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에메체타의 ≪어머니의 꿈≫의 기본적인 구성은 간단하고 비교적 솔직하다. 주인공 누에고는 전통적인 이부자 마을에서 막강한 권력을 지닌 추장과 그의 아름답고 요염한 젊은 정부 사이에서 태어나지만 어머니는 얼마 안 가 목숨을 거둔다. 아버지의 보호 아래 자란 그녀는 많은 구혼자들이 있었으나 아버지는 우무이소 마을 출신의 아마토쿠라는 남성을 배우자로 선택하도록 한다. 그러나 결혼을 해도 아이가 생기지 않자 그는 다른 부인을 데려오고 그녀는 임신을 한다. 누에고는 그렇게 태어난 아이를 정성껏 돌보지만 남편의 학대로 그를 떠난다. 그러자 그녀의 아버지는 그의 딸을 위해 라고스에 사는 나이페라는 남성을 소개해 준다. 그는 몸이 비대하고 매력이 없는 인물로 지나치게 성적으로 욕심이 많으며, 특히 그가 유럽의 백인 고용주에게 아첨하는 모습이 그녀에게 거슬린다. 그녀는 담배와 성냥을 팔면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한다. 그녀도 곧 임신을 하게 되고 아들을 출산하여 삶이 즐겁기만 하지만, 곧 그 아이가 죽고 이에 실망한 누에고는 자살할 지경에까지 몰린다. 그러나 그녀는 회복을 하고 곧 다른 아이를 낳는다. 이 아이가 아들 오시아다.
제2차 세계대전이 다가오자 누에고는 행상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가기에 너무 힘든 상태가 되지만 남편 나이페는 일자리를 찾아 영국으로 떠나고 그녀는 임신한 채로 혼자 남아 셋째 아들 아딤을 출산한다. 나이페는 많은 돈을 벌어 돌아오지만 친형이 죽자 그의 아이들과 형수들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그의 형수 중 한 사람인 아다쿠는 딸까지 데리고 나이페의 후처가 되기 위해 오며, 나이페는 불어난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식민지 철도회사에서 잔디를 깎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형편이 된다. 그러자 누에고는 아다쿠를 미워하여 사이가 좋지 않게 된다. 그러다 누에고는 쌍둥이 딸을 출산하게 되고, 아다쿠는 남자 아이를 출산하지만 아이는 몇 주가 지나서 죽는다. 나이페는 영국 군대로 징집이 되어 그의 아내들을 스스로 살도록 버려둔 채 떠나고, 아다쿠는 음식 장사로 돈을 벌지만 생계가 해결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서 매춘부가 된다. 이렇게 해서 아다쿠는 사업 자금을 마련하지만 보수적인 누에고는 네 아이들과 함께 어렵게 살림을 꾸려간다. 마침내 나이페가 돌아오지만 군에서 모은 돈은 새로 얻은 아내인 오크포를 데려오는 데 모두 쓰고 만다. 누에고는 또 쌍둥이 딸을 출산하지만 아들에게만 모든 관심을 쏟아 여자 아이들은 소외된다. 이에 반하여 아들들은 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로 각각 떠난다. 나이페가 그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 집적거리는 요루바 청년의 가족을 공격한 죄로 감옥에 갇힌 후 누에고는 가족들로부터 법정에서 적절치 못한 증언을 해 나이페를 감옥에 가게 했다고 심한 질책을 받는다. 나이페는 곧 석방되지만 이부자로 돌아가 그곳에서 오크포와 함께 산다. 실망한 누에고는 몸이 쇠약해져 곧 목숨을 거둔다. 그녀의 아들들이 그녀의 장례를 위해 외국에서 돌아와 비석을 세우면서 소설의 막은 내린다.
이 간단한 구성의 이야기는 식민지 나이지리아에서 여성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과 식민주의가 미친 영향에 관해 분명한 시각을 전하고 있다.
에메체타는 전통적인 아프리카 사회에서 남성은 권위를 갖고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로 인식되는 가부장제를 비롯하여 중요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아프리카의 일부다처제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여성의 사회 발전에 대한 중요한 역할을 강조한다. 동시에 전통적인 아프리카 사회가 유럽의 절대적인 영향 아래서 자란 여성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부작용으로서 여성들이 사회에서 압박받고 소외되도록 부추겼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전한다. 궁극적으로 에메체타는 여성이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현대화된 식민지 사회와, 여성을 압박하는 전통적인 아프리카 사회 양쪽 모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끝까지 견지하고 있다.
