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태평광기초(太平廣記鈔)》는 중국 명나라 문학자 풍몽룡(馮夢龍)이 북송 초에 이방(李昉) 등이 편찬한 고대 소설 모음집인 《태평광기》를 산정(刪定)한 것이다. 원전이 되는 《태평광기》는 송나라 이방이 한대(漢代)부터 북송 초에 이르는 소설 · 필기 · 야사 등의 전적에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들을 광범위하게 채록해, 총 500권에 6965조로 정리한 것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비춰 보이는 이야기 거울’이라는 부제가 말해 주는 것처럼 세상의 온갖 이야기를 다 담고 있다. 이 때문에 《태평광기》는 이후 역사서에 인용되기도 하고 후대의 문학 작품에도 영향을 주어 많은 파생 작품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 방대한 분량은 몇 가지 문제를 낳았다. 분량이 너무 많다 보니 인쇄도 쉽지 않고, 교정도 쉽지 않아 판본에 많은 오류가 발생했다. 더해서 독자들이 읽기에도 부담스러웠다. 풍몽룡은 《태평광기초》의 머리말인 〈소인(小引)〉에서 “옛사람은 고사를 인용할 때 출처를 기록하지 않았는데, 출처를 묻는 사람이 있으면 곧장 큰 소리로 ‘《태평광기》에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 권질이 방대해서 사람들이 열람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사람들을 속였던 것이다”라고 할 정도였다. 풍몽룡은 당시 부실한 《태평광기》 출판 상황을 개탄하면서 이대로 방치할 경우 독자들의 외면을 받아 결국 폐기될 것을 우려해, 보다 체계적이고 엄정하게 편집한 《태평광기》 선본을 간행하고자 했다. 이에 500권 92류(類)에 총 6965조의 고사가 수록되어 있던 《태평광기》 중 번잡하고 중복 수록된 고사를 삭제하고, 배치가 잘못된 것들을 정리해 전체 80권 82부(部)에 총 2584조의 고사로 편찬했다. 《태평광기》에 분리되어 수록되었던 고사를 《태평광기초》에서 병합한 고사가 400여 조이므로 실제로는 약 3000여 조의 고사가 수록되어 있는 셈이다.
《태평광기초》의 가장 큰 특징은 비주(批注)와 평어(評語)다. 비주는 지면의 상단 여백에 기록하는 미비(眉批), 고사의 원문 사이에 기록하는 협비(夾批)와 협주(夾注)가 있는데, 《태평광기초》에 기록된 미비는 1842개이고 협비와 협주는 269개다. 평어는 고사의 중간이나 말미에 해당 고사에 대한 풍몽룡 자신의 견해를 기록하거나 해당 고사와 관련된 다른 고사를 인용해 논평한 것으로 218개에 달한다. 미비는 특정한 대목에 풍몽룡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밖에 부류를 설명하거나 어려운 글자에 대한 독음과 뜻을 설명한 경우도 있다. 협비와 협주는 고사의 중간중간에 풍몽룡의 즉흥적인 느낌을 기록한 경우가 가장 많으며, 그 밖에 특정한 인물·명물·사건에 대해 설명한 경우도 있다. 평어는 풍몽룡의 이성적 사고, 도덕적 가치관, 역사 인식, 인정세태에 대한 감회 등이 잘 드러나 있다. 이러한 비주와 평어는 풍몽룡의 사상과 가치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해당 고사를 읽는 독자들의 보다 흥미로운 감상과 보다 정확한 이해를 돕는 아주 유용한 장치라고 하겠다.
