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무대는 태안 지서 형사계 내부다. 서울에서 자원한 김 반장, 서울대 영문과 출신이자 시인 지망생인 김 형사, 태안 토박이 박 형사, 무술 9단인 조 형사 네 사람이 한 팀이 되어 수사를 벌이고 범인 추적과 수사 과정을 취재하는 박 기자와 김 형사를 짝사랑하는 다방 종업원 미스 김이 등장한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세 용의자가 등장하는데, 첫째 용의자는 과대망상증에 시달리는 정신질환자이고 둘째 용의자는 꿈속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 외에 다른 혐의점이 없다. 라디오에서 <레퀴엠>이 나올 때마다 범행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밝혀 낸 김 형사의 추적으로 셋째 용의자가 잡히지만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의 DNA가 용의자의 것과 다른 것으로 판명된다. 김 반장은 그 충격으로 쓰러지고, 수사팀은 해체된다.
강간 살인 사건에 대한 실제 수사 기록과 현지 취재, 끔찍한 슬라이드 자료들이 사실성을 부여하며, 잔혹한 소재가 범인 탐색이라는 추리 서사 구성과 맞물려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형사들의 입담과 범인의 주변 인물들이 보이는 반응은 웃음을 유발하고 미스 김의 짝사랑 등이 살인사건 수사와 맞물리면서 긴장을 이완하며 다양하고 복합적인 인간 군상을 보여 주는 데 기여한다.
김광림 연출로 1996년 2월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해, 제20회 서울연극제에서 작품상, 연기상, 인기상을 수상했다. 1997년에 세계연극제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되었으며, 1998년에는 제16회 전국연극제에서 장려상, 제33회 백상예술대상 희곡상과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다.
200자평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진실의 모호함이라는 인식론적 주제를 다룬 작품이다. 1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은이
김광림은 1952년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대학원에서 연극학을 전공했다. 극단 연우무대와 극단 우투리의 예술감독, 서울공연예술제 예술감독 등을 지냈다. 놀이의 여러 형식을 연극적으로 표현하고, 자유로운 형식과 실험정신이 충만한 작품을 다수 창작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교수다. 대표작에 <사랑을 찾아서>, <집>, <날 보러와요>, <우리나라 우투리>, <홍동지놀이> 등이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 춤추는 악령 1
2. 공원 벤치에서
3. 파티
4. 신문 1
5. 혼자 마음
6. 모차르트와 무모증
7. 거래
8. 붉은색의 심리학
9. 지킬 박사와 하이드
10. 신문 2
11. 사랑 체포
12. 사표
13. 범죄와의 전쟁
14. 춤추는 악령 2
15. 이럴 수가
16. 삶의 한 장면
17. 신문 3
18. 악령은 살아 있다
19. 언젠가는
<날 보러 와요>는
김광림은
책속으로
박 기자: 어디엔가 범인은 있어요. 분명히. 그러니까 잡을 수 있어요, 언젠가는. 범인이 잡히면 전 이 얘기를 책으로 쓸 거예요.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그러니까 빨리 나으셔야 돼요. 아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