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카덴자>는
세조의 왕위 찬탈을 소재로 정치 권력이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과 역사에 대해 책임을 묻는 작품이다. 4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에서 소재를 취하면서도 극을 시작할 때 객석에서 ‘여자 관객’을 무대로 불러올려 등장인물 역할을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착종시키고 허구와 현실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효과를 거둔다.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출품작으로, 1978년 9월 22∼27일까지 정진수 연출로 극단 민중극장이 쎄실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현화는 이 작품으로 제1회 서울극평가그룹상을 수상했다.
<산씻김>은
망자의 넋을 위로하고 정화해 주는 씻김굿을 차용해 폭력 때문에 분열된 개인이 결국 권력에 복종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1981년 9월 ≪현대문학≫에 <산씻김, 하나의 오보에를 위한 A>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이후 전집에 수록될 때에는 부제가 빠졌다. 1981년 10월 9일∼11월 8일 유덕형 연출로 드라마센터 소극장에서 초연했다.
200자평
이현화의 대표 희곡 두 편을 엮었다.
지은이
이현화는 1943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났다. 서울고를 거쳐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7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요한을 찾습니다>가 당선되면서 극작 활동을 시작했다. 친숙한 일상이 은폐하고 있는 낯설고 공포스러운 어떤 국면과 폭력 문제를 주로 다뤄 왔다. 1978년 제1회 서울극평가그룹상, 1979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했고, 1984년에는 대한민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0.917>, <카덴자>, <불가불가> 등이 있다.
차례
[카덴자]
나오는 사람
제1경
제2경
제3경
제4경
[산씻김]
나오는 사람
제1경
제2경
제3경
제4경
제5경
<카덴자>는
<산씻김>은
이현화는
책속으로
왕: 이에 부덕한 과인이 선왕과는 한 어머님을 모신 아우이고 또한 작은 공로가 있었기에, 과인이 아니면 이 어렵고 위태로운 상황을 진정시킬 길이 없다 하여, 드디어 대위를 과인에게 주시니, 굳게 사양하였으나, 이를 얻지 못하였고, 또한 종친과 대신들도 모두 이르기를 종사의 대계로 보아 의리상 사양할 수 없다고 하는지라, 필경 억지로 즉위하고, 주상을 높여 상왕으로 받들게 되었도다.
망나니들: 경하하오, 경하하오.
왕: 아! 외람되게도 중대한 부탁을 이어받으니 실상 두려운 걱정이 마음에 넘치는바, 실로 두렵고 삼가는 마음으로 경신(敬愼)의 치화(治化)를 넓히고자 하는 바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