이렇듯 《태평광기초》는 문학적으로는 물론이고 역사, 민속학적으로도 문헌적 가치가 무척 높은 필기 문헌이나,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아직 번역 성과가 없는 형편이다. 필기 문헌 전문 연구가인 연세대 김장환 교수는 세계 최초로 《태평광기초》를 번역, 교감, 주석해 완역 출간한다. 《태평광기초》의 원전 텍스트에 대한 보다 쉽고 정확한 이해를 토대로 삼아 이후 더욱 활발한 연구 성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200자평
《태평광기초(太平廣記鈔)》는 중국 고대 소설집 《태평광기》를 산정(刪定)한 것이다. 《태평광기》는 송나라 이방이 편찬한 설화집으로, 일명 ‘세상의 모든 것을 비춰 보이는 이야기 거울’이라고 한다. 전 500권의 이 방대한 이야기를 명나라 풍몽룡이 중복되는 것은 삭제하고 잘못 배치된 이야기는 정리해 80권으로 엮고 자신의 비평을 첨가한 책이 《태평광기초(太平廣記鈔)》다. 내용이 재미있을 뿐 아니라, 중국 고전 소설 비평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중국 필기문학의 전문가인 연세대 김장환 교수가 세계 최초로 번역해 소개한다. 14권에는 온갖 짐승을 다룬 권66 〈수부(獸部)〉부터 각종 수생 동물에 관한 내용을 담은 권70 〈수족부(水族部)〉까지를 수록했다.
엮은이
《태평광기초》를 평찬(評纂)한 풍몽룡(馮夢龍, 1574∼1646)은 중국 명나라 말의 문학자로, 자(字)는 유룡(猶龍)·공어(公魚)·자유(子猶)·이유(耳猶) 등이고, 호(號)는 향월거고곡산인(香月居顧曲散人)·고소사노(姑蘇詞奴)·오하사노(吳下詞奴)·전전거사(箋箋居士)·묵감재주인(墨憨齋主人)·전주주사(前周柱史)·녹천관주인(綠天官主人)·무원외사(茂苑外史)·평평각주인(平平閣主人) 등이다. 남직례(南直隸) 소주부(蘇州府) 장주현(長洲縣, 지금의 장쑤성 쑤저우시] 사람이다. 사대부 집안 출신으로 형 풍몽계(馮夢桂)와 동생 풍몽웅(馮夢熊)과 함께 “오하삼풍(吳下三馮)”으로 불렸다. 숭정(崇禎) 7년(1634)에 복건성(福建省) 수녕지현(壽寧知縣)을 지냈으며,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와 저술에 종사했다. 만년에는 반청(反淸) 운동에 가담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근심과 울분 속에서 죽었다.
그는 명나라 최고의 통속 문학자로, 소설로는 가장 유명한 의화본 소설(擬話本小說)인 삼언(三言), 즉 《유세명언(喻世明言)》·《경세통언(警世通言)》·《성세항언(醒世恒言)》을 비롯해 《태평광기초》·《평요전(平妖傳)》·《열국지(列國志)》·《정사유략(情史類略)》 등을 편찬했고, 희곡으로는 《묵감재정본전기(墨憨齋定本傳奇)》, 민가집으로는 《산가(山歌)》·《괘지아(掛枝兒)》, 산곡(散曲)으로는 《태하신주(太霞新奏)》, 소화집(笑話集)으로는 《소부(笑府)》, 필기로는 《고금담개(古今譚槪)》·《지낭(智囊)》 등을 편찬했다. 그의 저작은 대부분 민간 문학에 집중되어 있어서 통속 문학자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옮긴이
김장환(金長煥)은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세설신어연구(世說新語硏究)〉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위진남북조지인소설연구(魏晉南北朝志人小說硏究)〉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원대학교 중문과 교수, 미국 하버드 대학교 옌칭 연구소(Harvard-Yenching Institute) 객원교수(2004∼2005), 같은 대학교 페어뱅크 센터(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 객원교수(2011∼2012)를 지냈다. 전공 분야는 중국 문언 소설과 필기 문헌이다.
