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화의상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영화 속 캐틱터를 완성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물론 연기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그 연기에 개연성을 더해 주는 것은 의상이다. 의상은 캐릭터의 외형을 형성하며 내면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거나 함축한다. 그래서 영화의상은 곧 시각예술이며, 독립적인 영상 언어다. 이 책은 영화의상에 대한 국내 최초의 전문서다. 7년 전 초판이 나온 이후 영화의상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꾸준한 호평을 받은 교과서일 뿐 아니라 영화 현장의 실무 디자이너들에게도 현장을 이해하는 안내서로도 역할했다.
1993년 <세상 밖으로>로 영화 의상에 첫발 디딘 후 <살인의 추억> <분홍신> <루시드 드림> 등 50여 편의 필모그래피를 지닌 저자가 현장에서 몸소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이론과 방법을 전개한 후 실례를 보여줌으로써 영화의상 디자인 작업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개정판의 특징
초판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강했다. 특히 이 책의 핵심인 콘셉트 구상 부분은 새로운 자료를 추가해 다시 정리했다. 변화된 영화 작업 환경과 달라진 시스템도 반영했다. 그리고 디자이너가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조언을 더했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총 12장으로 이루어졌다. 1장에서는 영화의상에 대한 개념과 의미를 설명하고, 2장에서는 영화의상 디자인의 업무를 미리 이해할 수 있도록 영화의상 디자인의 개념과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3장부터 11장까지는 영화의상 디자인의 핵심적인 업무―콘셉트, 세부 디자인, 디자인의 구현, 프로덕션에서의 의상 디자인에 대한 창조적인 접근 방법과 체계적인 작업 방식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 부분에서는 특별히 저자가 1990년대 초반부터 참여했던 작품을 실례로 적용하여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12장에서는 영화의상 디자인 작업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세심하게 다루어 영화작업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영화의상 디자이너를 위한 팁(tip)으로 영화의상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조언과, 영화의상 디자이너가 참고할 만한 영화목록, 현재 활동 중인 영화의상 디자이너에 대한 정보 등도 수록했다.
200자평
7년 전 이 책은 대한민국 최초의 영화의상 디자인 전문서였다. 그리고 지금은 가장 최신의 정보를 담은 영화의상 전문서다. 영화의상 디자인의 개념은 물론 디자인 구상부터 구현, 촬영 현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까지 영화의상에 관한 모든 것을, 저자가 직접 참여한 영화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영화의상을 공부하는 학생과 현장에 몸담고 있는 디자이너에게 생생한 실무 정보를 준다.
지은이
김유선
의상 디자이너. 건국대학교 예술대학 의상 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의상을 전공하고 영화를 좋아하여 영화계에 입문했다. 데뷔작 <세상 밖으로>(1993)를 시작으로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 <오! 수정>(2000), <와니와 준하>(2001), <살인의 추억> (2003), <분홍신>(2005), <의뢰인>(2011), <남쪽으로 튀어>(2013), <카트>(2014), <좋은 친구들>(2014),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2015), <루시드 드림>(2017) 등 50여 편의 작품의 의상을 디자인했다.
영화의상 디자이너로서 작품을 분석하고 캐릭터를 이해하는 능력과 예리한 통찰력,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감각으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왔다. “영화의상은 캐릭터를 완성하는 시각예술이며 독립적인 영상언어다. 영화의상 디자이너는 인간을 이해하고 그 삶을 의상에 고스란히 담아내야 한다. 디테일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캐릭터에 진정성을 불어넣고, 예술적 측면으로 접근해 의상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영화의상에 대한 남다른 철학으로 자리를 지켜왔으며 언제나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창조적인 영화의상 디자인을 추구한다. 현재 영화의상팀 ‘씨네엔패션(CNF)’을 운영하며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한국 영화의상 분야가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저서로 15년간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의상 디자인의 개념과 방법을 체계적으로 서술한 『영화의상 디자인』(2009)과 『영화의상』(2013)이있다. 이 두 책은 우리나라 영화의상 분야 최초의 전문서적이다.
