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법의 미래, AI에 있다
법률 분야에서 AI의 역할과 영향력을 분석한다. AI는 이미 판례 검색, 법률 문서 작성, 변호사 보조 업무 등을 수행하며 사법 분야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법률 직역의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의미한다. AI의 법률 분야 진입은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처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2022년 챗GPT가 등장하며 AI가 언어 기반의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법률 업무와 AI의 접점이 더욱 확대되었다. 법률 분야는 판례와 법조문에 기반해 논리를 전개하는 특징을 가지므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인간보다 효율적으로 법률 문서를 작성하고 판례를 검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변호사, 판사, 법무법인 등 전통적인 법률 직역은 AI와의 공존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
이 책은 AI가 사법 분야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AI의 등장이 단순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법률가들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법률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한편, AI 판사의 가능성과 윤리적 문제, 법적 책임의 주체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함께 논의한다. AI가 변호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AI가 판결을 내릴 수 있는가? 법률 서비스가 AI로 인해 더욱 민주화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한다.
200자평
AI가 법률 분야를 어떻게 혁신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AI는 판례 검색, 법률 문서 작성 등에서 활용되며 변호사와 판사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법률 AI의 발전은 법률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윤리적·법적 한계도 지니고 있다. AI 판결의 신뢰성, 법적 책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며, 법률 전문가와 독자들에게 AI 시대의 사법 변화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지은이
우재욱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34기로 수료했다. 그 뒤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서울 서초동에서 개업송무변호사로 일하면서 대한변협 장애인인권소위원회, 난민 지원단체 ‘공익법센터 어필’ 등에서 활동했다. 업무 틈틈이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한다. 과학기술과 법, 기독교와 법, 장애인법, 가족법, 국제법에 관심이 있다. 논문으로는 “교회 분쟁 사례에 대한 법적 검토: 판례의 태도를 중심으로”(2018, ≪외법논집≫ 42권 2호)가 있다.
차례
이세돌의 장래 희망은 AI 개발자
01 AI, 머신 러닝, 딥 러닝
02 미 대법원장의 보고서
03 AI와 법률 수요자
04 AI와 변호사
05 AI와 스마트 법원
06 AI와 민사 절차
07 AI와 형사 절차
08 AI 판사?
09 AI 윤리
10 AI가 아니라 인간이 문제
책속으로
규칙 기반 시스템은 톱다운(top-down) 방식이다. 설계하는 인간이 AI가 마주할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며, 기계의 효율성은 그 설계자에 의해 결정된다. 그것이 벽에 가로막히자 나온 것이 머신 러닝 기법인데 이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다. 머신 러닝은 종래 전문가가 일일이 규칙을 입력하던 ‘규칙 기반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습 데이터로부터 함수를 통계적으로 추론해 내는 과정인데(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2020) 컴퓨터에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주위 상황에 대응하여 스스로 변화, 적응하게 만든다. 생물학적 발상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 할 수 있다.
-01_“AI, 머신 러닝, 딥 러닝” 중에서
AI는 방대한 법령과 판례 데이터를 단시간에 학습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법률 서비스의 생산성을 고도로 끌어올리고, 고비용 구조로 접근이 어려웠던 영역에까지 법률 시장을 확대하며, 국민들이 법률 서비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소송 절차에서 AI 기술의 활용은 나 홀로 소송의 실질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 나 홀로 소송을 진행하고자 하는 법률 수요자들에게, 일련의 지침을 제공하는 AI 기반 시스템의 개발·구축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법률 수요자들이 활용 가능한 법적 구제 유형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이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고, 절차적 요건을 고지하며, 법원 제출 문서의 초안을 작성하도록 보조하는 챗봇(chatbot, 대화형 로봇) 서비스 형태의 자문 시스템을 사법부가 개발·구축하는 것이 그 한 예다.
-03_“AI와 법률 수요자” 중에서
영미법계 소송에서 AI가 가장 널리 활용되는 분야는 디스커버리(discovery, 증거 개시)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디스커버리 절차는 소송 개시 후 변론 진행 전에 당사자들이 사건과 관련된 문서나 기타 증거들을 상대방에게 재공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한국을 비롯한 대륙법계 소송 절차와는 달리 영미법계 소송 절차에서는 제출해야 하는 문서나 증거의 범위가 매우 넓다. 그래서 소송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는 의뢰인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문서를 일일이 검토하여 그중 사건과 관련 있는 문서들을 선별하여 상대방에게 제공해야 한다. 문서 검토 과정에서 법적 제출 거부 사유가 존재하는지 판단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문서 검토 업무는 보통 저연차 변호사나 계약직 변호사가 수행하는데 대규모 소송에서는 그 비용이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에 이르기도 하고 시간도 굉장히 많이 소요된다.
-06_“AI와 민사 절차” 중에서
또한 AI 법은 고위험 AI 기술에 대해 중점적으로 규율하고 있다. 고위험 AI 기술은 건강, 안전, 기본적 권리에 중대한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서, AI법은 생체 인식, 중요 기반 시설, 교육과 직업 훈련, 근로자 관리와 자영업에 대한 접근, 필수 민간·공공 서비스 혜택 접근과 향유, 법 집행, 이주·망명과 국경 통제 관리, 사법과 민주적 절차 관리에 활용되는 AI 기술을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되면 시장 출시 전 영향 평가, 시장 출시 후 모니터링·감독·위험 관리 의무 등의 엄격한 의무가 부과된다.
-09_“AI 윤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