그동안 쓴 책으로 《중국 문학의 흐름》, 《중국 문학의 향기》, 《중국 문학의 향연》, 《중국 문언 단편 소설선》, 《유의경(劉義慶)과 세설신어(世說新語)》, 《위진세어 집석 연구(魏晉世語輯釋硏究)》, 《동아시아 이야기 보고의 탄생−태평광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중국 연극사》, 《중국 유서 개설(中國類書槪說)》, 《중국 역대 필기(中國歷代筆記)》, 《세상의 참신한 이야기−세설신어》(전 3권), 《세설신어보(世說新語補)》(전 4권), 《세설신어 성휘운분(世說新語姓彙韻分)》(전 3권), 《태평광기(太平廣記)》(전 21권), 《태평광기상절(太平廣記詳節)》(전 8권), 《봉신연의(封神演義)》(전 9권), 《당척언(唐摭言)》(전 2권), 《열선전(列仙傳)》, 《서경잡기(西京雜記)》, 《고사전(高士傳)》, 《어림(語林)》, 《곽자(郭子)》, 《속설(俗說)》, 《담수(談藪)》, 《소설(小說)》, 《계안록(啓顔錄)》, 《신선전(神仙傳)》, 《옥호빙(玉壺氷)》, 《열이전(列異傳)》, 《제해기(齊諧記)·속제해기(續齊諧記)》, 《선험기(宣驗記)》, 《술이기(述異記)》, 《소림(笑林)·투기(妬記)》, 《고금주(古今注)》, 《중화고금주(中華古今注)》, 《원혼지(寃魂志)》, 《이원(異苑)》, 《원화기(原化記)》, 《위진세어(魏晉世語)》, 《조야첨재(朝野僉載)》(전 2권), 《개원천보유사(開元天寶遺事)》, 《소씨문견록(邵氏聞見錄)》(전 2권) 등이 있으며, 중국 문언 소설과 필기 문헌에 관한 여러 편의 연구 논문이 있다.
차례
권66 수부(獸部)
축수(畜獸)
66-1(2128) 기이한 소(異牛)
66-2(2129) 죽우(竹牛)
66-3(2130) 대문(戴文)
66-4(2131) 하내태수 최 아무개(河內崔守)
66-5(2132) 주 목왕(周穆王)
66-6(2133) 한 문제(漢文帝)
66-7(2134) 수 문제(隋文帝)
66-8(2135) 춤추는 말(舞馬)
66-9(2136) 대종(代宗)
66-10(2137) 덕종(德宗)
66-11(2138) 속곤(續坤)
66-12(2139) 조홍(曹洪)
66-13(2140) 사마휴지(司馬休之)
66-14(2141) 모용외(慕容廆)
66-15(2142) 진숙보(秦叔寶)
66-16(2143) 송채(宋蔡)
66-17(2144) 명타(明駝)
66-18(2145) 수맥을 아는 낙타(知水脈)
66-19(2146) 바람처럼 빨리 달리는 낙타(風脚駝)
66-20(2147) 흰 낙타(白駱駝)
66-21(2148) 흰 노새(白騾)
66-22(2149) 황금 나귀(金驢)
66-23(2150) 월지국의 양(月氏羊)
66-24(2151) 효성스러운 양(孝羊)
66-25(2152) 화융(華隆)
66-26(2153) 양생(楊生)
66-27(2154) 장연(張然)
66-28(2155) 범익(范翊)
66-29(2156) 곽쇠(郭釗)
66-30(2157) 노언(盧言)
66-31(2158) 육기(陸機)
66-32(2159) 석현도(石玄度)
66-33(2160) 제경(齊瓊)
66-34(2161) 석종의(石從義)
66-35(2162) 원수를 갚은 개(報讎犬)
66-36(2163) 배도(裴度)
66-37(2164) 원계겸(袁繼謙)
66-38(2165) 연나라 재상(燕相)
66-39(2166) 진주의 백정(晉州屠兒)
66-40(2167) 고양이에 대한 잡설(猫雜說)
66-41(2168) 식초 파는 사람(賣醋人)
66-42(2169) 계서 등(磎鼠等)
66-43(2170) 쥐의 보답(鼠報)
66-44(2171) 치사미(郗士美)
야수(野獸)
66-45(2172) 호랑이에 대한 잡설(虎雜說)
66-46(2173) 진짜 호랑이(眞虎)
