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싶은 에비대왕은 일곱째 딸이 태어나자 그 딸을 버리고, 버림받은 바리데기는 황천강 뱃사공 부부에게 길러진다. 이후 바리데기는 노부부를 공양하기 위해 장성한 아들 일곱을 둔 팔도꾼에게 시집간다. 한편 에비대왕은 저승사자가 찾아오자 백성의 목숨을 담보로 대를 이을 아들을 얻을 때까지 죽음을 연기한다. 왕권을 차지하려는 딸들의 싸움으로 국토는 분열되고 민심은 흉흉해지며, 대왕은 자신에게 신탁이 지목한 대로 아들을 낳아 줄 여자를 찾아낸다. 그녀가 과거 자신이 버렸던 바리데기였음이 밝혀지면서 에비대왕은 딸과 해후한다. 2002년 극단 인혁 제작, 이기도 연출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초연했다. 그해 서울공연예술제 작품상과 희곡상, 연기상, 미술상(의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부천 ‘극단 믈뫼’가 공연했고 2004년에 ‘한일 희곡 낭독 공연’을 통해 일본에 번역·소개되었다. 이 책에 실린 것은 초연 대본을 부분 수정한 2010년 판본이다.
200자평
고조선을 배경으로 총 15장으로 구성되었다. 전래 무속 설화인 ‘바리데기’ 설화를 바탕으로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과 그리스 비극에서 모티프를 차용해, 남아 선호와 가부장제, 분단 현실을 비판한 작품이다.
지은이
홍원기는 1959년 충북 중원군(충주시)에서 태어나 중학 시절부터 서울에서 살았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85년부터 ‘극단 목화’에서 단원(배우)으로 활동했으며 1989년에 ≪한국일본≫ 신춘문예에 희곡으로 당선한 뒤 연기와 극작을 함께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연한 창작 희곡에는 <천마도>, <고구려 블루스>, <진짜 신파극>, <고래섬>, <굴비는 맛이 좋다>, <장군각시>, <전설의 달밤>, <고요한 아침의 호텔>, <꽃이다> 등이 있다.
차례
일러두기
1. 황천강(黃泉江)
2. 궁(宮)
3. 팔도꾼의 집
4. 궁
5. 황천강
6. 나을신궁
7. 벌판
8. 팔도꾼의 집
9. 들녘
10. 마을 어귀
11. 성문 앞
12. 대장간
13. 궁
14. 나을신궁
15. 황천강
<에비대왕>은
홍원기는
책속으로
바리: 난 버리지 않지라… 아들이, 서방이, 에비가 나를 버렸어도. 저희가 날 버려도 내 속에는 저희들이 들어 있지요. 이 가슴에 이 배에… 그것들, 이 속에 차곡차곡 담아 두었다가 내 새끼로 또 낳을 것이오. 내가 그것들 에미요. 내가 그것들 낳고… 낳고… (신대 잡고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