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상 최후의 농담, 오세혁 지음
배경은 포로수용소. 10분마다 한 명씩 수감자가 불려나가고, 이들은 예외없이 죽는다. 남은 수감자는 동료의 죽음을 지켜보며 자신에게 주어진 생이 몇 분인지 헤아린다. 매 순간은 죽음을 향해 가는 시간이다. 웃으며 죽을 수 있다면…. 그렇게 지상 최후의 농담 배틀이 시작된다.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극단 즉각반응 공동 창작
미하일 마르마리노스(Michael Marmarinos)의 구상에 따랐으며 원구상의 핵심적 질문, 대사, 지문은 유지하고 2016년 8월 강애심, 김홍파, 이주영, 이수미, 서동갑, 박성연, 임영준, 이진경, 임동욱, 전윤지, 하수민이 워크숍을 통해 공동으로 창작한 대본이다. 동시대의 고민, 그것을 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다.
사람을 찾습니다, 김학선 지음
규남은 잃어버린 개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는 일로 생계를 꾸려 간다. 부동산 중개업자 원영은 그런 규남을 이용하고 학대한다. 동네에서 계속해서 강아지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람들마저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원영은 우연히 규남의 거처에서 참담한 광경을 목격한다.
초혼(招魂) 2017, 안민수 지음
‘동랑레퍼터리’ 극단에 의해 1980년 10월 28일부터 10일간 서울 남산 ‘드라마센타’에서 안민수 연출로 초연되었다. 누군가의 죽음 이후 상여가 나가고 장례 의식이 모두 끝날 때까지 대사는 오직 아이고아이고 하는 곡성뿐이다. 장례의 격식에 따라 진행되는 극은 특별한 대사와 갈등 없이도 관객과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원무인텔, 홍창수 지음
대학 동창이던 중환과 명숙은 오랜만에 만나 은사의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함께 고고학을 전공했지만 두 사람의 처지는 많이 달라져 있다. 중환은 서울에서 잘 나가는 논술학원 원장이, 명숙은 문화재청장이 되었다. 반가운 인사로 시작된 둘의 대화는 점점 불화로 치닫는다. 격한 대화 가운데 두 사람의 과거사가 조금씩 드러난다.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임선빈 지음
우리나라 최악의 선상 반란인 페스카마호의 실화를 다뤘다. 1996년 8월 남태평양에서 조업 중이던 온두라스 국적의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호에서 일어난 선상 반란으로 한국인 선원 7명을 포함한 11명의 선원이 살해됐다. 인권과 인간의 잔혹함을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말 잘 듣는 사람들, 김수정 지음
서울 강남에서 성업 중인 삼계탕집이 배경이다. 복날을 맞아 홀도 주방도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매장 매니저 미옥은 경찰의 전화를 받는다. 매장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을 수사하는 데 협조해 달라는 것. 형사는 얼마 전 들어온 아르바이트생 예슬을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200자평
2017년 38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을 엮었다. 안민수 <초혼(招魂) 2017>, 오세혁 <지상 최후의 농담>, 극단 즉각반응의 공동 창작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김학선 <사람을 찾습니다>, 홍창수 <원무인텔>, 임선빈 <페스카마−고기잡이배>, 김수정 <말 잘 듣는 사람들>이다. 모두 국내 창작극으로, 이 시대가 지닌 다양한 문제들을 각자의 시선으로 개성 있게 풀어냈다.
지은이
오세혁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에서 작가 및 연출로 활동 중이다.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아빠들의 소꿉놀이>가,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이, 2014년 서울연극제 ‘희곡아 솟아라’에 <게릴라 씨어터>가 당선했다. <그와 그녀의 옷장>으로 2011년 밀양연극제 젊은 연출가전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했다. <괴벨스 극장>이 2016년 연극평론가 협회 BEST 3에 선정되었고,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로 2017년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연출상을 수상했다.
극단 즉각반응은 공연 창작 집단이다. ‘지금, 여기’라는 동시대 아래 관객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공연을 추구한다. 공연 성격에 따라 아티스트, 예술장르, 매체와 유기적인 만남을 추구한다. <육쌍둥이>(2014), <무라>(2016), <세 자매>(2016) 등을 공연했다.
김학선은 1995년 연우무대에서 작가로 데뷔한 이후 작가·연출·배우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현재는 창작나눔터 담쟁이를 설립, 배우 창작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작은 <저 사람 무우당 같다>, <춤추는 여자>, <그녀의 봄> 등이 있고, 배우로 출연한 작품으로는 <푸르른 날에>,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등이 있다.