66-47(2174) 추이(酋耳)
66-48(2175) 상산의 길(商山路)
66-49(2176) 장갈충(張竭忠)
66-50(2177) 부황중(傅黃中)
66-51(2178) 주웅(周雄)
66-52(2179) 장준(張俊)
66-53(2180) 호랑이 부인(虎婦)
66-54(2181) 한 경제(漢景帝)
66-55(2182) 정암(丁巖)
66-56(2183) 사람을 돌봐 주는 호랑이(虎恤人)
66-57(2184) 충동(种僮)
66-58(2185) 이대가(李大可)
66-59(2186) 근자려(勤自勵)
66-60(2187) 노조(盧造)
66-61(2188) 진포(陳褒)
66-62(2189) 선주의 아이(宣州兒)
66-63(2190) 유씨 노인(劉老)
66-64(2191) 낭패(狼狽)
66-65(2192) 사자에 대한 잡설(獅雜說)
66-66(2193) 조 공(曹公)
66-67(2194) 후위 장제(後魏莊帝)
66-68(2195) 자로(子路)
66-69(2196) 코끼리에 대한 잡설(象雜說)
66-70(2197) 흰 코끼리(白象)
66-71(2198) 낭주의 막요(閬州莫徭)
66-72(2199) 안남의 사냥꾼(安南獵者)
66-73(2200) 이영(李嬰)
66-74(2201) 사슴에 대한 잡설(鹿雜說)
66-75(2202) 녹마(鹿馬)
66-76(2203) 토끼 귀신(兔鬼)
66-77(2204) 왕인유(王仁裕)
66-78(2205) 양우도(楊于度)
66-79(2206) 여우에 대한 잡설(狐雜說)
66-80(2207) 왕씨 노인(王老)
66-81(2208) 구미호와 청호(九尾狐·靑狐)
66-82(2209) 성성(猩猩)
66-83(2210) 과연(猓) ·6738
권67 곤충부(昆蟲部)
독충(毒蟲)
67-1(2211) 뱀에 대한 잡설(蛇雜說)
67-2(2212) 염사(蚺蛇)
67-3(2213) 염사의 쓸개(蚺蛇膽)
67-4(2214) 냉사(冷蛇)
67-5(2215) 신사(神蛇)
67-6(2216) 원한을 갚는 뱀(報寃蛇)
67-7(2217) 독사(毒蛇)
67-8(2218) 남사(藍蛇)
67-9(2219) 파사(巴蛇)
67-10(2220) 양두사(兩頭蛇)
67-11(2221) 등 아무개(鄧甲)
67-12(2222) 잠씨 노인(昝老)
67-13(2223) 근씨 노인(靳老)
67-14(2224) 장 기사(張騎士)
67-15(2225) 마령산(馬嶺山)
67-16(2226) 공도현의 노파(邛都老姥)
67-17(2227) 안륙 사람(安陸人)
67-18(2228) 서주 사람(舒州人)
67-19(2229) 가담(賈潭)
67-20(2230) 오공(蜈蚣)
67-21(2231) 역사(蜮射)
67-22(2232) 사슬과 수노(沙虱·水弩)
67-23(2233) 주부충(主簿蟲)
67-24(2234) 벽충(壁蟲)
67-25(2235) 사독(舍毒)
67-26(2236) 남해의 독충(南海毒蟲)
잡충(雜蟲)
67-27(2237) 곡식을 먹는 곤충(食穀蟲)
67-28(2238) 육지(肉芝)
67-29(2239) 박쥐(蝙蝠)
67-30(2240) 언정(蝘蜓)
67-31(2241) 사의(蛇醫)
67-32(2242) 거미(蜘蛛)
67-33(2243) 속살이게(寄居)
67-34(2244) 나나니벌(蠮螉)
67-35(2245) 전당(顚當)
67-36(2246) 조마(竈馬)
67-37(2247) 탁고(度古)
67-38(2248) 개미(蟻)
67-39(2249) 땅강아지(螻蛄)
67-40(2250) 사면령을 알린 파리(蠅赦)
67-41(2251) 윤주의 누각(潤州樓)
67-42(2252) 허물을 벗지 않은 매미(腹育)
67-43(2253) 등왕의 봉접도(滕王圖)
이충(異蟲)
67-44(2254) 사표(謝豹)
