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화경제권의 부상과 화교 자본의 성장
동남아에서 막강한 영향력 … 산업 비중의 절반 이상 장악
베트남 독립의 아버지 호찌민, 싱가포르의 리콴유 초대 수상, 캄보디아 초대 대통령 론 놀은 모두 화교다.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Zoom)’의 설립자인 원정(袁征, Eric S.Yuan)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Yahoo의 창업자 양치원(楊致遠, Jerry Yang)도 화교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현재 전세계에 퍼져있는 화교의 총인구는 약 5000만 명이며 이들이 축적한 자본은 2조 5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화교는 특히 동남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화교 자본은 이들 지역의 산업 비율 중 적게는 50% 많게는 80%를 차지하며 대외 무역 규모의 40%를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화교에 대한 차별정책으로 화교 자본이 성장할 수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화교와 화교 자본의 위력이 막강해진 것은 1980년대 이후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과 WTO 가입 이후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계 다국적 기업이 홍콩·타이완·싱가포르 등 화교 자본과 손잡고 우회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초기의 화교 자본이 세계 각지에서 주로 3D산업에 종사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첨단기술 산업 등 세계경제의 주류에까지 빠르게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 3분의 1이 중국인일 정도로 화교의 역할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경제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면서 중화경제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소중화경제권에서부터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을 포함한 대중화경제권까지 중화경제권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중화경제권의 부상에 따른 세계 각국에서의 화교의 활약상과 그들의 네트워크에 대해 알아보고 화교와 화교 자본의 역사에 대한 이해 등 화교 경제권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200자평
중화경제권의 부상에 따라 화교와 화교 자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세계 화교 자본은 일본 국내총생산의 절반 수준이고 한국의 국내총생산보다는 조금 많다. 동남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세계 화교 자본의 3분의 2가 동남아시아 지역 총자산과 맞먹고, 이들 지역의 산업 비율 중 적게는 50% 많게는 80%를 화교 자본이 차지한다. 미국의 경우, 음식점·세탁소·슈퍼마켓 등 영세업종은 물론 금융·부동산 등 3차 산업과 전자정보통신·화학·정밀기기 등 2차 산업에서도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3분의 1이 중국인일 정도로 화교의 역할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은이
조은상
배재대학교 주시경교양대학 부교수다. 중국 국립청화대학(Tsinghua University)에서 중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명지대학교 국제한국학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국제한국학을 연구했다(2004∼2005).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심의위원, 충청남도교육청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전국 주요 도서관 소장 퇴계 선생 주요저작 목록과 해제』(2007), 『중국지리의 즐거움』(2012), 『여행 가자! 패키지 중국어』(2020) 등 10여 권이 있다. “당대 인도네시아 태상문도의 흥기와 영향(當代印尼太上門道的興起及其思想)”(2020) 등 50편 이상의 논문을 국내·외 등재학술지에 게재했다.
차례
왜 화교 경제권인가?
01 중화 경제권의 부상
02 화교의 등장
03 화교 네트워크
04 인도네시아의 화교
05 싱가포르의 화교
06 말레이시아의 화교
07 필리핀의 화교
08 태국의 화교
09 미국의 화교
10 기타 국가의 화교
책속으로
19세기 말, 즉 청나라 말기에 화교들이 해외로 이주·정착하였는데, 그때 당시 동남아시아 국가는 대부분 서양의 식민지였다. 서양인들은 뛰어난 현지 적응력과 근면성을 갖춘 화교들을 중간관리자 등으로 채용하거나, 그들에게 많은 사업 아이템을 제공하였고, 화교들은 서양인들과 깊은 유대관계를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_“02 화교의 등장” 중에서
인도네시아 화교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토톡이고, 다른 하나는 페라나칸이다. 토톡은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으며 중국 문화를 잘 유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외의 화교와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 화교다. 어떻게 보면 순수 혈통 화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페라나칸은 조기 이민자 후손으로 인도네시아인과 결혼하였고 현재는 중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화교다.
_“04 인도네시아의 화교” 중에서
말레이시아에는 총인구의 약 25% 정도가 화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은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약 60%를 소유하고 있으며, 행정 및 경영 부문 전문 인력 엘리트 가운데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화교 가운데 영어 교육을 잘 받은 화교들은 사업 성공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고, 그와 반대로 중국어를 교육받은 화교들은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인해서 전에 없는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_“06 말레이시아의 화교” 중에서
태국인들의 마음속에는 자신들의 조상이 중국계(미얀마를 태국에서 몰아낸 탁신 대왕의 후손)라는 생각이 남아 있는 것도 화교의 현지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 화교의 불교 신앙, 태국어 학습과 창씨개명, 중국인에 대한 태국인의 인식 등은 바로 화교의 현지화 성공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_“08 태국의 화교” 중에서
이런 이유로 한국 화교의 90% 정도는 산동지역 출신이다. 한때 10만여 명이었던 한국 화교는 일제강점기(식민지)와 한국전쟁, 화교 탄압정책 등을 겪으며 현재는 3만여 명만 남아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화교의 경제력이 가장 낮은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_“10 기타 국가의 화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