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편집의 멘토
1만 판 짜기. 30년을 편집에 몸담은 저자의 목표다. 그가 멘토로 나섰다. 언론진흥재단의 ‘지역주간신문 편집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2009, 2010년 신문사 12곳에서 함께 호흡하며 개선의 길을 찾았다. 신문사마다 인적 구성과 역할, 운영 여건이 달라 맞춤 멘토링이 필요했다. 때론 그들에게 배웠다. 이 책은 그러한 경험과 학습의 기록이다. 기사 전달이라는 목적 달성을 돕는 편집 지침서다.
지역의 신문
지역신문은 힘들다. 취재 인력이 부족하다. 주민은 일간지를 보려 한다. 그것도 이젠 대부분 인터넷으로 본다. 정체성을 찾는 일은 그래서 녹록지 않다. 책 곳곳엔 이 같은 현장의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저자는 “지역신문은 주민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네 아줌마 이야기를 1면에 싣고, ‘말랑말랑한’ 기사를 쓰자는 것. 사람을 말하는 신문, 사람이 보이는 신문을 지향하자는 것이다.
200자평
지역신문의 편집은 일간지의 그것과 크게 다르다. 지역신문은 지역민의 시선에서 편집되어야 한다. 이 책은 언론진흥재단 ‘지역주간신문 편집 멘토링 프로그램’ 후기다. 멘토링 사례와 함께 제목, 사진, 선, 글꼴 편집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지역신문은 이 책을 통해 지역색을 살리고, 독자의 관심을 끄는 편집을 할 수 있다.
지은이
차성진
편집기자들 사이에는 ‘판’이라고 하면 충분히 이해하는 단어가 있다. 두 개의 뜻이 있다. 그날 첫 인쇄된 신문을 초판이라 부르고 2판, 3판, …, 20판, … 식으로 판갈이(개판)를 한다. 같은 날짜로 발행되는 신문이지만 지역에 따라 배달되는 신문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내용이 달라진 신문을 ‘판’이라는 말로 구분한다. 다른 의미로 “오늘 몇 판 짰냐”고 물으면 편집기자가 편집한 지면 수를 말한다. 차성진은 1982년 3월에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해 편집기자 일을 했다. 1980년대 석간 일간신문의 중견 편집기자는 일주일에 10개 정도의 지면을 편집했다. 어느 날 “내가 평생 몇 개의 지면을 짜게 될까” 하는 물음 반, 기대 반을 갖게 되었다. 이후엔 이 생각으로 이 직업 세계에서 살았다. 1989년 11월 ≪매일경제≫를 그만둘 때까지, 1년간 국제부 근무를 제외하고, 편집기자로 일하면서 약 2800판을 편집했다. ≪매일경제≫ 시절엔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이 발행한 ≪언론노보≫ 편집을 하는 기회도 가졌다. 창간호부터 100호까지 매주 4개 또는 8개 지면을 짜고, 몇 차례의 언론사 노조 파업 땐 파업 특보를 편집했다. 언론노보에서 약 800판을 추가했다. ≪한겨레신문≫ 재직 11년 6개월 동안 순수하게 편집기자로 ‘판 수’를 올린 것은 7년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기간은 뉴미디어팀장, 편집부장, 제작국장, 기획실장으로 세월을 보내 ‘판 수’를 쌓지 못했다. 조간신문의 편집은 3교대 근무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편집기자가 ‘창작하는’ 지면은 그렇게 많지 않다. 7년 남짓한 편집기자 시절 약 2100개의 판을 추가했다. 2007년 8월에 ≪진주신문≫에 입사해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주간 12개 지면을 온전히 편집하게 되면서 판수 쌓기가 재개됐다. 2008년 말까지 약 800판을 추가했다. 2009년 4월 ≪평택시민신문≫ 편집주간으로 자리를 옮겨 역시 일주일에 12개 지면을 편집하면서 선거보도 특집이나 창간기념호 특집 등으로 판수를 빠르게 늘리게 되었다. 온전히 편집기자로 일한 기간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어쨌든 약 7900판을 올렸다. 잘 짰다고 자부심을 가질 만한 지면이 그리 많지 않고, 흔하디 흔한 편집상도 받지 못했지만 여전히 일주일에 12판, 1년이면 600판이 쌓여 간다. ≪한겨레신문≫ 시절 농담처럼 얘기했던 평생 1만 판 짜기가 현실이 돼 가고 있다. 편집 현장에서 3년 남짓 더 일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운도 뒤따라야 한다. 지금 일하고 있는 신문이 증면을 해서 목표 달성이 앞당겨졌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같이 일하는 기자들 가운데 편집을 배우는 사람이 생겨 내 일을 부분적으로 빼앗아 간다면 목표 달성 시기는 늦춰지겠지만 이 역시 바라는 바다. 건강에 문제가 없어야 목표를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 더불어 집안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아야 1만 판을 짜기까지 신문 현장에 있을 수 있다. 물론 그때까지 이 세상에서 종이신문이 사라지면 안 된다.
