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행복은 주관적인 것인가, 객관적인 것인가?
노예에게도 진정한 행복이 있을까? 행복이 주관적인 것이라면, 그 어떤 고난 속에 있는 삶일지라도 외적 조건과는 아무 상관이 없이 행복이 가능해야 한다. 심지어 자유가 억압되고 제도적인 제약 속에 노예적 삶을 강요받더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일제강점기와 같은 상황이나 독재하에서 우리의 자유가 철저히 억압받는다 해도, 그래서 우리의 객관적 삶의 모습이 노예와 같을지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하다는 말이 된다. 과연 그런가?
행복이 주관적인 것인가 객관적인 것인가를 묻는 질문은 곧바로 딜레마에 빠져 버린다. 객관성이 진리라면 객관적 진리 앞에서 개인의 주관적 생각은 무시될 것이다. 주관성이 진리라면 아무리 객관적인 진리라도 그것이 나와 상관이 없으므로 무시될 것이다. 이런 딜레마는 행복이 주관성 혹은 객관성이라는 단지 하나의 기준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행복의 길은 여러 갈래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노동, 작업, 행위를 중심으로 하는 인간의 활동과 내면세계, 객관세계, 영적 영향력의 세계를 중심으로 행복의 다면성을 구조적으로 살펴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다중적 관점과 개인의 영성에 대한 관심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행복에 대한 주관적 이해와 객관적 이해, 공적 행복이 무엇인가도 살펴보게 될 것이다. 행복의 길로 한 걸음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철학적 사유의 내용을 담았다.
200자평
행복의 길은 여러 갈래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노동, 작업, 행위를 중심으로 하는 인간의 활동과 내면세계, 객관세계, 영적 영향력의 세계를 중심으로 행복의 다면성을 구조적으로 살펴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다중적 관점과 개인의 영성에 대한 관심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행복에 대한 주관적 이해와 객관적 이해, 공적 행복이 무엇인가도 살펴보게 될 것이다. 행복의 길로 한 걸음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철학적 사유의 내용을 담았다.
지은이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가치와윤리연구소 소장이다. 현재 한국아렌트학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숭실대학교에서 학·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대학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철학회와 세계철학회 한국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숭실대학교 베어드학부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미국 뉴스쿨에 풀브라이트 교환교수로 다녀왔다. 주요 관심사는 정치철학, 윤리학, 정치와 종교의 관계 등이고, 최근에는 마이클 샌델을 한국 사회에 소개하는 작업을 돕고 있기도 하다.
저서로 『아모르 문디에서 레스 푸블리카로』(2015), 『행복의 철학: 공적 행복을 찾아서』(2011), 『마르틴 부버가 들려주는 만남 이야기』(2008), 『한나 아렌트가 들려주는 전체주의 이야기』(2006), 『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2006), 『한나 아렌트 정치판단이론』(2002), 『정치와 진리』(2001) 등이 있고, 역서로 『공화국의 위기』(2011), 『한나 아렌트와 유태인문제』(2009), 『정치의 약속』(2007), 『아이히만의 예루살렘』(2006), 『칸트 정치철학강의』(2002) 등이 있다.
차례
행복을 넘어서는 행복론
01 행복의 주관성과 객관성
02 노동과 일상의 행복
03 작업과 성취의 행복
04 행위와 드러냄의 행복
05 공적 행복의 경험
06 내면세계와 행복
07 객관세계와 행복
08 사회적 세계와 행복
09 영적 영향력과 행복
10 행복의 구조와 다중적 관점
책속으로
행복은 주관적 확신과 연관되어 있고, 행복감과 연관된다. 그런 행복감은 어떤 구체적인 행위에 수반되어 나타난다.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행복은 단지 개인마다 다른 어떤 상대적인 상태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타인의 인정이 가능한 객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제대로 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을 수반하는 좋은 행위가 필요하다.
_“01 행복의 주관성과 객관성” 중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복되는 욕구와 충족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상의 행복이 인간적 삶의 필요조건이듯, 탄생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직선적 삶을 의미 있게 하는 목적적 성취 또한 인간적 삶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현대의 삶의 조건은 이런 필요조건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자신의 사회적 삶을 통해 그런 조건의 충족을 이루기 어렵게 한다.
_“03 작업과 성취의 행복” 중에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 현장에서도 공적 행복의 경험이 이루어졌다. 비록 광주민주화항쟁은 공수부대의 진입으로 비극적 결말을 맞았지만, 공수부대가 진입하기 전인 5월 18일과 21일에 나타났던 시민들의 집단적 항쟁 상황, 즉 해방 공간에서는 독특한 체험이 이루어졌다.
_“05 공적 행복의 경험” 중에서
일상의 행복을 깨는 객관세계의 역작용은 우리로 하여금 생명보험이나 재난보험과 같은 것을 통해 준비하게 만드는 것과 같이 예상치 못한,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에 의해 우리의 예비 태세를 촉구하게 된다.
_“07 객관세계와 행복” 중에서
영성의 영향력은 물질적인 것을 동기로 하지 않으며, 공간적 거리를 넘고 시간적 간극을 넘어 그 힘을 전달하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신비적인 현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현실적인 것이다. 고전적 저술들을 통해 우리는 선현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정치가나 TV 스타, 스포츠 스타에게서도 영향을 받는다. 이런 영향력을 모두 영성적이라고 부를 수 있다.
_“09 영적 영향력과 행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