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 폭의 종이에 진정(眞精)을 담다
척독이란 편지, 즉 서(書)의 다른 이름이다. 편지는 기록한 재질에 따라 이름이 다른데 비단에 쓴 것을 ‘첩(帖)’, 대쪽에 쓴 것을 ‘간(簡)’, 나무쪽에 쓴 것을 ‘독(牘)’ 또는 ‘찰(札)’, 종이에 쓴 것을 ‘전(箋)’, 봉투를 사용한 것을 ‘함(函)’이라 했다. 척독이란 명칭 역시 본래는 종이 대신 석 자 정도 되는 목판에 옻칠해 글을 쓴 데서 비롯했다. 그 유래는 오래되었으나 하나의 문체로 인정받은 것은 명대(明代)에 이르러서다. 명나라 하복징(賀復徵)은 척독이란 한 폭의 종이에 진정을 요약하는 글로 간략함을 말한다고 정의했다. 명나라 진무인(陳懋仁)은 수간(手簡), 소간(小簡), 척독은 모두 ‘간략하다’는 뜻이며, 진한(秦漢) 이래 친지들 간에 오가며 문답하는 데 쓰인 글이라고 했다. 이후 만명(晩明)에 이르러 척독의 창작이 보편화됨에 따라 점차 문장 분류의 명칭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한마디 짧은 말로 이치의 핵심을 찌르다
우리나라에서는 17세기부터 서서히 일반 서신과 척독을 구별하기 시작했는데, 그 주역이 바로 허균이다. 허균은 척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명나라 문인들의 척독을 모아 ≪명척독≫을 엮었으며, 명나라의 척독 선집을 두루 읽고 자신도 적극적으로 척독을 쓰고 주위에 전파했다. 허균의 문집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는 ‘서’와 ‘척독’을 다른 문체로 구분해 엮었는데, 이는 이후 사대부들의 문집 편차 방식의 기준이 되었다. 허균은 척독의 단사(單詞)와 척언(斥言)으로 이치의 핵심을 곧바로 지적해 사람의 뜻을 설득하면서도 뜻은 말 밖에 있다고 했다. 또한 척독은 진정(眞情)의 표출을 통해 풍부한 서정성을 담고 있으며, 일상생활의 실용적인 문장임과 동시에 예술 영역에서 문학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68명과 나눈 176통의 편지
척독은 편지글이다. 따라서 이 글에는 작가의 내면이 고스란히 나타날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과의 교유 관계도 쉽게 살필 수 있다. 이 책에는 허균이 총 68명에게 보낸 176통의 척독을 수록했다. 그 수신인으로는 유성룡, 이항복, 이덕형 등의 정치인, 정구, 이수광, 권필 등의 문학자, 한석봉, 이정, 이매창 등의 예술가, 서산 대사, 사명 대사, 중관 대사 등의 불교계 인사, 기생 이매창까지 다양한 계층의 유명인들을 포함하고 있어 허균의 폭넓은 고유 관계는 물론, 당대 사회의 다양한 모습과 사건들을 파악할 수 있다.
짧은 행간에서 드러나는 개성의 향기
허균의 척독은 대부분 단문이다. 짧은 것은 17자이고, 가장 긴 것도 161자에 불과하니, 지금으로 치면 블로그나 페이스북이 아니라 트위터인 셈이다. 일반적인 서간문의 형식을 파괴하고 짧은 편지 속에 간결미와 함축미뿐 아니라 서정성까지 담은 그의 척독에서는 독창성과 예술성이 돋보인다. 반역죄로 불행하게 생을 마감했지만 ≪홍길동전≫을 비롯한 뛰어난 작품들을 남기고, 과거 급제 후에도 문신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몇 차례나 장원을 한 천재 문인 허균의 독특한 개성과 인간적인 매력을 만날 수 있다.
200자평
≪홍길동전≫의 작가이자 허난설헌의 동생인 허균의 척독(尺牘)을 엮었다. 척독이란 일반 서간문보다 훨씬 짧은 편지 형식으로 명나라 초기부터 유행했는데, 허균은 이 척독을 우리나라 최초로 하나의 문학 장르로 인식하고 이를 조선 문단에 널리 전파했다. 유성룡, 이덕형, 이항복, 권필, 한석봉, 서산 대사, 사명 대사, 이매창 등 정치계 문학계 예술계를 가리지 않고 총 68명과 주고받은 176통의 척독을 모두 소개한다. 친한 이들에게 격식을 차리지 않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 이 편지들을 통해,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 허균을 만날 수 있다.
