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연주의 작가로 친숙한 모파상은 환상문학 또한 수편 남겼다. 그의 환상문학은 귀신이나 악마, 뱀파이어가 아니라 주인 잃은 개, 머리카락, 거실 같은 일상적인 것들을 소재로 삼는다. 늘 주변에 있고, 그래서 익숙한 것들이 불러일으키는 공포와 불안이 모파상 환상문학의 특징이다.
<오를라>는 그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모파상은 이 작품을 두 차례 다른 버전으로 발표했다. 첫 버전은 주인공 남자의 독백으로, 둘째 버전은 여기에 다른 사건을 보강해 일기 형식으로 발표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다.
<물 위에서>는 늘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하던 센 강이 어느 날 섬뜩한 공포의 장소로 돌변하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마드무아젤 코코트>는 주인 잃은 암캐를 거둔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 밖에 <유령>과 <머리카락>, <그 남자?>를 수록했다. 모두 모파상 환상문학의 특징을 잘 드러낸 단편이다.
200자평
모파상이 남긴 환상 단편 가운데 대표작 8편을 수록했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재가 불러일으키는 공포와 불안이 만들어 낸 모파상의 환상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지은이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은 1850년 8월 5일 노르망디 지방에서 태어났다. 1875년 지역 신문에 단편 <박제된 손>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880년 발표한 중편 <비곗덩어리>를 통해 작가로 널리 인정받게 된다. 1880∼1890년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부와 명성을 쌓는다. 1877년 감염된 매독균이 온몸에 퍼지면서 1880년경 시력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1891년 시력장애가 더욱 심해져서 더 이상 작업을 계속하기 힘들어졌고, 자주 환영에 시달렸다. 건강 악화로 1892년 휴양차 니스에 머문다. 니스에서 자살을 시도한 일로 파리에 있는 블랑슈 박사의 병원에 입원한다. 1893년 7월 6일 이 병원에서 사망한다.
옮긴이
노영란은 서울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파리 8대학에서 조리스 카를 위스망스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파리 3대학에서 쥘리앵 그라크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쥘리앵 그라크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을 썼고, ≪악마, 천년의 역사≫와 ≪쾌락의 역사≫(지식을만드는지식)를 번역했다. 현재 서울여자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차례
어느 미치광이의 편지
오를라(1886년, 첫 판본)
오를라(1887년 판본)
물 위에서
유령
마드무아젤 코코트
머리카락
그 남자?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눈은 우리 인간의 크기에 비례해서 중간 정도 되는 크기의 것들을 보게 해 줍니다. 그래서 어떤 것들에는 ‘크다’라는 단어를, 그리고 어떤 것들에는 ‘작다’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 거죠. 왜냐하면 우리 눈의 약점 때문에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것은 인지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거의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고, 세상의 거의 전부가 인간에게 감추어진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우주 공간에 있는 별이나 물방울 속에 사는 미세 생물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오를라>, ≪모파상 환상 단편집≫ 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