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이언스픽션은 19세기 말 과학 기술이 그 어떤 테크놀로지보다 중요해진 시점에 탄생했다. 인간의 피조물인 프랑켄슈타인과 로봇 마리아, 기계 몸과 인공지능부터 인식론을 반영하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테크노필리아와 테크노포비아까지, 그 시작과 함께 탐구된 다양한 테마들이 존재한다. 21세기 컴퓨터그래픽스 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상상의 존재들을 더 사실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게 되었다. 사이언스픽션은 이제 슈퍼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 등의 장르와 결합하면서 가장 중요한 문화 연구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은 인간과 기계의 모습이 미래에 어떻게 변화할지를 사유하게 하는 매개로서 사이언스픽션을 살펴본다.
지은이
이수진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다.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치고, 프랑스 파리8대학 불어불문학에서 이미지 기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원 연구교수, 서강대학교 프랑스문화학과 연구교수를 지냈다. 기호학, 영화, 사이언스픽션, 테크놀로지 인문학 연구의 크로스오버를 도모하고 있다. 저서로 『크리스티앙 메츠』(2016), 『기호와 기호 사이, 이미지들 너머』(2013), Transhumanités(2013), 『디지털 시대의 컨버전스』(2011), 『인간과 포스트휴머니즘』(공저, 2013)이 있고, 역서는 『영화의 의미작용에 관한 에세이』(2011), 『상상적 기표』(2009) 등이 있다. 최근 논문으로 “Une possibilitédes études sémiotiques de transhumanité”(2016), “사이언스 픽션 <에이리언> 영화와 게임의 비교 연구ᐨ매체에 따른 물리적 메커니즘과 참여 주체를 중심으로”(2015), “사이언스픽션의 마음에 대한 영화적 컨벤션”(2014) 등이 있다.
차례
01 사이언스픽션의 탄생
02 고전적 SF와 현대적 SF
03 컴퓨터그래픽스와 사이언스픽션
04 사이언스픽션의 존재들: 인간(휴먼), 트랜스휴먼, 포스트휴먼
05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인문학의 성찰
06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테크놀로지
07 가상현실과 가상의 몸
08 사이언스픽션의 미래 예측
09 체화된 마음에 대한 옹호
10 인간과 기술의 공생 가능성
책속으로
새로운 현상을 접하는 첫 대면의 순간에 느끼는 당황스러움을 얼마큼 오래 지속시킬 것인가? 고전적 SF라면 그 당황스러움을 빨리 없애 안정적 단계로 접어들게 만들고 따라서 질서를 유지하고 기존 체계 속으로 편입시켜 버린다.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이전으로 돌아간다. 현대적 SF라면 그 당황스러움이 기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도록,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 사유를 확장시키는 생산적 활동이 되게끔 만든다. 그 일로 인해 달라지는 것이다.
“고전적 SF와 현대적 SF” 중에서
현재 인류의 몸을 불완전한 상태, 발전되어야 하는 상태로 규정하는 입장은 일반적으로 테크놀로지에 기대어 향상(enhancement)을 주장한다. 사이언스픽션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주인공의 몸은 어떻게 이미지와 사운드로 재현되는가에 따라 함축 의미가 결정된다. 이를 내포 혹은 코노테이션(connotation)이라 지칭한다. 관객이 표면적으로 인지하는 몸은 내러티브 맥락 속에서 다른 요소들과 연결되면서 종종 ‘향상’의 이데올로기를 잠재적으로 포함한다.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테크놀로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