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시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11명의 동시인과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4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시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를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200자평
일반 동시뿐 아니라 장동시, 얘기동시, 사진과 함께 보는 시 등 다양하게 시적 양식을 실험해 1950∼1960년대 한국 동시문학 장르 확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한 시인 이종기의 대표작 선집이다. 이 책에는 <바다의 노래>, <꽃을 꺾어 바치면서> 등 그의 대표 동시 10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지은이
이종기는 1929년 경상북도 영천에서 태어났다. 호는 포운(抱雲)이다. 초등학교 교사, 교육청 아동문화연구실, 신문사 문화부 기자, 아동잡지 편집위원, 출판사의 편집기획 등의 일을 거치면서 동시, 동화, 번역, 전기, 논설, 역사물 등 많은 분야의 다양한 글을 썼다. 1949년 ≪어린이 나라≫ 11월 호에 동시 <가을>을 발표했다. 1953년부터 ≪소년세계≫를 주무대로 동시 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새벗≫에는 일반 동시뿐 아니라 장동시, 얘기동시, 사진과 함께 보는 시 등 다양하게 시적 양식을 실험했다. 1995년 타계했다.
엮은이
김용희는 동시인, 아동문학평론가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아동문학평론≫으로 평론 활동을 시작했으며, 쪽배 동인으로 동시조를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아동문학평론집 ≪동심의 숲에서 길 찾기≫, ≪디지털 시대의 아동문학≫, ≪옥중아, 너는 커서 뭐 할래≫(엮음), 동시조집 ≪실눈을 살짝 뜨고≫, 동시 이야기집 ≪짧은 동시 긴 생각1≫ 등이 있으며, 제9회 방정환문학상, 제18회 경희문학상, 제21회 한국아동문학상, 제1회 이재철아동문학평론상을 수상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객원교수,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부센터장, 계간 ≪아동문학평론≫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례
1부 호들기 불면
가을
호들기 불면
비 젖는 아이
아침
지금은 겨울
봄
더 큰 소리로
손
해 질 무렵
나무
봄
금붕어
푸른 잎 아래
송사리
불꽃 조개
별
봄날에
그리운 지구
달빛 속에서
약속
브라질로 가는 영이에게
햇빛과 바람
5월에
쫓겨난 별들
봄의 층층대
아카시아 꽃
초생달
늦은 봄·고목
난아의 그림책
바다의 노래
산이 있기 때문
난 아직도 출석부에 이름이 없어요
칠석
유모차
기러기
거리에 사는 아이의 노래
비누방울
파랑새
웅덩이
성에
2부 잃어버린 잔치
잃어버린 잔치
3부 옛 노래 부르면
달아
꽃을 꺾어 바치면서
공후의 노래
4부 하늘과 땅의 사랑
사람이 된 곰
햇님의 아들
흰 말의 선물
5부 벽화에 남은 모습
비석 남아 있는 곳
하늘
손님과 주인
씨름
사냥하는 무사
오색의 고리 무늬
이종기는
지은이 연보
엮은이 김용희는
책속으로
호들기 불면
호들기 부랴
호들기 니나니
호들기 부랴
꽃마을 소복이
잠기는 들판 위에
보리이랑 사이로
길은 하얀데
호들기 불어
호들기 니나니
호들기 불면
아지랑이 아름아름
혼자서 가는
하얀 길 그 길이 자꾸 흐려요
언니가 가 버린 길이 흐려요.
바다의 노래
맷돌,
맷돌 돌아서
흰 소금이 펑펑 쏟아져라. 그 맷돌은
아직 저 깊은 바다 속에 있을까?
귀 기울여 봐. 바다의 으르렁거림.
쉴 새 없이 맴도는 맷돌의 울렁임이
굽이굽이 밀려오는 바다의 잇발 되어,
여기 동해 바닷가의 바위 언덕, 저기
칠리의 백사장, 혹은 도우버해협의 흰
절벽을 갈고 있을까?
끝없는 힘의 출렁거림, 그 바다…
그러나,
바다는 우리들 목숨의 먼 본고향.
들끓는 땅덩이가 제 모습 다듬고, 유황 냄새 빽빽한 지구라는 천체에, 한 방울 물은 또 한 방울의 물에 얼려, 마침내 그득해진 원시적 그 바다에. 바다나리, 해파리, 암몬조개…
또 생각해 봐. 우리가 살던 그 바다를, 그 짭짤함을, 그 푸르름, 그 휘적거림을 생각해내 봐. 그러나
우린 땅으로 올라오고
바다는 멀어진 미지의 나라.
버리고 온 바다 앞에 나가면.
가없는 수평선 너머 부르는 소리.
“네가 오너라 나를 건너서 네가 오너라”
부르는 바다의 훨쩍한 소리 따라, 용기 있는 사나이들은 바다로 나아간다.
두려움과 죽음의 파도를 밟고 미지의 저편에 내 몸을 내던지면 한 치 한 치 열리는 바다의 길, 지구는 비로서 둥그렇게 이어지고…
보라!
바다는 오늘도
쉬지 않고 매질한다.
지구의 표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우리와 함께 있다.
사나운 바다의 매질을
견디고,
바다가 실어오는
침략의 힘과 겨뤄
내 귀한 조국을
지키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