지은이
허균(許筠, 1569∼1618)의 자는 단보(端甫)이고, 호는 교산(蛟山)·학산(鶴山)·성소(惺所)·백월거사(白月居士)다. 1569년 11월 3일, 서울 건천동(乾川洞)에서 승지였던 허엽(許曄)의 3남 3녀 가운데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김광철(金光轍)의 딸로 허엽의 후처다. 서애 유성룡(柳成龍)에게 학문을 배우고, 둘째 형 허봉의 친구인 손곡(蓀谷) 이달(李達)에게 시를 배웠다.
1585년(17세) 봄에 한성부에서 치른 초시에 급제하고 1589년(21세) 이이첨(李爾瞻)과 함께 생원시에 합격했다. 1594년(26세) 2월 29일, 정시(庭試) 문과 을과에 급제해 승문원(承文院)에서 벼슬하고, 중국어 시험에 연이어 1등을 차지해 5월 3일 요동을 다녀왔다. 이후 예문관과 세자시강원(世子侍講院) 등에서 벼슬했다. 이후 수차례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왔으며 병조좌랑, 형조정랑 등에 올랐다. 병조좌랑으로 있을 때 사헌부 상소의 틀린 문장을 지적해 반려한 일로 사헌부와 사이가 틀어져 이후 집요한 탄핵을 받았다.
문신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과 시험 등에서 매번 장원을 할 정도로 뛰어난 재주 덕분에 광해군의 총애를 받았으나 자유분방한 삶으로 인해 자주 탄핵되어 유배를 가기도 하는 등 부침이 있는 삶을 살았다. 1613년 일어난 ‘칠서의 난’에 연루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이첨에게 의탁했으며, 인목 대비의 폐비를 강력히 주장했다. 그러나 칠서의 난 이후로 허균이 꾸준히 역모를 꾀했다는 상소가 잇따라 올라오고, 마침내 1618년 8월 17일 하옥되어 24일 급히 처형되었다.
문집으로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가 있으며 작품으로 ≪홍길동전(洪吉童傳)≫, ≪한정록(閑情錄)≫ 등을 남겼다. 누이 허난설헌과 작은형 허봉의 사후, 이들의 문집 ≪난설헌집≫과 ≪하곡집≫을 각각 엮었으며, 중국 사신 주지번에게 ≪난설헌집≫을 주어 중국에서 유통되게 하기도 했다.
옮긴이
박상수(朴相水)는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사편찬위원회, 온지서당, 중국 어언문화대학교 등에서 한문과 고문서, 초서와 중국어를 공부했고, 단국대학교 한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 전문위원, 단국대학교 강사, 한국한문학회 출판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전통문화연구회, 고전번역연구소, 국사편찬위원회, 구초회에서 한문 번역과 탈초·강의를 하고 있다.
번역서와 탈초 자료로, ≪간찰(簡札) 선비의 일상≫, ≪고시문집(古詩文集)≫, ≪구소수간(歐蘇手簡)≫, ≪다천유고(茶泉遺稿)≫, ≪동국명현유묵(東國名賢遺墨)≫, ≪동작금석문집(銅雀金石文集)≫, ≪미국 와이즈만 미술관 한국 문화재 도록≫, ≪방산유고(芳山遺稿)≫, ≪붓 끝에 담긴 향기(香氣)≫, ≪사문수간(師門手簡)≫, ≪사상세고(沙上世稿)≫, ≪서포일기(西浦日記)≫, ≪습재집(習齋集)≫, ≪신식(新式) 비문척독(備門尺牘)≫, ≪아언각비(雅言覺非)≫, ≪오가보첩(吾家寶帖)≫, ≪왕양명 집안 편지≫, ≪율곡 친필 격몽요결≫, ≪조선 말 사대부 27인의 편지, 우경 안정구 선생 간찰집≫, ≪주자, 스승 이통과 학문을 논하다≫, ≪중국의 음식 디미방≫, ≪초간독(草簡牘)≫, ≪퇴계 편지 백 편≫, ≪한문독해첩경−문학편≫, ≪한문독해첩경−사학편≫, ≪한문독해첩경−철학편≫, ≪항전척독(杭傳尺牘)≫ 외 다수가 있다.
