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평
외국어를 배울 때는 목적과 동기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학습 방법이나 학습의 지속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외국어 몰입교육은 우리가 외국어를 왜 배우는가라는 근원적 문제를 짚어 준다. 이전까지 외국어 몰입교육은 단기 집중 외국어 학습, 외국어로만 외국어 배우기 등으로 간주되거나 외국에서 그 나라 언어만 쓰면서 살아남기 같은 모험이나 탐험기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어 몰입교육이란 특정 언어와 문화에 관심을 가진 학습자들에게 그 언어를 사용하는 언어공동체를 통해 학습자의 수준과 관심에 따라 선별된 내용을 해당 언어로 교육하는 체계다. 동시에 언어, 문화, 공동체를 기본 개념으로 자신이 속한 사회를 이해해 나가는 학습 방식이기도 하다.
지은이
조영미
타이완 원짜오외국어대학교(文藻外語大學校) 일본어학과 조교수다. 가톨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외국어로서 한국어교육 전공에서 석사를, 가톨릭대학교 한국어교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외국어 교육과 문화 교육, 그리고 학습자의 외국어 학습 동기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다. 대표적인 외국어 몰입교육 기관인 미국 콘코디아언어마을의 한국어마을에서 근무했고,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강의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문화연수원의 한국어 강사와 가톨릭대학교 한국어교육센터 전문연구원을 역임했다. KBS월드의 한류를 통한 한국어교육 방송 프로그램 <두근두근 한국어> 시즌 2와 3을 맡았다. 저서로 Simple Korean(공저, 2015), Korean Verbs and Adjectives for the Beginners(공저, 2015), 『내겐 너무 매운 한국』(공저, 2006), 역서로 『그곳에 가면 언어가 된다』(2008)가 있다.
차례
01 몰입교육의 개념
02 몰입교육의 사례
03 목표 언어와 목표 문화
04 몰입교육과 다문화 사회
05 해외에서의 한국어 몰입교육
06 몰입학습의 요소 1: 관심과 용기
07 몰입학습의 요소 2: 내용 중심 학습
08 몰입학습의 요소 3: 형식 중심 학습
09 몰입학습의 요소 4: 공동체 중심 학습
10 몰입학습의 실현
책속으로
몰입교육은 특화된 목표 언어 문화 교육의 체계로, 이를 운영,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문화된 교사와 교재, 그리고 평가 방법,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해 지역사회 구성원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몰입교육을 표방한 교육 기관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학습자 스스로 몰입교육의 주요 원리를 외국어 학습에 좀 더 적용하고자 한다면, 학습이 이루어지는 장소 자체가 큰 문제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외국어 학습과 의사소통” 중에서
비고츠키(Vygotsky, 1978)는 언어는 의미와 기호와의 자의적인 결합으로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새롭게 재구성되고 창조된다고 주장했다. 학습자들이 목표 언어를 학습할 때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면서 목표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언어는 고정적인 대상이 아니며 사회 공동체 내에서 끊임없는 재구성이 이루어지는데 학습자가 이렇게 언어를 내재화하는 과정이 바로 학습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목표 언어와 목표 문화” 중에서
사실 외국어 학습 포기란 멀쩡한 성인이 멀쩡하지 않은 대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해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 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목표 언어 학습의 성공은 자신이 바보 같아 보이는 그 순간을 매번 맞닥뜨리는 데서 찾아온다. 부끄러워서 말을 하지 못한다면, 영영 말을 배울 수 없을 것이니 말이다. 어린아이가 말을 처음 할 때에는 틀릴까봐 걱정하면서 한두 단어씩 발화를 하지 않는다.
“몰입학습의 요소 1: 관심과 용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