67-45(2255) 쇄거충(碎車蟲)
67-46(2256) 금귀자(金龜子)
67-47(2257) 피역(避役)
67-48(2258) 청부(靑蚨)
67-49(2259) 사부(砂俘)
67-50(2260) 낙룡(諾龍)
권68 용부(龍部)
용(龍) 1
68-1(2261) 용에 대한 잡설(龍雜說)
68-2(2262) 용을 팔다(賣龍)
68-3(2263) 진택의 동굴(震澤洞)
68-4(2264) 스님 현조(釋玄照)
68-5(2265) 장씨 노인(張老)
68-6(2266) 법희사의 토룡(法喜寺土龍)
68-7(2267) 위씨(韋氏)
68-8(2268) 사주의 흑하(沙州黑河)
68-9(2269) 자주의 용(資州龍)
68-10(2270) 공위(孔威)
68-11(2271) 용을 불태우다(燒龍)
68-12(2272) 용으로 변한 비녀(釵化龍)
68-13(2273) 유척담(遺尺潭)
68-14(2274) 위유(韋宥)
68-15(2275) 용으로 변한 고양이(猫化龍)
권69 용부(龍部)
용(龍) 2
69-1(2276) 이정(李靖)
69-2(2277) 주한(周邯)
69-3(2278) 화음현의 못(華陰湫)
69-4(2279) 영응전(靈應傳)
69-5(2280) 유의(柳毅)
69-6(2281) 유관사(劉貫詞)
69-7(2282) 허한양(許漢陽)
권70 수족부(水族部)
인족(鱗族)
70-1(2283) 교룡을 베다(伐蛟)
70-2(2284) 한 무제가 낚은 흰 교룡(漢武白蛟)
70-3(2285) 낙수의 아이(洛水竪子)
70-4(2286) 바다의 거대한 물고기(海大魚)
70-5(2287) 악어(鰐魚)
70-6(2288) 오여회(吳餘鱠)
70-7(2289) 석두어(石頭魚)
70-8(2290) 황랍어(黃臘魚)
70-9(2291) 오징어(烏賊)
70-10(2292) 횡공(橫公)
70-11(2293) 분부(奔䱐)
70-12(2294) 해인어(海人魚)
70-13(2295) 능어(鯪魚)
70-14(2296) 석반어(石斑魚)
70-15(2297) 예어(鯢魚)
70-16(2298) 녹자어(鹿子魚)
70-17(2299) 작어(䱜魚)
70-18(2300) 후이어(鯸鮧魚)
70-19(2301) 비목어(比目魚)
70-20(2302) 즉어(鯽魚)
70-21(2303) 적혼공(赤鯶公)
70-22(2304) 뇌혈어(雷穴魚)
70-23(2305) 적령 계곡(赤嶺溪)
70-24(2306) 몸에 글자가 적혀 있는 물고기(魚身有字)
개족(介族)
70-25(2307) 거대한 자라(巨鰲)
70-26(2308) 거북에 대한 잡설(龜雜說)
70-27(2309) 왕 거북(王者龜)
70-28(2310) 뱀을 물리친 거북(辟蛇龜)
70-29(2311) 성스러운 거북(聖龜)
70-30(2312) 고숭문(高崇文)
70-31(2313) 염거경(閻居敬)
70-32(2314) 게의 배 속에 있는 까끄라기(輸芒)
70-33(2315) 남해의 거대한 게(南海大蟹)
70-34(2316) 호랑이 무늬 게(虎蟹)
70-35(2317) 추모(蝤䗋)
70-36(2318) 팽월(彭蚏)
해 잡산(海雜産)
70-37(2319) 바다 새우(海蝦)
70-38(2320) 계비(係臂)
70-39(2321) 호(蠔)
70-40(2322) 후(鱟)
70-41(2323) 와옥자(瓦屋子)
70-42(2324) 대모(玳瑁)
70-43(2325) 해출(海朮)
70-44(2326) 해경과 수모(海鏡·水母)
책속으로
66-7(2134) 수 문제(隋文帝)
수(隋)나라 문황제(文皇帝) 때 대완국(大宛國)에서 천리마를 바쳤는데, 갈기가 땅에 끌릴 정도여서 “사자총(獅子驄)”이라 불렀다. 누구도 그 말을 제어할 수 없자 황상이 좌우 신하들에게 말했다.
“누가 이 말을 몰 수 있소?”