차례
척독 상(尺牘 上)
1. 서애 정승께 드리는 편지. 갑진년(1604) 8월
2. 서애 정승께 드리는 편지. 을사년(1605) 2월
3. 서애 정승께 드리는 편지. 병오년(1606) 1월
4. 한음 정승께 올리는 편지. 을사년(1605) 3월
5. 한음 정승께 올리는 편지. 무신년(1608) 3월
6. 오성 정승께 올리는 편지. 을사년(1605) 3월
7. 오성 정승께 올리는 편지. 경술년(1610) 5월
8. 일송 정승께 올리는 편지. 을사년(1605) 2월
9. 황지천에게 올리는 편지. 갑진년(1604) 9월
10. 황지천에게 올리는 편지. 병오년(1606) 8월
11. 황지천에게 올리는 편지. 정미년(1607) 3월
12. 윤월정에게 올리는 편지. 병오년(1606) 8월
13. 윤월정에게 올리는 편지. 정미년(1607) 8월
14. 윤월정에게 올리는 편지. 무신년(1608) 5월
15. 이오봉에게 올리는 편지. 갑진년(1604) 9월
16. 이오봉에게 올리는 편지. 병오년(1606) 3월
17. 유서경에게 올리는 편지. 을사년(1605) 3월
18. 유서경에게 올리는 편지. 을사년(1605) 9월
19. 이월사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9월
20. 이월사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1월
21. 신현옹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3월
22. 신현옹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3월
23. 신현옹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10월
24. 신현옹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1월
25. 한유천에게 보내는 편지. 신축년(1601) 8월
26. 한유천에게 보내는 편지. 신축년(1601) 8월
27. 한유천에게 보내는 편지. 신축년(1601) 9월
28. 이창해에게 올리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29. 이창해에게 올리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30. 이창해에게 올리는 편지. 기유년(1609) 10월
31. 황사숙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1월
32. 최분음에게 보내는 편지. 을사년(1605) 11월
33. 최분음에게 보내는 편지. 병오년(1606) 11월
34. 최분음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6월
35. 최분음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8월
36. 최분음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9월
37. 최분음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9월
38. 최분음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10월
39. 최분음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2월
40. 최분음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1월
41. 최간이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3월
42. 최간이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3월
43. 정한강에게 보내는 편지. 병신년(1596) 9월
44. 정한강에게 보내는 편지. 병신년(1596) 9월
45. 정한강에게 보내는 편지. 신축년(1601) 3월
46. 정한강에게 보내는 편지. 계묘년(1603) 8월
47. 김남창에게 보내는 편지. 을사년(1605) 12월
48. 김남창에게 보내는 편지. 병오년(1606) 7월
49. 김남창에게 보내는 편지. 병오년(1606) 10월
50. 김남창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8월
51. 심학이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3월
52. 정화백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10월
53. 이지봉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12월
54. 이지봉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4월
55. 김여수에게 답하는 편지. 경술년(1610) 12월
56. 홍녹문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12월
57. 홍녹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1월
58. 윤지중에게 보내는 편지. 병오년(1606) 8월
59. 남자안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1월
60. 이중집에게 답하는 편지. 기유년(1609) 1월
61. 윤차야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10월
62. 윤차야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1월
63. 홍휘세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4월
64. 홍휘세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7월
65. 제강공자에게 보내는 편지. 신축년(1601) 3월
66. 제강공자에게 보내는 편지. 임인년(1602) 2월
67. 제강공자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8월
68. 이관송에게 답하는 편지. 무신년(1608) 8월
69. 이관송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70. 이관송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1월
71. 이자민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3월
72. 이자민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3월
73. 이자민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4월
74. 이자민에게 보내는 편지
75. 한석봉에게 보내는 편지. 갑진년(1604) 10월
76. 한석봉에게 보내는 편지. 갑진년(1604) 3월
77. 송천옹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2월
78. 송천옹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2월
79. 경홍을 초대함. 을사년(1605) 4월
80. 이실지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6월
81. 이실지에게 보내는 편지. 을사년(1605) 7월
82. 이실지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7월
척독 하(尺牘 下)
1. 허자하 형에게 보내는 편지. 계묘년(1603)
2. 허자하 형에게 보내는 편지. 갑진년(1604) 10월
3. 허자하 형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10월
4. 허자하 형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5. 허자하 형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6. 허자하 형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3월
7. 허자하 형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6월
