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평
세계는 지금 인구의 지속 증가와 도시화, 고도 과학기술에 따른 산업화로 ‘생명과 지속성(life and sustainability)’에 도전을 받고 있다. 이성적인 것, 합리적인 것, 과학적인 노력에 의해 장밋빛 미래를 꿈꾸어 왔던 인류는 최초로 자기 문명을 부정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볼 수 있다. 이제 21세기가 창조해야 할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은 ‘이성’과 ‘감성’이 공존할 수 있는 유기체적, 전일적, 일원적인 생태 중심 패러다임이다. 생명과 지속성을 담보하는 세계관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생태중심주의 세계관은 ‘녹색 성장(green growth)’을 통한 ‘생태 문명’의 창조를 추구한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근본 해석이 변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인간이 자연을 단순히 ‘물질’ 내지 ‘자원’으로 인식하고 소유와 지배, 자기 이익의 차원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물 그 자체의 존재 의지와 천부의 권리 확보라는 차원에서 만나야 한다.
지은이
박길용
세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이자 사단법인 한국녹색정책연구소 소장이다.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환경정책연구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독일 학술교류재단(DAAD) 초청 장학금으로 독일 슈파이어(Speyer)국립행정대학교 연구원, 튀빙엔(Tübingen)대학교 법학부 연구교수로 EU 및 독일 환경정책을 연구했고, 환경부 환경규제개혁추진단 위원, 한독사회과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공존의 역사짓기』(2012), 『현대 환경학: 정책·문명·생명사상』(2009), 역서로 『현대 환경사상의 기원』(2008) 등이 있고, 대표 논문으로 “한·독 비교 생태도시에 대한 연구(Eine Studie zur Stadtplanung einer Ecocity mit Schwerpunkt auf Vergleich zwischen Deutschland und Korea)”(2013)가 있다.
차례
01 생태계 질서와 공생 행복
02 생명의 존엄과 피조물의 복지
03 생명을 창조하는 청정 대기
04 창조적 물 관리와 인간 행복
05 자원 순환 사회에서 행복 자원
06 생태 도시와 치유 행복의 공명
07 토지 윤리와 안식의 행복
08 환경영향평가를 통한 예방 행복
09 행복을 가꾸는 지속 가능한 소비
10 생태 관광을 통한 치유 행복
책속으로
공유 행복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끊어진 생태계의 질서 원리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생태계의 파괴는 인간중심주의적 욕망의 표상이다. 생태계의 질서 회복은 우리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성찰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마음에는 욕심과 본심이 있다. 본심은 한마음이고 생태적, 유기체적 마음이다. 즉 공생의 마음이다. 이제 본심이 욕심의 자리로 돌아와야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 여기서 에코 담론의 영역을 개척한 노르웨이의 철학자 아르너 네스(Arne Naess)의 심층 생태론(deep ecology)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네스에게 철학은 지혜에 대한 철학이 아니라 행동에 관련된 지혜에 대한 사랑이다. 그에게 행동 없는 지혜에 대한 사랑과 지혜 없는 행동은 모두 무의미하다. 네스의 심층 생태론은 이기적인 개인과 포괄적인 혹은 확장된 자아를 서로 다른 것으로 구분한다. 그는 생태계 안의 모든 것이 자기를 실현할 권리를 지닌다는 생물평등주의(biological egalitarianism)를 주장했고, 포괄적이고 확장된 자아, 즉 큰 자아실현(self-realization)을 심층 생태론의 핵심적 체계라고 정의했다. 이는 생태 파괴문제를 자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영적인 접근, 즉 인간을 포함한 자연계의 유기체적 구조에 대한 인식에 인간정신과 같은 우주적 기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생태계 질서와 공생 행복’ 중에서
환경영향평가(EPA,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란 대규모 개발 사업이나 중요한 시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환경상의 악영향을 미리 예측, 분석하고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계획 과정의 일환이며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단이다. 즉 개발 사업을 수립, 시행하는 데 경제적·기술적 측면 이외에 환경과 생태적 측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해 환경 상태의 악화를 예방하는 정책 수단으로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이루어 쾌적한 삶의 환경을 조성·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환경영향평가는 인간의 ‘생명과 지속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사회적 정책 수단이라 할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를 통한 예방 행복’ 중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기본적으로 생태 보존과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이란 원칙 안에서 생태 관광의 대상 자원, 활동, 그 가치에 부합하도록 생태 관광을 ‘잘 보전된 자연 지역에서 자연과 문화를 감상하고 체험하되, 여행지 주민의 복지를 증진하고 자원의 보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행동하는 관광’이라 정의한다. 이처럼 오늘날의 생태 관광은 잘 보존된 자연 및 문화 자원을 대상으로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고 지역 사회 발전과 지역 주민의 복지에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이라는 원칙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생태 관광이 지니는 특성의 한계로 생태 관광지 개발이 생태 관광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생태 관광을 통한 치유 행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