그러자 낭장(郞將) 배인기(裴仁基)가 마침내 소매를 걷어붙이고 앞으로 나아갔는데, 말에서 10여 보쯤 떨어진 곳에서 몸을 솟구쳐 말 위로 올라타더니 한 손으로 말의 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눈을 찌르자, 말이 겁을 먹고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이에 배인기는 마구(馬具)를 채운 뒤 그 말을 타고 아침에 서경(西京 : 장안)을 출발해 저녁에 동락(東洛 : 낙양)에 도착했다. 나중에 수나라 말에 그 말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당(唐)나라 문황제(文皇帝 : 태종)가 천하에 칙령을 내려 그 말을 찾게 하자, 동주자사(同州刺史) 우문사급(宇文士及)이 그 말을 수소문해 찾아냈는데, 조읍(朝邑) 시장의 국수집에서 맷돌을 끌면서 늙어 가고 있었다. 말은 갈기와 꼬리털이 다 빠지고 가죽과 살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미 : 소를 먹이던 백리해(百里奚)와 백정의 칼을 두드리던 강태공(姜太公)도 그들을 알아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또한 이와 같았을 뿐이니 슬프도다! 우문사급은 그 모습을 보고 슬피 울었다. 황제는 친히 장락파(長樂坡)로 나갔으며, 말은 신풍(新豐)에 도착하자 서쪽을 향해 울면서 뛰어올랐다. 황제는 그 말을 얻고 매우 기뻐했다. 말은 이빨이 모두 빠져 있었지만 종유석(鍾乳石)을 먹였더니 망아지 다섯 마리를 낳았는데, 모두 천리마였다. 미 : 여러 차례 버려진 데에서 거두었으니 어찌 사람을 저버리겠는가?
66-77(2204) 왕인유(王仁裕)
왕인유는 일찍이 한중(漢中)에서 종사(從事 : 자사의 속관)로 있을 때 관청에서 살았다. 파산(巴山)의 한 사냥꾼이 원숭이 새끼를 바쳤는데, 왕인유는 그것이 작고 영리한 것을 어여삐 여겨 사람들에게 기르게 하면서 “야빈(野賓)”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 이름을 부르면 원숭이가 즉시 대답했다. 1년이 지나자 야빈은 충분히 자라고 힘이 세져서 묶인 줄이 조금 느슨해지면 만나는 사람을 반드시 물었는데, 채찍과 회초리로 때려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직 왕인유가 꾸짖으면 순종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그 관청은 자성(子城 : 큰 성에 딸린 작은 성)에 둘러싸여 있었고, 주위에는 온통 느릅나무와 홰나무 등 여러 나무가 있었다. 한(漢)나라 고조(高祖)의 사당에는 오래된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있었고, 그 위에 셀 수 없이 많은 새집이 있었다. 중춘(中春 : 음력 2월)의 어느 날에 야빈이 달아나 수풀 속으로 들어가더니, 나무 끝 사이를 날아다니다가 한나라 고조의 사당으로 들어가서 새집을 망가뜨리고 새끼 새와 알을 땅에 던졌다. 주(州)의 관아에는 [경계를 알리기 위해] 방울을 매달아 놓은 시렁이 있었는데, 새 떼가 시렁에 모여들어 방울을 잡아당겼다. 협 : 새에게도 지각이 있다. 주수(主帥 : 절도사)는 새가 날아온 곳을 찾아보게 했는데, 야빈이 숲에 있는 것을 보고 곧장 사람을 시켜 기와 조각과 돌멩이를 던지고 탄궁을 쏘게 했지만 아무도 맞힐 수 없었다. 야빈은 해 질 무렵에 배 속이 비어 허기지고 나서야 붙잡혔다. 왕인유는 결국 사람을 시켜 파산에서 100여 리 떨어진 계곡의 동굴 속으로 야빈을 보냈는데, 그 사람이 돌아오자 어떻게 되었는지 다 묻기도 전에 야빈은 벌써 돌아와 주방 안에서 음식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야빈을 묶어 놓았다. 갑자기 하루는 야빈이 줄을 풀고 달아나 주수의 주방으로 들어가서 닥치는 대로 식기 따위를 집어 던지고 더럽힌 뒤에 지붕으로 올라가서 기와를 던지고 벽돌을 깨부쉈다. 주수는 크게 화가 나서 사람들을 시켜 야빈에게 화살을 쏘게 했다. 야빈은 지붕의 용마루를 타고 기와와 벽돌을 깨부쉈다. 화살이 빗발처럼 날아들었지만 야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빤히 바라보면서 소리를 질렀는데, 화살을 손으로 잡고 발로 걷어 내며 좌우로 피했기 때문에 결국 털끝 하나도 건드릴 수 없었다. 사원(使院 : 절도사의 관서)의 마원장(馬元章)이라는 노장(老將)이 말했다.
