서 작품의 전반적인 특징과 주제에 대해 최대한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200자평
노예 신분으로 황제와 술잔을 나누고 여인의 몸으로 고관대작과 시문을 겨뤘다. 서진(西晉) 시기부터 청대(淸代)까지 일세를 풍미했던 역대 명기들의 작품을 모았다. 빛나는 재기와 뛰어난 학식으로 신분의 구속을 벗어나 자유로이 비상한 해어화(解語花)들을 만날 수 있다.
옮긴이
박정숙은 계명대학교 중국어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난징(南京)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고전 문학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문헌 자료의 해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경상대학교 박사급연구원으로 프로젝트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계명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중국의 고전목록학≫, ≪안씨 가훈 천줄읽기≫, ≪자불어 천줄읽기≫ 등이 있으며, <육조(六朝) ‘공연시(公宴詩)’와 문인집회(文人集會), 그리고 세시절기(歲時節氣)>, <문헌자료를 통해 다시 살펴 본 중국의 해신 ‘마조(媽祖)’의 원형: 시 작품의 분석을 중심으로>, <명대 ≪청루운어≫의 편찬 의의>, <허학이(許學夷)와 ≪시원변체(詩源變體)≫의 편찬 및 출간>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차례
오농가(懊儂歌)
단선가(團扇歌)
제비에게(贈燕)
소소소의 노래(蘇小小歌)
규방의 그리움(閨思)
임을 그리며(憶情人)
옛 임이 돌아와 지은 시(因故人歸作詩)
완랑에게 부치며(寄阮郞)
춘망사 4수(春望詞四首)
연자루 3수(燕子樓三首)
보름달 뜬 밤에 이별하며(明月夜留別)
춘규원(春閨怨)
비단을 잉어로 엮어 친구에게 주며(結素魚貽友人)
나홍곡 6수(羅嗊曲六首)
금루의(金縷衣)
한굉에게 답하며(答韓翃)
구양첨에게 부치며(寄歐陽詹)
이 관찰에게 바치며(獻李觀察)
노 부인에게(贈盧夫人)
규정(閨情)
최생을 기억하며(憶崔生)
떠날 때 이 상서에게 바치며(臨行獻李尙書)
손계의 시 뒤에 쓰며(題孫棨詩後)
젊은 표객에게 답하는 시(答小子弟詩)
이표의 시에 화작하며(和李標)
죽음을 맞이해서 손님 초청해(臨終召客)
옛 임에게 부치며(寄故人)
배사겸에게 주며(贈裴思謙)
돌궐 삼대(突厥三臺)
처사 진도에게 바치며(獻陳陶處士)
홀로 집안의 뜰을 거닐며(獨游家園)
가을을 원망하며(秋怨)
버드나무 가지의 노래(楊柳枝詞)
흉금을 털어놓으며(敍懷)
임을 보내며(送人)
무 보궐을 보내며(送武補闕)
거미를 조롱하며(嘲蜘蛛)
현종이 뜰의 흰 까치를 읊도록 한 것을 받들어(奉元宗命咏苑中白野鵲)
회문사시시(回文四時詩)
증별(贈別)
먼 곳에 부치며(寄遠)
마음을 부치며(寄情)
백앵무(白鸚鵡)
주소를 보내며(送周韶)
임에게 부치며(寄人)
주소를 보내며(送周韶)
장자야에게 바치며(呈張子野)
뱃사람에게 강간을 당한 후 우울해 지음(被舟人强淫後惆悵而作)
장정자(張正字)에게 부치는 시(寄張詩)
매화를 읊으며(咏梅)
그대 떠나가 버렸으니(賦得自君之出矣)
매화를 찾으며(探梅)
매화를 원망하며(怨梅)
비바람(風雨)
늦게 일어나며(晏起)
장난삼아 지으며(戱題)
구생(丘生)이 관직을 그만두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치며(聞丘生罷官有寄)
작별하고 즉흥적으로 시를 지으며(絶別口占)
모어가(摸魚歌)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오농가(懊儂歌)
녹주(綠珠)
옷감 거칠어 바느질 힘겨워
내 열 손가락 바늘에 찔리네.
황소가 이끄는 작은 수레 타고서
희희낙락 맹진에 놀러 갈 참인데.
絲布澀難縫
令儂十指穿
黃牛細犢車
遊戲出孟津
·규방의 그리움(閨思)
나애애(羅愛愛)
몇 번이나 홀로 밤을 지냈던가?
임이 탄 수레 오는지 바라보네.
허리띠는 허리 두르고도 느슨하고
비녀는 머리에 비스듬히 꽂혔네.
幾當孤月夜
遙望七香車
羅帶因腰緩
金釵逐鬢斜
·옛 임이 돌아와 지은 시(因故人歸作詩)
소선익(蘇蟬翼)
갈 때는 그리도 빠르더니
올 때는 어찌 그리 느리던가요?
술 한 통 꾸어다 놓고서
십 년 애환 함께 풀고자 하네요.
郎去何太速
郎來何太遲
欲借一尊酒
共敘十年悲
·흉금을 털어놓으며(敍懷)
서월영(徐月英)
삼종을 잃어서 자주 눈물 흘리는데
이 몸 어찌 인륜의 관계 필요하리오.
비록 날마다 생황의 노래를 쫓지만
늘 소박한 아녀자 차림 흠모한다오.
爲失三從泣淚頻
此身何用處人倫
雖然日逐笙歌樂
長羨荊釵與布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