8. 허자하 형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9. 임자정에게 답하는 편지. 정미년(1607) 8월
10. 임자정에게 답하는 편지. 정미년(1607) 10월
11. 임자정에게 답하는 편지. 무신년(1608) 11월
12.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10월
13.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12월
14.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3월
15.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9월
16.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12월
17.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12월
18.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19.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10월
20.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2월
21. 조지세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2월
22. 권여장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5월
23. 권여장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5월
24. 권여장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3월
25. 권여장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2월
26. 박숙야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12월
27. 임약초에게 보내는 편지. 기해년(1599) 5월
28. 임약초에게 보내는 편지. 기해년(1599) 5월
29. 임약초에게 보내는 편지. 기해년(1599) 1월
30. 임약초에게 보내는 편지 경자년(1600) 2월
31. 임약초에게 보내는 편지. 경자년(1600) 3월
32. 임약초에게 보내는 편지. 경자년(1600) 6월
33. 임자승에게 보내는 편지. 경자년(1600) 2월
34. 임자승에게 보내는 편지. 경자년(1600) 3월
35. 임자승에게 보내는 편지. 경자년(1600) 3월
36. 임자승에게 보내는 편지. 경자년(1600) 3월
37. 임자승에게 보내는 편지. 경자년(1600) 5월
38. 임자승에게 보내는 편지.
39. 임자승에게 보내는 편지. 경자년(1600) 7월
40. 임자승에게 보내는 편지. 신축년(1601) 2월
41. 심중경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9월
42. 윤명익에게 답하는 편지. 경술년(1610) 12월
43. 조이숙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44. 심부안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7월
45. 조선술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9월
46. 기헌보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1월
47. 정시망에게 답하는 편지. 경술년(1610) 12월
48. 임무숙에게 보냄. 경술년(1610) 7월
49. 장지국에게 답하는 편지. 신해년(1611) 1월
50. 조카 실에게 답하는 편지. 신해년(1611) 1월
51. 조카 실에게 답하는 편지. 신해년(1611) 3월
52. 양오 조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6월
53. 숙정 민인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12월
54. 용산수령 이할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3월
55. 함산수령 한회일에게 보내는 답장. 신해년(1611) 1월
56. 함산수령에게 보내는 답장. 신해년(1611) 3월
57. 남궁생에게 답하는 편지. 신해년(1611) 2월
58. 조카 채에게 답하는 편지. 신해년(1611) 3월
59. 이손곡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4월
60. 이손곡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4월
61. 이손곡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10월
62. 윤오정에게 답하는 편지. 기유년(1609) 7월
63. 윤오정에게 답하는 편지. 신해년(1611) 4월
64. 홍중인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65. 홍중인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12월
66.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정유년(1597) 8월
67.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병오년(1606) 2월
68.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병오년(1606) 5월
69.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병오년(1606) 5월
70.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1월
71.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4월
72.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7월
73.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12월
74.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1월
75.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3월
76.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3월
77.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5월
78. 이여인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3월
79. 양자점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10월
80. 양자점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81. 이사상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10월
82. 아무개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2월
83. 아무개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8월
84. 이나옹에게 보내는 편지. 을사년(1605) 7월
85. 이나옹에게 보내는 편지. 정미년(1607) 1월
86. 서산 노사에게 보내는 편지. 임인년(1602) 2월
87. 서산 노사에게 보내는 편지. 임인년(1602) 3월
88. 서산 노사에게 보내는 편지. 임인년(1602) 4월
89. 서산 노사에게 보내는 편지. 임인년(1602) 5월
90. 송운 대사에게 보내는 편지. 갑진년(1604) 2월
91. 송운 대사에게 보내는 편지. 병오년(1606) 1월
92. 해안 경석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10월
93. 계랑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1월
94. 계랑에게 보내는 편지. 기유년(1609) 9월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끝.
