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근대 유럽의 정신적 지주라고 볼 수 있는 17세기 말과 18세기 초에 걸친 지적·사상적 흐름을 개관한 책이다. 비교적 온건한 보통 사람들의 사고보다는 논쟁적이고, 가차 없는 지성의 소유자들, 다시 말해 소위 합리주의적 철학자들을 주로 다루는 이 책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쟁점이 된 시대 의식을 주로 다루고 있다. 물론 그는 문제의 해결을 보여 주지 않는다. 와해된 시대의 후예들은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질서를 회복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질서에서 멀어지게 할 뿐이었으며, 엄밀히 말하자면 사상과 의식의 문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또는 우리는 폴 아자르의 이 책을 반론이나 비판서로 볼 수도 없다. 이 책은 차라리 고대 세계의 붕괴에 관한 묘사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그 붕괴를 조사하기 위해서 그는 정확한 사실들을 수집하고 분석하고 정리하는 데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의 역사에서 많은 것을 빌려 오면서도 유럽이라는 큰 덩어리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이 책을 이끌어 갔다. 말하자면 그는 방대한 문학적 지식과 비교 문화적 지식에 의지해 유럽을 총체적으로 관찰하고 기술했다. 물론 그의 방법이 전적으로 독창적인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는 비교적 자주 랑송에 의지해, 랑송의 연구 결과를 원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밀림의 유럽’을 한눈에 굽어보게 한 작가도 일찍이 없었다. 그는 방대한 자료의 그 시대를, 그래서 아직 아무도 감히 탐험 길에 오르지 않은 밀림을 용케도 헤쳐 나갔으며, 그 결과를 한 장의 지도로 작성해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
200자평
유럽의 정신적인 지주라고 볼 수 있는 17세기 말과 18세기 초에 걸친 지적·사상적 흐름을 개관한 이 책은 출판 직후 프랑스에서 선풍적인 호응을 얻었다. 폴 아자르의 참신한 관점이 우선 세인의 주목을 받을 만한 것이었지만, 방대한 작업을 담담하게 헤쳐 나가는 그의 태도 또한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방대한 문학적 지식과 비교 문화적 지식을 바탕으로 유럽을 총체적으로 관찰·기술했다.
지은이
폴 아자르(Paul Hazard, 1878∼1944)는 파리 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아카데미 회원이었다. 저서로는 ≪프랑스 혁명과 이탈리아 문학≫(1910), 이 책에서 번역한 ≪유럽 의식의 위기≫(1935), ≪18세기 유럽의 사상≫(1946) 등이 있다. 저서들의 제목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는 특히 18세기 문학과 사상사에 주요한 업적을 남겼다. 폴 아자르의 역사를 바라보는 참신한 관점은 세인의 주목을 받을 만한 것이었으며, 방대한 작업을 담담하게 헤쳐 나가는 그의 태도 또한 새로운 것이었다. 그가 독특한 점은 저술을 할 때마다 프랑스의 역사에서 많은 것을 빌려 오면서도 유럽이라는 큰 덩어리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기술을 이끌어 갔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그는 방대한 문학적 지식과 비교 문화적 지식에 의지해 유럽을 총체적으로 관찰하고 기술하는 문화사가였다.
옮긴이
조한경은 서울대에서 문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북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암재단의 지원으로 프랑스 리옹 3대학에서, 학술 재단의 지원으로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연구 기간을 가졌다. 한국어의 프랑스어 번역으로는 ≪열두 띠 이야기≫, ≪쥐돌이는 화가≫, 프랑스어의 한국어 번역으로는 ≪저주의 몫≫, ≪종교이론≫, ≪에로티즘의 역사≫, ≪미덕에 관한 철학적 에세이≫, ≪소수집단의 문학을 위하여≫, ≪비평과 의식≫, ≪에로티즘≫, ≪초현실주의≫ 등이 있고 저서로는 ≪변혁의 시대와 문학≫, ≪서양문예사조≫, ≪한국어 한자ᐨ불어 사전≫, ≪라모의 조카≫, ≪프랑스 현대문학의 이해≫ 등이 있다. 논문은 <절대인간 사드ᐨ부정의 극단, 극단의 부정>, <미술비평가 디드로와 비평적 태도>, <바타유와 에로티즘>, <리베르탱 소설연구 : 에로티즘 또는 허무주의 철학> 등 다수가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서문
1부 위대한 심리적 변화
1장 안정에서 변화로
2장 고대에서 근대로
3장 남부에서 북부로
4장 이단
5장 피에르 벨
2부 전통 신앙과의 대적
1장 합리주의자들
2장 기적의 부정, 혜성, 신탁, 그리고 마법사들
3장 리샤르 시몽과 성서 주석
4장 보쉬에의 투쟁
5장 라이프니츠와 교회 통합의 실패
3부 재건의 시도
1장 로크의 경험주의
2장 이신론과 자연종교
3장 자연권
4장 사회적 도덕
5장 지상의 행복
6장 과학과 진보
7장 새로운 인간의 전형을 찾아서
4부 상상력과 감성
1장 시 부재의 시대
2장 삶의 정경
3장 눈물과 웃음, 오페라의 승리
4장 국민적 요소, 대중적 요소, 본능적 요소
5장 불안의 심리학, 감정의 미학, 실제의 형이상학, 새로운 과학
6장 열성 신도들
결론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그 방대한 물결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밀렸다가 부서지고, 부서지는가 싶으면 다시 합해져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새로운 규칙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사상의 체계들을 바라보면서, 결코 어떤 난관에도 비틀거리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멀고 먼 등대를 향해 꿋꿋이 항해하던 우리의 형제들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피나는 항해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찬사와 연민이 뒤섞인 어떤 스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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