안민수는 연출가이자 극작가다. 동국대 연극과 교수, 서울예대 총장, 동국대 문화영상 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냈다. <초혼>(1980), <24시>(1982), <길>(1987) 등을 쓰고 연출했고, <리어왕>(1973), <태(胎)>(1974), <하멸태자>(1975), <보이체크>(1981), <리어왕>(1984) 등을 연출했다. 1977년 <태(胎)>와 <하멸태자>를 뉴욕, 달라스, 암스테르담 등 미, 유럽 43개 도시 순회 공연했다.
홍창수는 1998년 <오봉산 불지르다>(극단 실험극장)가 동아연극상 대상 후보에 오르면서 극작을 시작했다. 이후 <수릉>, <신라의 달밤>, <오늘 나는 개를 낳았다> 등을 발표했다. 월간지 ≪한국연극≫, ≪한국희곡≫, ≪공연과이론≫ 등의 편집주간, 편집위원 등을 맡았다. 희곡집 ≪오봉산 불지르다≫(1999), ≪수릉≫(2003) 등을 출간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다. 2009년 극단 창을 창단해 창작극을 통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임선빈은 연극이 좋아 아무것도 모른 채 추상적인 것만을 따라다니다가 심한 피곤과 빈곤을 느끼고 희곡을 공부하고 쓰기 시작했다. 희곡을 쓰면서 연극에 대해 영혼으로 호흡하고자 했다. 그러나 연극은 ‘가까운가 싶으면 멀고, 친하면서도 소원하고 불가사의한 거리에’ 있기만 하다. 그녀는 여전히 무대 밖 10미터 거리에 앉아 있고, 극장의 어두운 뒷문으로 출입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꽃>, <부엉이는 어떻게 우는가>, <울지 말고, 노래해>, <크레바세>, <리마에 갈 떄는 머리에 꽃을>, <마이 체리 아모르>, <왓 어 원더풀 올드랜드>를 썼고, <위대한 코미디>, <너는불상한한편의연극이다>, <디 아더 사이드>, <친절한 이웃씨>, <나는 꽃>, <부엉이는 어떻게 우는가>, <울지말고, 노래해>, <벽, 폐허, 그리고 성>, <영종도 38킬로미터 남았다>, <아가야 청산가자>를 연출했다.
김수정은 극단 신세계 대표이자 상임 연출로서, 혜화동1번지 6기 동인이다. 배우로 연극계에 데뷔해 안무, 극작, 연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독특한 세계를 가진 작품으로 현대사회의 불편함을 직시하게 하게 하고,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대표작으로는 <파란나라>, <보지체크>, <사랑하는대한민국>, <멋진 신세계>, <그러므로 포르노>, <인간동물원초>, <안전가족>등이 있다.
차례
지상 최후의 농담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사람을 찾습니다
초혼(招魂) 2017
원무인텔
페스카마−고기잡이배
말 잘 듣는 사람들
책속으로
겨울밤,
땅속 아주 깊은 데서 일어 오는 길고 센 바람
긴 바람
산, 들, 산, 산을 멀리 지나와서 가는 긴 바람
긴 바람
긴 바람 촛불이 탄다.
<초혼(招魂) 2017>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고작 그런 농담이었다니. 웃긴다 진짜. 할 말이 그렇게 없었나. 하고많은 말 중에 고작 농담이나 하다니. 고작 농담이나… 그래서 웃을 수 있었구나. 농담을 해서.
<지상 최후의 농담>
서로 조금 더 넓은 땅덩어리, 즉 국가라는 것이, 세계를 더 나눠 버린 거죠. 세계별. 나라별. 도시별. 개인별. 근데 우린 아파트에 살잖아요, 그럼 아파트별로 애국가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2017 애국가>
주인이 흔들리면 안 되지! 주인은 변함이 없어야지. 야생동물처럼… 눈에 힘… 눈에 힘을 줘야지… 눈빛이 흔들리면 죽어− 어! 눈에 힘으−을… 빠악− 빡! 빡!빡!
<사람을 찾습니다>
참 재미있네. ‘원무사’와 ‘원무인텔’이라, 부처님 모시고 도를 닦는 사찰과 연인들이 잠시 쉬며 뒹구는 모텔이라… 헌데 가짜 사찰은 화재로 잿더미가 되어 텅 빈 공터가 되었고….
<원무인텔>
내 생각에는 말이다. 그 사이렌이라는 거는 바다를 오래오래 보고 있으믄 갑자기 세상이 다 싫어지고 이기 머 하는 짓인가 싶어지고 갠시리 울적해지다가 어디선가 환청이 들려오는 기라, 이리 온나, 이리 온나, 이라고 말이다!
<페스카마−고기잡이배>
상식이라는 건 윗사람들 말씀에 고분고분 따르는 거야. 상식에 상 자도 모르는 게 어디서 상식 타령이야. 웃기지도 않아. 정말. 말이 나와서 말인데 너 내 촉이 틀린 적 있는 줄 알아?
<말 잘 듣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