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22년 ‘봄 작가, 겨울 무대’ 희곡집이 출간되었다. ‘봄 작가, 겨울 무대’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의 작가 지원 프로젝트다. 신춘문예를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신진 작가들에게 장막 희곡 집필과 무대화 과정을 통해 희곡을 완성할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8월 낭독공연으로 처음 관객과 만난 9편의 희곡이 수정과 보완을 거쳐 희곡집에 수록되었다.
구지수 작가의 <과자집에 살아요>
숲속 과자집에서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가는 ‘현재’와 ‘초록’, ‘아이’의 아슬아슬 위험해 보이는 생존기를 그렸다. 달콤한 과자집보다 비바람으로부터 몸과 마음을 보호할 튼튼한 보금자리가 필요해 보이지만, 이들 곁에는 안전을 약속해 줄 믿을 만한 어른이 없다. “누구는 쉽게도 가로질러 가는 길을, 왜 다른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헤매야 하는지”(‘작가의 말’ 중에서), 여기에 어른의 책임은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 구지수는 2022년 <뉴 트롤리 딜레마>로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했다.
신영은 작가의 <달콤한 기억>
설탕 창고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설탕 더미에 파묻혀 사망한 실제 사고를 모티프로 했다. 신영은 작가는 일인칭시점을 택해 왜 이처럼 불가해한 일이 ‘나’에게 일어난 건지 묻는다. 평범하고 보통인 삶이 그렇듯 ‘나’에게 닥친 갑작스런 사고 역시 언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상기시키며, 관객과 독자로 하여금 “대체 왜?”라고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 신영은은 2022년 <마주 보는 집>으로 ≪강원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했다. <우리집>, <유난히 긴 식탁>, <나의 이웃>, <미치지 않고서야> 외 다수 작품을 쓰고 연출했다.
황수아 작가의 <마지막 포에티카>
황수아 작가는 10여 년 전 시로 먼저 등단한 시인이다. 아내를 찾아 미지의 포에티카로 향하는 시인의 여정을 그렸다. 작품 속 인물과 배경, 장면 하나하나가 한 편의 독립된 시인 듯하면서도 하나의 세계로 어우러져 시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풍부한 은유와 상징으로 포에티카를 비롯한 극의 주요 모티프는 의미가 무한히 확장된다. “저마다의 삶의 형태에 따라 그 의미가 변주”(‘작가의 말’ 중에서)되길 희망한 작가의 바람대로다.
• 황수아는 2022년 <가로묘지주식회사>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했다.
김마딘 작가의 <사라의 행성>
“엄청난 가능성을 품고 빠르게 나아가는 세상에서 지금 나는 무얼 하고 있나”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가능성’과 ‘믿음’이 화두가 되어 이야기를 이끈다. 김마딘 작가는 “가능성과 믿음이 ‘하진’과 ‘사라’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지, 더 황량한 세계로 내몰지 알 수 없다”며, 다만 어딘가로 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아름답지만 막막한 ‘우주’, 그 안에서 ‘나’의 존재를 조망한 작품이다.
• 김마딘은 2022년 <나의 우주에게>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했다.
조은주 작가의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사회 안전망 바깥에서 생존을 위협받는 인물들의 상황이 그려진다. 길고양이 ‘길구’와 ‘봉구’는 우리 시선이 닿지 않은 곳 구석구석을 살피며 아동방임, 보호아동의 자립, 동물학대와 같은 한국사회가 당면한 여러 과제를 드러낸다.
• 조은주는 2022년 <H>로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했다.
김미리 작가의 <역할 없는 사람들>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작가의 말’ 중에서)다. 인간관계에서 동반되는 일상의 크고 작은 갈등이 촘촘한 대화 중에 깊어졌다 풀어졌다 한다.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연인으로서, 배우자로서 실패했다는 사실보다는 비난과 원망이 섞여들지라도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게 관계를 지속하는 데 더없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 김미리는 2022년 <집으로 가는 길>로 ≪매일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했다.
이예찬 작가의 <유나바머와 거인>
유나바머는 기술 산업의 폐해를 테러라는, 극단적이고 동의할 수 없는 방식으로 극복하려 했다. 오늘날 기후 변화와 팬데믹 등 다양한 위기 속에서 개인은 점점 더 무력해지고 작아진다. 거인들의 빨라진 발걸음에 “밟힐 것인가. 올라탈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의 기로에 선 우리는 유나바머의 선언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 이예찬은 2022년 <집주인>으로 ≪경상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했다.
이도경 작가의 <친절한 식구들>
서로를 신뢰하지도, 사랑하지도 않는 한 가족이 있다. 모든 걸 잃고 세상 끝으로 내몰린 가족은 아버지가 남긴 ‘귀한 것’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죽었으므로 부재하지만 유언을 통해 모든 장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아버지는 “우리가 사는 세상 자체”(‘작가의 말’ 중에서)다. 돈이 가장 귀한 세상에서 가족은 서로 끝까지 믿고 의지할 사랑 충만한 관계일 수 있을까 묻는다.
• 이도경은 2022년 <자정의 달방>으로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했다.
김정수 작가의 <붉은 가을>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집에서 쫓겨나 낯선 이모네에 맡겨진 남매의 이야기다. 지극히 사실적인 장면과 황상적인 장면들이 교차되며 남매가 처한 가혹한 현실이 더욱 비극적으로 와 닿는다. 도무지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이는 이들 남매를 구원할 길이 있을까, “도돌이표에 막혀 끝 음 없는 노래를 (…) 끝까지 따라 불러” 본다. (‘작가의 말’ 중에서)
• 김정수는 2022년 <발걸음 소리>로 한국극작가협회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했다.
200자평
봄 작가, 겨울 무대
11월, 2022년 ‘봄 작가, 겨울 무대’ 희곡집이 출간된다. ‘봄 작가, 겨울 무대’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의 작가 지원 프로젝트다. 신춘문예를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신진 작가들에게 신작 장막 희곡 집필과 무대화 과정을 통해 희곡을 완성할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8월 낭독공연으로 처음 관객과 만난 9편의 희곡이 수정과 보완을 거쳐 희곡집에 수록되었다.
아동 학대와 방임, 산업화의 명암 같은 한국 사회가 당면한 과제를 다룬 작품들부터 가족, 소통, 존재, 관계의 의미를 성찰한 작품들까지 주제의 범위가 폭넓다. 한국적 상황을 반영한 소재들이 다양한 관점, 참신한 표현을 통해 보편적 주제를 전한다는 점은 9편의 공통된 특징이다.
작품과 희곡이 더 빛나도록
이번 희곡집 출간으로 ‘봄 작가, 겨울 무대’가 시작된 이래 처음 그 대본이 서점을 통해 일반 독자에게 판매된다. 올해는 낭독공연을 통해 무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희곡의 완성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작품에서 엿보이는 신진 작가들의 더 날카로운 문제의식, 더 섬세한 시선, 더 대담한 표현, 독창적인 관점은 이들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차례
작가와 희곡이 더 빛나도록
과자집에 살아요 / 구지수 지음
달콤한 기억 / 신영은 지음
마지막 포에티카 / 황수아 지음
사라의 행성 / 김마딘 지음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 조은주 지음
역할 없는 사람들 / 김미리 지음
유나바머와 거인 / 이예찬 지음
친절한 식구들 / 이도경 지음
붉은 가을 / 김정수 지음
책속으로
작가와 희곡이 더 빛나도록
<봄 작가, 겨울 무대>는 신춘문예를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신진 작가들에게 신작 장막 희곡 집필과 무대화 과정을 통해 희곡을 완성할 기회를 제공하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의 작가 지원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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