차례
머리말
01 지역주간신문에서 편집의 다양한 의미
신문편집(자), 너무 많은 뜻
편집디자인
컴퓨터로 신문을 만들게 되면서
디자인 vs 메이크업
기사 읽기와 제목 달기
취재 vs 편집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가치 판단으로서의 편집
큰 편집 vs 작은 편집
지역주간신문 편집국장이 보는 편집
모든 기자가 편집기자다
신문사 경영 vs 신문 만들기
그리고 또 다른 편집기자들
02 지역신문 지면, 무엇을 어떻게 바꿀까
독자는 신문과 어떻게 소통하나
지면 개선 제안 내용
먼저 여백을 통제하라
지면 규격과 인쇄 영역
본문 글꼴 운용
제목 글꼴 운용
선
면 머리
단수와 단의 넓이
제목의 형태
사진 쓰기
지면 구성(레이아웃)
낱 지면 편집과 종합 편집
사람 기사를 많이 쓰자
사람 기사를 돋보이게
연성 지면
지면 개선, 개편, 혁신 그리고 +α
편집회의
그리고 소소한 얘기들
03 신문 제목-어떻게 만들지? 어떻게 배우지
제목 멘토링은 쉽지 않아서
제목이 왜 중요하냐 하면
제목의 형식
신문 제목의 특성
문패
제목 달기
제목 붙이기
제목 뽑기
제목 고치기
제목 문법
빨간펜
04 지역신문의 미래와 기자의 삶
기자들은 계속 기자일 수 있을까?
지역신문은 중앙 일간지보다 오래간다?
어떤 신문이어야 하나? 어떤 편집이어야 하나?
기자들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부록 편집 멘토링 시작과 결과
멘토링 사업 발상과 준비
신문사별 멘토링 일정
멘토링 프로그램
지역주간신문 지면 개선 컨설팅 계획
멘토링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목표
신문사별 진행과 결과
진안신문 경산신문
자치안성신문 광양신문
시흥자치신문 성주신문
여수신문 서귀포신문
청양신문 태안신문
한산신문 거제신문
경남도민일보 평택시민신문
감사의 말
책속으로
신문사마다 사정이 다르니 이건 공유할 부분이고 이건 전문성을 존중할 부분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런 구분에 대해 서로 이해한다면 뉴스 생산과 뉴스 가공의 관계는 원활해지고 신문 지면도 조금은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_ “01 지역주간신문에서 편집의 다양한 의미” 중에서
‘어떤 모양의 지면’보다는 ‘어떤 기사로 채워진 지면’이 신문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지방자치단체의 홍보지인지 아니면 비판적 대안을 제시하는 신문인지 지역 독자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신문 지면의 모양이 아니라 거기에 담긴 기사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
_ “02 지역신문 지면, 무엇을 어떻게 바꿀까?” 중에서
모두 다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당위론만으론 제목 전문가를 키울 수 없다. 발행인일 수도, 편집국장일 수도 아니면 신입 기자일 수도 있는 미래의 제목 전문가(실제로 편집 전문가)를 ‘찍어서’ 컴퓨터 오퍼레이팅처럼 숙달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_ “03 신문 제목_ 어떻게 만들지, 어떻게 배우지?” 중에서
지역신문이 중앙신문에 비해 더 오래갈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예측의 근거는 무엇인가? 전문성이다. 전문 분야는? ‘지역’이다. 왜 지역이냐고? 어느 미디어건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미디어 수용자의 관심권 중심에 있다.
_ “04 지역신문의 미래와 기자의 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