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작품의 배경은 1920년대 모스크바다. 이 시기의 러시아는 스탈린의 독재 하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불가코프는 이 작품을 통해 소비에트 사회의 저류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부정부패를 폭로한다.
속물적인 35세의 미망인 여주인공 조이카의 아파트는 낮에는 평범한 의상실이지만, 밤마다 문란한 파티가 벌어진다. 몰락한 귀족이자, 조이카의 연인인 오볼리야니노프, 약삭빠른 사기꾼 아메치스토프, 하녀 마뉴시카를 두고 다투는 중국이민자 가졸린과 헤루빔 등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 우스꽝스럽고 기형적이다. 불가코프는 러시아 사회 전체를 상징하는 공간인 조이카의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다수의 민중을 위한 혁명이 결국은 또 다른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만들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의 원전은 ≪М.А. Булгаков. Собрание сочинений в пяти томах≫(Том третий. Москва: Художественная литература, 1990)이다. 원전의 내용이 많지 않아 발췌하지 않고 3막 전체를 완역했다.
200자평
20세기의 도스토옙스키라고 불리는 불가코프는 이미 장편소설 ≪거장과 마르가리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는 3막으로 구성된 이 희곡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속물적인 모습과 세태풍자를 통해 1920년대 소비에트의 시대적, 사회문화적 현상을 문학적으로 날카롭게 표현하고 있다.
지은이
미하일 아파나시예비치 불가코프는 1891년 5월 15일 키예프 신학교 교수 가정에서 키예프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로 근무했다. 혁명 후부터 모스크바에서 여러 신문과 잡지에서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주로 소비에트 정권에 비판적인 작품을 썼는데 그로 인해 스탈린 치하에서 그의 희곡 작품들은 여러 번 상연이 금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결국 그는 1930년 3월, 스탈린과 소비에트 정부에게 자신이 소련을 떠날 기회를 주거나 극장에서 생계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쓴다. 한 달 후에 스탈린은 불가코프에게 전화를 걸어 극장 일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준다. 그 후 불가코프는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조감독으로 일하게 되었지만, 그의 작품들을 출간할 수는 없었다.
1938년, 희곡 <바툼>이 스탈린이 중심인물이라는 이유로 상연 금지되자 그는 1929년에 집필을 시작했다가 중단했던 장편소설 ≪거장과 마르가리타(Мастер и Маргарита)≫를 다시 쓰기 시작한다. 이 작품의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불가코프는 1940년 2월에 작품을 탈고하고 한 달 후인 3월 10일 모스크바에서 숨을 거둔다. 그러나 이 소설은 출간되지 못하고 27년이 지난 1967년이 되어서야 출간될 수 있었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운명의 알들≫(1925), ≪개의 심장≫(1968), ≪백위군≫(1925), 희곡 <투르빈가의 나날들>(1926), <조이카의 아파트>(1926), <적자색 섬>(1927), <도주>(1928), <몰리에르에 대한 희곡>(1929), ≪거장과 마르가리타≫(1967) 등이 있다.
옮긴이
정막래는 1987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국비유학생으로 1996년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계명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러시아어 동사 사전≫(공저), ≪러시아어로 러시아 읽기≫(공저), ≪러시아어로 한국 읽기≫(공저), ≪노래로 배우는 러시아어≫(공저), ≪영화로 배우는 러시아어≫(공저), ≪만화영화로 배우는 러시아어≫(공저), ≪들으면서 배우는 러시아어≫(공저), ≪캠퍼스 투어 러시아어≫(공저), ≪성경으로 배우는 러시아어≫, ≪러시아어 토르플 학습서≫, ≪19세기 러시아문학으로 배우는 러시아어≫, ≪20세기 러시아문학으로 배우는 러시아어≫, ≪러시아 역사를 통한 문학 읽기≫, ≪영상을 통한 한반도와 러시아 기행≫, ≪한국 관광 러시아어≫(공저), ≪속담으로 배우는 러시아어≫(공저), ≪들으면서 익히는 러시아어 펜맨쉽≫, ≪쉽게 하는 러시아어 작문≫, ≪동화로 배우는 러시아어≫, ≪사랑아, 공부하자≫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고대 러시아 문학사≫, ≪끄르일로프 우화집≫, ≪달팽이 여자≫, ≪중세 러시아 문화≫, ≪최인훈의 희곡집≫, ≪러시아 민화집≫(공역),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뚜르게네프 중편선≫, ≪똘스또이 민화집≫(공역), ≪시로 된 뿌쉬낀 민화집≫(공역), ≪가련한 리자≫(공역), ≪러시아인들이 띄우는 사랑의 편지≫(공역) 등이 있으며, 편역서로 ≪러시아 역사인물 사전≫, ≪러시아 이름 사전≫(공편역), ≪러시아 성 사전≫(공편역) 등이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3막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조야: 그렇다고 어쩌겠어요, 울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내내 돈 이야기만 할 수도 없잖아요. 저는 당신에게 보여주는 것이 유쾌해요. 벼락부자들은 하녀들만도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모스크바에 있는 탁월한 취향을 지닌 정말 몇 안 되는 여성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