책속으로
정한강(정구)에게 보내는 편지. 계묘년(1603) 8월
옛사람이 말하기를 “빌려 간 책은 언제나 더디 돌려준다”라고 했는데, ‘더디다’는 말은 1∼2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사강≫을 빌려드리고 나서 세월이 바뀌어 갑니다. 되돌려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벼슬할 뜻을 끊고 강릉으로 돌아가, 이 책을 밑천 삼아 한가로움을 대적할까 해서 이렇게 감히 말씀드립니다.
허자하(허적) 형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3월
여장(권필)이, 자민(이안눌)의 시가 점점 못해져만 간다고 했는데 이는 정말입니다. 무릇 시는 오랫동안 공력을 기울이면 붓만 대기만 해도 저절로 정신이 깃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말씀을 드리자면, 10편의 시를 지으면 몇 편의 시는 볼만하고, 남은 것 중에 평범한 것도 있고 졸렬한 것도 있으며 비루한 것도 있습니다. 볼만한 것을 남겨 두고 평범한 것은 점검하고 단련하며 비루하거나 졸렬한 것은 없애 버린다면 저절로 높고 오묘한 경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모든 편을 교묘하게 잘 지으려고 생각한다면 힘만 낭비하고 시어가 매끄럽지 못해 도리어 난삽하고 궁벽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대가들이 매우 꺼리는 점입니다.
자민은 너무 기이하고 교묘한 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몸과 정신을 상하면서까지 새로운 경지를 찾으려는 데 생각을 치달리고 있습니다. 그런 결과 격조가 부족하고 시 짓는 재능이 떨어져 점점 온전하게 지으려 할수록 점점 시는 못해져만 갑니다. 노형께서도 이 점을 경계하십시오.
권여장(권필)에게 보내는 편지. 경술년(1610) 5월
형이 강화도에 계실 때에는, 한 해에 두 번 서울에 오실 때마다 저희 집에 머물며 술을 마시고 시를 읊었으니, 이는 인간 세상에서 매우 즐거웠던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온 가족들이 서울에 오셔서는, 열흘도 조용한 날이 없어 도리어 강화도에 계시던 때만도 못하니 무슨 까닭입니까?
못물이 넘치고 버들 그림자가 짙으며 연꽃이 반쯤 붉은 꽃을 토해 내고 푸른 나무가 은은히 일산을 비추는데, 때마침 동동주를 빚어서 마치 젖빛 같은 하얀 술이 동이에 방울방울 떨어지니, 빨리 오셔서 이것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바람 잘 드는 마루를 쓸어 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용산수령 이할에게 보내는 편지. 신해년(1611) 3월
아침에 일어나자 집게손가락이 움직이더니 문득 좋은 물고기를 받았습니다. 어찌 반드시 용왕이라야 아름다운 맛을 보내 준단 말입니까? 양강의 축항(병어)과 서주의 독미(도미)가 이 맛에 필적할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처럼 잘게 썰어 회를 쳤더니, 저도 모르게 군침이 흘렀습니다.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으니 뜨거운 국수나 먹던 창자가 깜짝 놀라 천둥소리를 냈습니다. 감히 아홉 번이나 머리를 조아리지 않았겠습니까?
이여인(이재영)에게 보내는 편지. 무신년(1608) 7월
처마에서는 쓸쓸히 빗물이 떨어지고 향로에서는 향이 가느다랗게 피어오르는데, 지금 두서너 친구들과 안석에서 버선을 벗고 앉아 연뿌리와 오이를 쪼개 먹으며 번뇌나 씻어 볼까 합니다. 이런 때에 그대가 없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대의 아내가 사자처럼 으르렁대면 그대는 고양이처럼 꼼짝 못하겠지만, 사자를 너무 두려워해 위축되지 마십시오. 문지기가 우산을 쥐고 있어 가랑비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니 서둘러 오십시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항상 있는 일이 아니니, 이번 모임이 어찌 자주 있겠습니까? 헤어지고 나서 후회해 본들 소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