차례
개정판 머리말
머리말
감사의 글
01 영화의상에 대하여
영화의상은 무엇을 드러내는가
영화의상의 다양한 측면
02 영화의상 디자인 프로세스
영화의상 디자인의 개념
영화제작 시스템과 의상 디자인 프로세스
영화제작 시스템의상 디자인의 세부 과정
03 의상 디자인을 위한 작품 분석
시나리오 분석
등장인물 분석
04 콘셉트 구상
콘셉트의 의미와 중요성
의상 콘셉트를 위한 요소
콘셉트 방향
어떻게 콘셉트를 세울 것인가
장르별 의상 콘셉트 콘셉트 표현
05 프로덕션 디자인과 의상 콘셉트
의상과 프로덕션 디자인의 관계
의상과 프로덕션 디자인이 공유해야 할 것
공간과 의상
06 디자인 계획
세부 디자인 계획
의상 예산 계획
문서 작업
07 세부 디자인
색 디자인
스타일 디자인
개별 의상의 세부 디자인 요소
디자인의 표현
08 디자인의 구현
제작-만들기
선택-고르기
09 캐릭터 스타일링
조합-맞춰 보기
피팅-입어 보기
10 프로덕션에서의 의상 디자인
촬영 준비
촬영 현장에서의 의상 연출
촬영 현장 가이드
11 의상 디자인 마무리
정산
의상 정리
자료 정리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12 성공적인 디자인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프레젠테이션
커뮤니케이션
부록
의상 디자이너가 참고할 만한 영화 목록
영화의상 디자이너와 작품 목록
의상 콘셉트 PPT 실례
책속으로
시각예술로서의 영화의상은 거창한 의상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작품에서 충실하게 제 역할을 하는 한 모든 의상은 미장센의 구성 요소로서 충족된다. 주인공의 뒤에서 지나가는 행인이 입은 의상도 장면의 요소로서 의상이 갖는 시각예술적 요소로서 의미는 충분하다. <퐁네프의 연인들>(레오 카락스, 1991)에서 퐁네프다리 위의 남루한 연인의 의상은 그들의 처지를 대변한다. 빛바랜 색으로 물든 낡고 찌든 그들의 모습은 오래된 다리의 거친 질감과 채색 없이 채워진 혼탁한 화면 속으로 거침없이 빨려들어 간다. 퐁네프다리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기대앉은 모습을 그린 화면의 질감은 마치 인상주의 화폭을 연상하게 한다. 시각예술로서의 영화의상은 스크린을 보다 멋진 풍경으로 물들인다.
-‘01 영화의상에 대하여’ 중에서
디자인은 생각(idea)에서 출발하여 계획·설계(plan)하고, 생산·제작(production)하여 완성품·생산품·작품(product)까지 만들어 내는 복합적인 작업 행위다. 영화의상 디자인은 이러한 디자인의 작업 공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으로, 크게 ‘옷을 만드는–준비하는 작업’과 ‘옷을 표현-연출하는 작업’으로 나뉜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 개념 안에서 여러 과정으로 세분된다. 이것은 영화의 시스템 안에서 영화의상 디자인만의 독자적인 작업으로, 분석(analysis)-작품 분석, 생각-콘셉트(concept) 구상, 계획·설계-세부 디자인(detail design), 제작·선택(selection)-디자인 구현(realization), 조합(coordination)·피팅(fitting)-캐릭터 스타일링(character styling), 연출(direction)-촬영의상 연출(costume direction)과 같은 세부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02 영화의상 디자인 프로세스’ 중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나면 즉각 연상되는 단어들이 있다. 이것들은 작품과 인물에 주요하게 연관되어 있는 단어로 콘셉트의 방향을 잡아주는 열쇠가 된다. 키워드는 이야기에서 받은 느낌에서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다. 연상된 키워드는 작품에 대한 디자이너의 느낌을 함축한 것이며 곧바로 디자인 발상으로 이어진다. 키워드를 시각적인 이미지로 전환시킨 이미지는 콘셉트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자료가 된다. <살인의 추억>에서 의상 콘셉트를 세우기 위한 키워드는 ‘1980년대’, ‘농촌’, ‘늦가을’, ‘촌스러움’, ‘어두움’, ‘두려움’, ‘무서움’, ‘살인’, ‘빨강’이었다. 이러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의상 콘셉트를 구상했다. ‘농촌’, ‘늦가을’, ‘촌스러움’이라는 키워드는 1980년대의 농촌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는 사실주의 콘셉트, ‘어두움’, ‘두려움’, ‘무서움’이라는 키워드는 어두운 톤과 단조로운 색으로 일관된 색 콘셉트의 모티브가 되었다. 의상의 색 콘셉트는 살인 범행의 핵심 단서인 ‘빨강’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04 콘셉트 구상’ 중에서
