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가 쓰는 나의 책”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나만의 이야기를 써넣을 수 있는 책이다. 무작정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힘든 독자들을 위해 이 책은 나, 가족, 친구, 세계, 학교생활, 사랑, 일 등의 7개 영역에 대해 114개의 질문을 제시해주고 있다. 하나하나 답해가는 가운데 나만의 자서전을 완성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질문들은 때로는 꼭 집어서, 때로는 미소가 번지도록, 때로는 마음 한구석이 멍하도록 만들면서 나의 삶의 한 순간을 가리키고 있다.
이 책의 쓰임새는 여러 가지이다. 먼저 ‘나’자신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 쓸 수 있다. 다 채운 후에는 잘 두었다가, 정말로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픈 이에게 선물을 해도 좋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아니면 아들 딸을 위한 가장 훌륭한 선물이 될 것이다. 아니면 거꾸로 내가 진정 사랑하는 이에게 당신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청하며, 넌지시 빈 책을 건네주어도 좋겠다.
미국에 자서전이 많이 나와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는 문화가 어색하다. 이 책을 계기로 다양한 연령층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자서전 쓰기를 도와주는 책들이 출판되어 새로운 문화가 싹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을 기획하고 만든 학습생활연구회는 서울대대학원에서 평생교육을 전공한 이들이 함께 만든 연구모임이다. 어쩌면 인터넷에 회자되는 백문백답의 아류로 비슷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주고 싶다는 필자들의 욕심은 조금은 색다른 구성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이 책은 빛의 속도로 달려가는 디지털 시대에,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한번쯤 멈춰 서서 돌아볼 것을 권유한다. 익숙한 키보드 대신 펜을 들고 여백을 찬찬히 채워가는 동안, 독자들은 지난날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먼 훗날의 자신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200자평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해 가장 잘 모르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사는게 답답하고, 어쩐지 나란 사람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우리는 나란 사람이 과연 어찌하여 지금의 내가 되었는지 따져보고 싶어진다. 바로 그럴 때, 나의 이야기를 더듬어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소박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펼쳐보면 독자들은 아마도 “어 이게 책이야?”라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책이 독자들의 이야기가 아닌 글 쓰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이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인용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익숙해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책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