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함세덕은 <落花巖>에서 사치와 향락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는 의자왕과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신라의 밀정과 내통하는 임자, 역모를 꿈꾸는 둘째 왕자 태를 통해 백제 멸망 원인이 향락에 빠진 무능력한 왕과 백제 내부 분열에 있는 것으로 형상화했다. 성충, 흥수 등 충신과 의자왕의 셋째 아들 융(륭)이 백제를 살리고자 고군분투하는데도 결국 백제는 멸망한다. 이를 통해 내부 분열을 경계하고 망국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의 정서를 강화한다.
백제의 궁궐을 재현하는 등 무대를 압도하는 스펙터클, 시나라 왕비가 융(륭)을 독살하려다가 실패한 뒤 자살하는 장면과 융(륭)과 연희가 신라군에게 십자가형을 당하는 장면 등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장면, 애상적인 정조가 흐르는 음악, 고전적인 언어의 아름다움, 충신과 간신들 사이의 중심 갈등 속에 왕자 융(륭)을 둘러싼 애정 갈등을 용해한 극작술로 대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망국민의 설움을 드러내고 있다. 1940년 1월부터 4월까지 ≪조광≫ 에 실렸으며, 1944년 6월 현대극장에서 3막 4장으로 개작되어 안영일 연출로 공연되었다.
200자평
백제 멸망사를 통해 식민지 현실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망국의 비애를 담아 낸 작품이다. 한 나그네가 금강과 반월성의 폐허를 바라보며 이광수의 시 <사자수>를 나무에 새기는 프롤로그로 시작해 의자왕 재위 말년, 위기에 처한 백제가 나당연합군의 공격으로 멸망하기까지 그 과정을 4막으로 그려 내고 있다.
지은이
함세덕은 1915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났으며 인천에서 자라 서울 선린상업학교를 졸업했다. 1936년 ≪조선문학≫에 단막극 <산허구리>를 발표한 이후 1939년 단막극 <동승>으로 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제2회 연극경연대회에 참가했고, 1940년에 <해연>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됨으로써 정식 데뷔했다. 일제 말기에는 친일 연극을 다수 창작했다. 해방 직후에는 조선연극동맹에서 활동하면서 <기미년 삼 월 삼 일>, <고목>, <태백산맥> 등을 발표해 이 시기 대표적인 극작가로 확고히 자리 잡는다. 월북했다가 1950년 전쟁 중에 35세로 사망하기까지 10여 년 동안 번안과 각색을 포함해 장·단막 모두 24편을 발표했다. 대표작으로는 <동승>, <무의도 기행> 등이 있다.
차례
푸롤로-그
第一幕
第二幕
第三幕
第四幕
作者 附記
<落花巖>은
함세덕은
책속으로
어린 宮女: (絶壁 아래를 넘어다보고 氣怯을 해서 뒤로 물러스며) 언니, 아이 무서.
槿香: 치마로 얼골을 쌓렴.
어린 宮女: 이 치마는 상감마마께서 주신 치마야.
(槿香과 槿召奴 어린 宮女의 三 人 치마로 얼굴을 쌓고 물에다 몸을 던진다. 남어 있는 宮女들도 제각기 二三 人式 꼭 붓들고 물로 뛰여든다. 뒤ㅅ니어 山麓에서 이 光景을 보았나 보다. “같이 가자” “나도 죽겠다” 하며 宮女들 떼가 올라온다. 비바람은 점점 높하 가고 電光, 雷嗚의 騷夜에 四方에서 물로 뛰여드는 풍덩풍덩 하는 소래만이 悽慘이 들녀올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