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 레거시 콘텐츠에 분 변화의 바람
2022년 챗GPT가 등장한 이후, AI는 텍스트 생성, 이미지·영상 제작, 음악 창작 등 다양한 미디어 산업에 적용되며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모든 콘텐츠 제작자에게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기존 방송사와 대형 콘텐츠 제작사, 즉 레거시 콘텐츠 사업자들은 AI 도입을 두고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 AI의 활용 방식은 기업마다 다르다. 넷플릭스는 AI 기반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방송사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AI를 도입하고 있다. CJ ENM은 AI 기반 가상 스튜디오를 활용해 제작 효율을 높이고, AI 음악 창작을 통해 배경음악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들은 AI를 활용한 화질 개선, 자동 자막 생성, 영상 분석 등 부가적인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AI 도입이 곧 비용 절감과 수익 증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제작 과정에서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전히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다. 또한 AI로 제작된 콘텐츠가 상업적 가치와 창의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지속되고 있다. 이 책은 AI가 레거시 콘텐츠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하며, AI 도입의 현실적인 가능성과 한계를 짚는다. AI가 콘텐츠 제작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기존 사업자들은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200자평
생성형 AI가 콘텐츠 제작을 혁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활용하고, CJ ENM은 AI 가상 스튜디오와 음악 창작으로 제작 효율을 높인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는 화질 개선, 자동 자막 생성 등 부가적인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AI가 레거시 콘텐츠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존 사업자들의 대응 전략과 미래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은이
조영신
미디어, ICT 산업 및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로서 기업, 기관, 학계를 넘나들며 급변하는 글로벌 미디어 산업과 콘텐츠 비즈니스의 생태계 변화에 관한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력 넘치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인디애나대학에서 석사를 수료하고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에서 미디어 산업 정책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디어 산업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시장을 예측하며 SK경영경제연구소의 수석연구원, SK브로드밴드 경영전략그룹장으로 일했다. 2014년 화제의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를 발 빠르게 번역해 저널리즘 시장에 한바탕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방송학회 대회협력이사, 한국언론학회 커뮤니케이션 정책연구회장으로도 활동하면서 다양한 강의와 연구 및 저술 활동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고민하고 혁신을 이루려는 이들과 꾸준히 소통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애프터 넷플릭스』를 출간했다.
이종민
2024년 2월까지 CJ ENM의 IP 개발센터장으로 근무 후 현재 자문역을 수행 중이다. 삼성, SK, CJ에서 케이블 방송 채널, 인터넷 방송, 모바일 위성방송, 극장, OTT 등 다양한 미디어 사업을 운영하고 리드했다. CJ 미래경영연구원 미디어 분야 연구원과 CJ ENM의 CSO 역할을 수행하며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의 미래 진화 방향을 전망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이후 CJ ENM R&D센터를 신설해 xR, AI, 메타버스 등 콘텐츠 진화를 위한 미래 기술을 발굴하고 적용했다. IP 개발센터를 운영하면서 IP 발굴 및 개발, 트랜스미디어 등을 통해 콘텐츠의 장기적이고 다양한 수익화 방안을 연구 및 추진했다. 한국경제신문에서 칼럼 “이종민의 콘텐츠 비하인드(2022년 4월∼2024년 2월)”를 연재했다.
차례
현저한 격차
01 AI의 도움을 받아 기획하다
02 스토리텔링의 밑 작업을 AI와 협업하다
03 AI 덕분에 서류 작업에서 해방되다
04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미리 촬영 현장을 경험하다
05 LED에서 창조된 공간이 현실이 되다
06 CG/VFX 노동 집약적 파이프라인에서탈피하다
07 더빙과 자막, 플랫폼 사업자의통제권을 회수하다
08 디지털 마케팅의 난제를 해결하다
09 IP 트랜스미디어의 해법을 제시하다
10 레거시 콘텐츠 사업의 미래
책속으로
아직까지 기획 전체를 지원하는 AI 툴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획의 개별 단계별로 최적화된 도구들이 있을 뿐이다. 손에 익은 AI 툴은 개인들의 수고를 확연히 줄여 주기는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숙련성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반면 이제 막 시장에 들어온 주니어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기도 한다. 예를 들어 〈흑백요리사〉의 장단점을 분석해 달라고 하면 개성있는 연출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장점으로, 시각적 정보 부족과 제한적 요리 표현을 단점으로 제시한다. 사전에 〈흑백요리사〉를 본 연출진이라면 이 정보값이 가지는 의미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접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이 분석은 개선점을 찾을 수 있는 정보가 되지 못한다.
-01_“AI의 도움을 받아 기획하다” 중에서
창작자의 서류 관련 스트레스를 덜어 주는 또 다른 AI 기술은 캐스팅 솔루션(Casting Solution)이다. 연기자는 시나리오 속 캐릭터를 살아 있는 인물로 바꾸어 스토리의 전달 및 상업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캐스팅은 가장 신중하게 결정되는 핵심적 과정 중 하나다. 따라서 주연 배우의 경우 콘텐츠의 완성도와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 연기자를 창작자의 직관, 관계 등을 통해 선택하며, 때로는 연기자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 제작에는 수백, 수천 명의 배우가 필요하며 모든 배우를 주연 배우와 동일한 프로세스로 캐스팅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배우의 외모, 목소리, 이미지 등이 캐릭터와 부합해야 하며, 콘텐츠의 장르나 배우들 간의 케미스트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조연, 단역 배우라 해도 허투루 선발할 수는 없다.
-03_“AI 덕분에 서류 작업에서 해방되다” 중에서
AI가 기존 과정들을 통합하고 효율화하면 지금과 같은 노동 집약적 파이프라인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AI의 도움을 받아 3D 모델링이 물체의 질감과 패턴까지 생성할 정도로 훨씬 정교해지면 텍스처링 단계가 통합될 것이고, AI 기반 모션캡처나 애니메틱스가 발전한다면 리깅과 애니메이팅의 업무를 축소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생성된 2D 이미지를 3D로 전환하는 비용이 매우 낮아진다면 조명, 카메라 각도 등을 변경하기 어려운 기존 매트 페인팅을 사용할 필요도 없어진다. AI가 기존 노동 집약적 파이프라인 대신 새로운 협업 방식을 요구할 것이다.
-06_“CG/VFX 노동 집약적 파이프라인에서 탈피하다” 중에서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통해 콘텐츠의 생명력과 수익성을 확장하는 것은 콘텐츠 산업의 오랜 바람이었다. 그동안 제작비와 시기적 부정교합 등의 이슈로 제한적으로만 진행되어 왔던 트랜스미디어 전략이 AI 기반의 웹툰과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웹툰과 애니메이션으로 확장된 스토리는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니며 해당 장르의 소비자층을 팬으로 유입하는 동시에 원형으로서의 영상 콘텐츠 세계관을 확장하고 정교화함으로써 기존 시청자들의 더 많은 소비를 촉진한다. 또한 확장된 세계관은 프랜차이즈, 스핀오프 등 새로운 영상 콘텐츠로 발현되므로 팬덤은 더욱 장기화되고 강력해질 수 있다.
-09_“IP 트랜스미디어의 해법을 제시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