“저잣거리에 한 사람이 있는데 원숭이를 잘 다룹니다.”
주수는 곧장 그 사람을 불러오게 해서 야빈을 가리키며 말했다.
“속히 잡아 오도록 하라.”
이에 커다란 원숭이가 관아의 지붕으로 뛰어올라 가서 야빈을 뒤쫓아 담을 넘고 골목을 뛰어다닌 끝에 사로잡아 앞에 대령했다. 야빈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잘못했다고 엎드리자, 사람들이 모두 웃었으며 주수도 그다지 심하게 욕하거나 화내지 않았다. 그래서 왕인유는 야빈의 목에 붉은 비단 끈 하나를 묶어 주고 시를 지어 야빈을 보냈다.
“너를 풀어 주며 당부하니 예전의 숲으로 돌아가서, 옛날에 다니던 곳을 잘 찾아가거라. 달 밝은 무협(巫峽)도 아름답고 고요할 테니, 파산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너무 싫어하지 말거라. 숲속에서 살면 애써 푸른 산을 그리워하는 꿈은 꾸지 않아도 되고, 높은 산을 타고 오르면 푸른 구름과 벗하고 싶은 마음도 흡족하게 될 것이니라. 삼추(三秋 : 음력 9월)에 열매가 익으면 소나무 끝은 단단해질 테니, 마음껏 높은 나뭇가지 껴안고 밤새껏 노래하려무나.”
왕인유는 다시 사람을 시켜 야빈을 고운양각산(孤雲兩角山)으로 보냈으며, 아울러 야빈을 산가(山家)에 묶어 두었다가 열흘 뒤에 줄을 풀어 놓아주게 했더니, 그 후로 야빈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후에 왕인유는 관직을 그만두고 촉(蜀)으로 들어가다가 파총산(嶓冢山) 사당 앞의 한강(漢江) 둔치에서 머물렀는데, 원숭이 떼가 가파른 바위 위에서 서로의 팔을 잡고 내려와서 맑은 물을 마셨다. 그때 커다란 원숭이가 무리를 벗어나 앞으로 오더니 길가의 고목 사이에서 몸을 수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는데, 붉은 비단 같은 것이 보였다. 시종이 그 원숭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은 야빈입니다.”
그러고는 이름을 불렀더니 그때마다 대답했다. 왕인유는 한참 동안 말을 세워 놓고 자기도 모르게 슬퍼졌다. 왕인유가 말고삐를 잡아당겨 출발할 때 야빈은 여러 번 슬피 울고 떠났다. 산길을 올라가고 계곡을 돌아갈 때까지도 그 울음소리가 여전히 들렸는데, 아마도 야빈의 애간장이 끊어지는 것 같았다. 미 : 누가 짐승에게 정이 없다고 말하겠는가! 마침내 왕인유는 다시 시 한 수를 지었다.
“파총 사당 근처 한수(漢水)의 물가, 원숭이가 서로 팔을 잡고 가파른 절벽에서 내려왔네. 그중 한 마리가 다가와 길손을 자세히 살피는데, 어렴풋이 야빈임을 알아보겠네. 달빛 아래서 마음껏 잠을 자도 묶여 있던 꿈만 꾸나니, 잣을 먹는 너는 더 이상 쌀밥을 먹던 몸이 아니로구나. 너의 애간장 끊어지는 소리가 구름 속에서 들려오니, 분명 지난날의 옛 주인을 알아본 게로구나.”
70-19(2301) 비목어(比目魚)
비목어는 남방 사람들은 “혜저어(鞋底魚)”라 부르고, 강회(江淮)에서는 “타사어(拖沙魚)”라 부른다. 《이아(爾雅)》에서 이르길, “동방에 비목어가 있는데, 짝을 이루지 않으면 다니지 못한다. 그 이름을 ‘접(鰈 : 가자미)’이라 한다”라고 했다. 비목어는 소의 지라처럼 생겼으며 비늘이 가늘고 자색이다. 한쪽 면에만 눈이 하나 있으므로 두 면이 서로 합쳐져야만 다닐 수 있다. 미 : 이 물고기는 지금 경구(京口)에 있는데, 그 눈이 모두 왼쪽에 있으니 짝을 이룬들 무슨 소용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