200자평
≪어머니의 꿈≫은 확실히 부치 에메체타를 대변할 정도로 가장 폭넓게 읽히는 책이자 아프리카 여성 작가가 쓴 책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유럽인들에 의해서 저질러지는 식민지 아프리카 여성에 대한 압박을 중심 소재로 다루는 이 작품은 유럽의 식민주의에서 초래되는 인종과 성의 상호관계를 광범위하면서도 민감하게 다루고 있으며 독자들이 이를 수용하는 데도 별 어려움이 없는 그런 작품이다. 나아가서 아프리카에서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중요한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지은이
부치 에메체타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여성작가로서 1944년 라고스에서 태어나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다. 그녀는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전통적인 이보 사회의 신념을 지키면서 살도록 항상 관심을 가졌지만, 그녀가 태어나고 자랐던 이보에서 느꼈던 남성 중심 체제는 그녀 자신을 그 사회의 이방인으로 만들었다. 다시 말해서 유럽이 지배하는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그녀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교육에 투자했으며, 여성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처음부터 그녀의 야망은 실현되기에 많은 장애가 있었다. 심지어 고교 시절 담임선생님은 그녀가 지나친 야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죄로 폄하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요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16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결혼해 영국으로 떠난다. 그녀의 남편은 런던에서 공부를 하고,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에메체타는 남편을 따라온 런던에서 온갖 인종적인 편견으로 고통을 당하며 가난한 가운데 생활하게 된다. 그러나 22세에 남편과 이혼하고 런던에서 혼자 다섯 아이들을 키우면서 고학으로 학업을 지속해 사회학 학위를 받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1972년에 영국 저널 <뉴스테이츠맨>에 글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한 자리를 확보하게 된다. 같은 해에 그녀는 ≪도랑에서(In the Ditch)≫를 출판하면서 소설가로서 확실히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생활비까지 해결하면서 아프리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전문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 작품은 이혼을 한 후 다섯 아이들과 살기 위해 발버둥 치면서 고학하던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런던 사회의 인종적인 편견에 고통을 겪으면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그녀는 낙천주의적인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 전남편 프랜시스는 가부장적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그녀를 구타하고 무참히 학대했는데, 이 작품에는 남편으로부터 학대받는 여성의 고통스런 삶도 동시에 다루어지고 있다.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은 그녀의 경우 모든 사건은 여성적인 관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반식민주의 반란에 수만 명의 이보 여성들이 참가하여 영국의 식민주의가 몰고 온 불공정한 세금 수탈과 부패를 성토했다. 영국 정부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하여 50여 명의 여성들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있기도 했다. 이는 이보 사회에서 여성들의 정치적인 힘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대표작으로는 ≪Joys of Motherhood≫ 외에도 ≪In the Ditch≫, ≪Second-Class Citizen≫, ≪The Bride Price, Head Above Water≫, ≪The Slave Girl≫ 등이 있다.
옮긴이
김의락은 서울에서 출생하여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와 아칸소 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영작문 그리고 미국문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부산외국어대학교 영어대학 영미문학 교수로 재직했다. ≪경계를 넘는 새로운 글쓰기≫를 비롯하여 국내외적으로 시집, 평론 및 비평에 관련한 60여 권의 저서와 번역서를 가지고 있으며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어머니의 어머니
어머니의 첫 번째 충격
남자는 결코 추하지 않다
어머니의 투자
남자는 많은 여자가 필요하다
한 남편을 공유하는 부인들
똑똑한 아이들 어머니
여성의 정절
위대한 어머니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누에고의 사당에 자식을 갖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며 제사를 드렸지만 누에고는 한번도 그들의 소망을 들어주지 않았다. 전해지는 말로는 누에고가 사악한 여자였다는 것이다. 불쌍한 누에고, 그녀는 심지어 죽어서까지 결코 평화로운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어머니가 된다는 것의 기쁨은 자식들에게 가진 모든 것을 주는 데서 오는 기쁨이라고들 했다.
-<위대한 어머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