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31년도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발표 당시에는 수준이 전작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었다. 퓰리처상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비평가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작가가 자신의 불륜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만 드러낸 작품이라는 평도 있었다.
작품의 배경은 19세기 마지막 날 앨리슨의 집이다. 앨리슨이 죽은 지 18년이 지난 시점에 그녀의 집이 외부인에게 팔려 헐린다는 소식을 듣고 대도시에서 신문기자 놀즈가 찾아온다. 그의 등장으로 가족들이 집안의 전통과 명예를 기키기 위해 숨겨 왔던 과거사가 하나씩 드러난다. “그녀의 시가 모두 출판되었느냐”는 기자의 마지막 질문이 앞으로 벌어질 갈등을 예고한다. 뜻밖에 앨리슨의 미발표 시들을 발견하게 된 가족들은 그녀가 평생 숨겨 왔던, 유부남과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솔직한 감정들을 뒤늦게 알고 시들을 세상에 내놓을지 말지를 놓고 갈등한다.
세간의 이목 때문에 사랑을 포기해야만 했던 앨리슨과 집안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자유와 결정권 문제를 다루었다. 앨리슨의 유고 시를 두고 갈등하는 과정에서 시인의 작품이 작가 개인의 것인지, 모두가 공유해야 할 공적인 재산인지의 문제도 대두된다.
200자평
1930년에 수전 글래스펠이 쓴 마지막 장막극으로 1931년 퓰리처상 수상 작품이다. 주인공 앨리슨은 죽은 지 18년이 된 시인으로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을 모델로 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시인이 부재하는 방에서 발견한 시를 통해 세상에 감춰졌던 그녀의 삶의 다른 면을 발견하며 그것을 자신들의 삶에 적용한다.
지은이
수전 글래스펠은 1876년 아이오와 주 대븐포트에서 태어났다. 여성의 2%만 대학에 가던 시절에 드레이크대학을 졸업했고 잠시 기자로 활동했다. 시카고대학원을 졸업한 후 유부남인 조지 크램 쿡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쿡이 이혼하자 그와 결혼했다. 둘은 프로빈스타운 플레이어스를 창단해 20세기 초 미국 연극을 이끌었다. 극단은 성공했고 다른 브로드웨이 극단의 경쟁을 유발했다. 상업성에 빠져 원래 정신이 희석되었다고 판단, 극단 운영을 중단하고 그리스로 떠난다. 쿡은 이곳에서 질병으로 사망했다. 글래스펠은 미국으로 돌아가 소설 창작에 전념했다. 1948년에 사망했다.
옮긴이
이형식은 경북대학교 문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문과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영문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학과영상학회 회장, 현대영미드라마학회 회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현대미국희곡론≫, ≪영화의 이해≫, ≪문학 텍스트에서 영화 텍스트로≫(공저), ≪미국 연극의 대안적 이해≫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미국영화/미국문화≫, ≪영화의 이론≫, ≪영화에 대해 생각하기≫, ≪숭배에서 강간까지: 영화에 나타난 여성상≫, ≪하드 바디≫ 등 다수가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막
제2막
제3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160쪽
스탠호프: (기계적으로) 새해 복…. (멀리서 마을의 종소리가 들리고 휘파람 소리와 축포 소리도 들린다. 그는 종소리를 들으며 방을 둘러본다. 그리고 엘사를 오랫동안 바라본다.) 네가 말한 것 때문이 아니야. 앤의 말 때문도 아니고. 그녀 때문이지. 그것은 간다. 가고 있어. 가 버렸어. 그녀는 작은 선물들을 만들기를 좋아했지. 그녀가 그녀의 세기에서 너의 세기로 선물을 하나 더 만들 수 있다면…. 그녀는 떠나지 않은 거야. 나머지는 너무…. 외로워. (그는 시들을 그녀에게 건네준다.) 엘사를 위해…. 앨리슨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