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문학, AI를 만나다
AI 기술이 인간의 기본적인 특징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탐구한다. AI가 인간의 사고, 기록, 편향, 가치관 등 다양한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AI 시대에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을 성찰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AI 기술과 인간적 삶의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책은 열 가지 인간적 특징을 중심으로 AI와 인문학을 연결하고, 각 특징이 어떻게 AI와 상호작용하는지 살펴본다. 예를 들어 ‘생각’과 관련된 장에서는 인간의 사고와 AI의 학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편향을 다루며, ‘기록’과 관련된 장에서는 인간의 기록과 AI가 그 기록에서 배우는 방식에 대해 탐구한다. 또한, ‘향유’, ‘노동’, ‘재생산’의 장에서는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변화시킬 가능성에 대해 다룬다. AI 시대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도덕적 질문들도 다룬다. AI가 제기하는 윤리적 문제와 함께 종교적, 사회적 공존에 대해 성찰하며 인간이 지향해야 할 미래를 탐구한다.
200자평
AI 기술이 인간의 기본적인 특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탐구한다. 사고, 기록, 편향, 가치관 등 다양한 측면에서 AI의 영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AI 시대에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윤리적 문제도 다룬다. AI 기술의 발전이 사회에 미칠 변화와 인간의 역할을 성찰한다.
지은이
김동우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철학 분야 조교수다.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Truthmaker semantics for modal logics”(2024)가 있으며 논리학, 언어철학, 형이상학, 분석철학사, 수리철학 등의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정서현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조교수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터프츠대학교(Tufts Univer- sity) 영문과에서 18~19세기의 정치경제사적 맥락 속에서 영국 소설이 포착하는 친밀함의 구조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구서 『Edges of Transatlantic Commerce in the Long Eighteenth-Century 』(Routledge, 2021)를 기획하고 편집했으며, ≪Victorian Literature and Culture≫, ≪Bronte Studies≫ 등에 논문을 게재했다. 문학에 드러난 인구 관념, 사회 재생산과 여성의 노동, 과학기술과 서사예술의 관계, 번역 문학의 정치성 등의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동현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역사학 및 디지털 역사학 분야 조교수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UCLA에서 아시아언어문화학(한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연구자 최초로 ≪The Historical Journal≫에 논문을 게재했고, 모두 7편의 역서 및 공역서를 펴냈다. 냉전사, 환경사, 핵 역사, 디지털 역사학 등의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차례
AI 시대의 인문학
01 생각
02 기록
03 편향
04 향유
05 노동
06 재생산
07 종교
08 윤리
09 공존
10 미래
책속으로
예를 들어, 미국의 15대 대통령인 제임스 뷰캐넌을 실제로 만나 보지 않았고 그의 사진 또는 음성 등을 전혀 접한 적이 없는 사람도 얼마든지 ‘제임스 뷰캐넌’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그를 지시하고 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그 이름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 이름을 배우고, 그들과 같은 사람, 즉 제임스 뷰캐넌을 지시하기 위해 그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형 언어 모형들이 ‘제임스 뷰캐넌’이라는 이름을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대규모 언어 자료로부터 습득하고 같은 사람을 지시하기 위해 사용한다면, 그 대형 언어 모형들에 기반한 AI 시스템도 제임스 뷰캐넌을 지시하고 그에 대해 유의미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01_“생각” 중에서
AI 기술의 편향은 언어가 갖는 서로 다른 권력에서도 비롯된다. 영어가 차지하는 힘을 고려할 때, 인공지능은 인터넷상에 있는 정보 중 영어로 된 것을 참조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가 던지는 질문이 한국사와 관련된 것일지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아직 풀리지 않은 근현대사의 쟁점들, 특히 한일 관계 또는 한미 관계와 관련된 사안에서 대체로 한국의 시각을 반영하는 한국어 데이터보다는, 한국의 시각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영어 데이터가 되먹임될 것이다.
-03_“편향” 중에서
하지만 인간의 생물학적 재생산 과정에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예상할 수 있듯 수많은 윤리적 문제점을 수반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전 형질 중 특정한 속성을 선별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수년 전부터 활발했던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 babies)’ 논쟁으로 대표되는 생명 윤리 영역의 근본적인 질문과 직결된다. 인간은 태아의 신체와 건강에 관해 어떠한 결정권을 갖는가? 더 나아가 가장 친밀하고 개인적인 영역으로 여겨져 온 임신과 출산에 인공지능과 정보 과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인간이 가지는 재생산에 대한 결정권 및 자율성, 그리고 프라이버시에 관한 우려도 불러온다.
-06_“재생산” 중에서
직접적인 고용과 임금 구조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중요한 결정들을 내리는 과정에도 인공지능의 활용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인공지능은 이미 채용이나 재판 과정에서 공정성, 투명성, 책임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문제를 지적받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리고 점점 더 다양한 맥락에서 활용되고 있다. 더욱더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기존의 사회 구조 안에서 내려 온 결정들에 불합리하고 부당한 면이 많았다고 느끼는 집단일수록 인공지능의 의사 결정 능력을 과잉되게 신뢰하거나 그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09_“공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