근접한 인물 간의 균형과 불균형의 조합은 캐릭터를 설명하는 기능과 함께 시각적 측면의 기능을 유도한다. 이는 공간에 따라서도 계획되어야 한다. 인물과 인물, 인물과 공간이 조합을 통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시각 효과는 영화의상의 중요한 측면이다. (중략) <이터널 선샤인>(미셸 공드리, 2004)에서는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조엘과 클레멘타인의 모습이 불균형을 이루며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 밝고 활달하고 따뜻한 성격의 클레멘타인은 대사에 나오듯이 푸른 타락, 빨간 위협, 노란 열병, 녹색 혁명 등과 같은 선명한 원색으로 그녀를 표현한다. 그녀와는 정반대의 성격인 소심하고 말수가 적은 평범한 조엘은 그러한 캐릭터를 반영하는 어두운 무채색 계열의 단조로운 의상으로 클레멘타인과는 상반되게 표현되었다. 이렇듯 두 캐릭터는 의상의불균형을 통해 캐릭터의 불균형을 표현하고 있다. 또 어떤 장면에서는 둘이 공통적인 요소를 갖고 나온다. 클레멘타인의 손뜨개 머플러, 조엘의 체크 셔츠는 보라색이라는 공통 요소를 보여 주면서 둘의 감정이 다시 동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09 캐릭터 스타일링’ 중에서
추천글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살인의 추억>을 생각하면 항상 송강호가 입은 남방이,… 그 남방의 무늬들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옷과 그 무늬들은… 영화 속 박두만 형사 그 자체였고, 농촌이라는 공간과 한 데 어울렸으며, 1980년대의 공기를 은은하게 내뿜고 있었다. 이처럼 영화의상이라는 것은, 때로는 한 편의 영화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영화의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섬세하게 조목조목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영화의상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을 써낸 김유선 의상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마더>, <괴물>, <살인의 추억> 영화감독 봉준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한국영화는 어떤 옷을 입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국의 영화쟁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배우들에게 옷을 입히는지 그래서 영화가 얼마나 풍성해지는지 꼼꼼하게 쓰여 있다. 혼자만 몰래 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책이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영화감독, 청년필름 대표, 김조광수
영화미술이 영화의 배경이라면 영화의상은 그 배경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꽃은 캐릭터를 통해 피어나며, 그것은 배우 개인을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배우를 영화에 맞는 캐릭터로 변화시켜 주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풍부한 현장 경험이 현실감 있게 실려 있다. 영화의상뿐만 아니라 영화제작의 모든 단계를 설명해서 책을 읽고나면 마치 영화 한 작품을 같이 끝낸 느낌이 든다. 영화의상에 관심 있는 이에겐 그저 그런 이론서가 아닌 훌륭한 경험서가 될 것이다.
<핸드폰>, <가발>, <번지점프를 하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장춘섭
영화의상은 캐릭터의 첫인상이다. <화산고>라는 작품으로 연기를 시작하면서 영화의상인 교복을 처음 입었을 때의 설렘이 아직도 생생하다. 신민아라는 배우의 첫인상은 아마도 <화산고>에서의 교복 입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에 영화를 추억할 때 배우의 표정이나 대사보다 훨씬 먼저 배우가 입었던 의상을 떠올리게 될 때도 있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에서 한 달여간 제주와 전라도를 돌며 작업했던 추억과 함께 책에 담겨 있을 의상팀의 열정과 노력도 기억하며, 이 책이 배우들에게도 소중한 자료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연기하면서 만나게 될 다양한 영화의상을 기대해 보면서 이
책을 읽고 싶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키친>, <고고70> 배우 신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