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역사 앞에 선 AI
AI 기술이 역사학의 전통적 연구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역사학은 과거와 현재를 통찰하며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학문으로 인류가 직면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찾고자 했다. 그러나 AI의 도래로 역사학의 전통적인 방식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AI는 이제 역사적 사실의 수집과 해석, 기록까지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AI는 방대한 역사적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며, 과거에 알지 못한 사실들을 발굴하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호적 데이터나 역사적 문서들에서 동일한 인물과 가계를 정확히 추출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AI는 기존의 역사적 기록에서 빠져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AI의 역사적 해석은 그 자체로 한계가 존재한다. AI는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추출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주관적 경험과 감정을 반영하기 어렵다. 또한, 잘못된 정보를 학습할 경우 편향된 해석을 내놓을 위험이 있다. 이 책은 AI가 역사학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인간의 고유한 ‘성찰과 사유’를 AI에 맡길 것인지, 아니면 역사학의 주체로 남을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역사학의 미래는 AI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역사학자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더 깊은 역사적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0자평
AI가 역사학의 수집, 해석, 기록 방식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탐구한다. AI는 방대한 역사적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며, 기존의 해석 방식을 넘어서 역사적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AI의 해석은 인간의 주관적 경험을 반영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AI와 협업을 통한 역사학의 미래 가능성과 그 본질에 대한 재조명을 제시한다.
지은이
이상국
아주대학교 사학과 교수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 중세 사회경제사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족사와 역사인구학, 디지털역사학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의 호적대장 전산화 작업에 참여했으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와 홍콩과학기술대학교(Hong K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에서 강의와 연구를 했다. 아주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장과 디지털역사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가족사와 역사 인구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History of the Family≫의 편집위원이다. 현재 디지털역사학의 창출과 확산을 위해 역사학 기반 학제 간 융합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The Future of Historical Demography: Upside down and inside out』(공저), 『한국 역사인구학연구의 가능성』(공저), 『전근대 동아시아 역사상의 사(士)』(공저) 등이 있으며, ≪History of the Family≫, ≪Journal of Family History≫, ≪Journal of Interdisciplinary History≫, ≪Social Science History≫, ≪Expert Systems With Applications≫ 등 국제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차례
AI와 역사학의 조우
01 문자에서 숫자로: 기록의 진화
02 숫자에서 데이터로: 빅데이터의 수치화
03 데이터에서 정보로: 의미의 탐색
04 정보에서 지식으로: 해석의 방향
05 지식에서 통찰로: 시대정신
06 인공지능의 성찰과 사유: 가능성과 한계
07 인공지능 기반 역사학
08 인공지능, 역사 연구의 도구
09 인공지능, 역사 교육의 도구
10 역사학의 새로운 미래
책속으로
‘역사 빅데이터’의 구축은 1999년 전후 시작된 역사 자료의 전산화 사업에 의해 본격화되었다. 기존에는 연구자가 책에 담긴 활자화된 자료를 하나하나 읽어 가며 필요한 근거를 찾아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민간에서 국역 조선왕조실록 시디롬(CD-ROM)에 이어 삼국사기, 고려사 등 한국사 연구의 기초 사료들의 전산화가 이루어진 이후, 이제는 관심 있는 키워드를 전산화된 시디롬에 입력해 대규모로 다양한 관련 사료를 신속하게 검색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사료 읽기에 들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장기 시계열 자료의 수집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장기적인 추세를 분석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01_“문자에서 숫자로: 기록의 진화” 중에서
브로델의 ‘장기 지속(Longue duree)’ 개념은 사회적·경제적 구조가 오랜 시간에 걸쳐 큰 변화 없이 지속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구조적 지속성이 단기적 사건보다 더 중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디지털과 인공지능 시대에도 매우 유효하다. 현대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장기적 패턴을 훨씬 더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브로델의 이론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하는 데 이바지한다.
-03_“데이터에서 정보로: 의미의 탐색” 중에서
결국 인공지능과 인문학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 방향성을 정하는 것은 인간의 철학적·윤리적 성찰에 달려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류는 더욱 깊이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를 통해 기술의 발전을 인도해야 한다. 인류가 이러한 성찰을 지속하지 않는다면, 인공지능의 진보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희생시키며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인류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본질과 가치를 끊임없이 탐구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인문학적 성찰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 인문학이 제시하는 성찰은 단순한 과거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미래를 준비하고 기술이 인간다운 미래를 가능케 하는 데 필수적인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06_“인공지능의 성찰과 사유: 가능성과 한계” 중에서
역사학의 본질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인문학적 문해력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역량이며, 여기에 인공지능 리터러시라는 새로운 역량이 추가된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역사학에 큰 변화를 불러온 것처럼 보일지라도, 이는 역사학이 이전에도 여러 변화의 시기에 대응했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랜 시간 동안 역사학이 제공해 온 인문학적 문해력은 여전히 유효하며, 시대에 따라 기술적 도구를 추가로 학습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뿐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는 역사학이 맞이한 또 다른 변화 과정에 불과하며, 역사학의 본질은 여전히 변함없음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의 역사 교육 또한 이러한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09_“인공지능, 역사 교육의 도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