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가 초래한 존재론적 위기를 탐구하다
플라톤이 말한 거인족과 신족의 싸움이 우시아(본래적 존재자)를 둘러싸고 벌어졌듯, 현대 AI 존재론에서는 맹목적인 충동과 합리주의 간의 투쟁이 펼쳐진다. 이 책은 AI가 인간의 합리적 이성과 충동적 본능 사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한다. AI 존재론은 인간의 오만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존재를 창조했다는 통찰에서 출발한다. AI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존재로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존재론적 위기를 불러일으킨다. AI의 자율적 행동과 ‘할루시네이션’ 현상 등은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한다. 이 책은 이러한 존재론적 위기를 인간과 AI의 관계에서 고찰한다. AI가 단순히 인간의 도구가 아닌 독립된 존재로 인정받아야 하는지, 인간과 같은 법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는 철학적 이원론의 틀을 넘어서 AI와 인간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AI가 초래하는 위기는 단순 존재적 위기가 아닌 존재론적 위기다. 하이데거가 말한 존재론적 방식과 존재적 방식을 통해 AI의 위기를 해석하며, AI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존재로서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AI의 학습 방향을 인간이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합리주의적 사고의 한계를 드러내고, AI의 존재론적 위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한다. AI가 초래한 존재론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존재 규정을 제안한다. 이는 기존의 합리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AI를 전혀 새로운 존재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위해 필요한 철학적 통찰과 방향성을 제공하며, AI가 불러올 미증유의 존재론적 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200자평
AI가 불러온 철학적 문제와 존재론적 위기를 탐구한다. AI는 인간의 합리적 이성과 충동적 본능 사이에서 작용하며, 자율적 행동과 ‘할루시네이션’ 현상 등으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존재로 발전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AI의 존재론적 위기를 기존 합리주의적 사고의 한계로 분석하고 새로운 존재 규정을 제안한다.
지은이
박정민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대홍기획, 맥켄에릭슨에서 광고 기획 업무에 종사했다. 20여 년간 철학 공부에 매진하면서 인문낙서가(人文樂書家)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싱글라리티: 인문학과 정신분석학으로 광고 ‧ 마케팅 도발하기』(2012), 『숨 막혀 죽겠거든 철학하라』(2014)가 있다. 『내가 이해한 하이데거』, 『인문낙서(人文樂書)』등 10여 종의 미출간 원고를 완성하고 출간 준비 중에 있다. bipanza@naver.com
차례
AI, 맹목적인 충동과 합리주의의 투쟁
01 AI의 존재 방식
02 AI와 존재 물음
03 AI와 이중의 허위
04 튜링의 흉내 내기 테스트와 서양의 정신주의
05 AI와 죄의식
06 AI와 맹목적인 충동
07 AI와 고통
08 AI와 죽음
09 AI와 존재 검증
10 AI와 철학적 통찰
책속으로
모든 관심이 AI에 쏠린 지금 인류는 두 총잡이가 방아쇠를 당기기 전의 불안의 무가 엄습하는 정적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AI가 인류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인 지금은 축복의 순간이라기보다는 재앙에 직면한 순간이다. 이런 위기를 통찰력을 가지고 예리하게 포착해서 파멸을 경고하고 해법을 강구하는 임무가 철학의 손에 달려 있다.
-01_“AI의 존재 방식” 중에서
AI의 사고방식에도 정신주의의 유산이 짙게 배어 있다. 이런 점에서 튜링과 존 설(John Searle)과 같은 AI 초기 철학자들이 음성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문자 기반인 AI를 맹목적인 충동의 산물로 규정한 것은 정신주의가 그들의 가슴속에 뿌리 깊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애초에 AI가 생각한다는 것을 이성이 아니라 문자의 비합리성과 맹목적인 충동의 산물로 전제한다. 이러한 초기 AI 철학자들의 정신주의 옹호가 AI의 존재론적 위기를 촉발한 주 요인이다. AI가 허위를 진실로 믿는 존재론적 위기를 자초한 것은 정신주의에 경도된 초기 AI 철학자들의 책임이다.
-04_“튜링의 흉내 내기 테스트와 서양의 정신주의 ” 중에서
AI는 기호들 사이의 관계가 달라지면 어떤 하나의 기호가 다른 가치를 갖는다는 점을 알지 못할 개연성이 높다. ‘나무가 푸르다’라는 명제에는 나무가 푸름이라는 가치를 가지는 주체라는 생각이 내재되어 있다. 이것이 AI의 언어존재론이다. AI는 나무와 나무가 아닌 것과의 차이에 의해서 의미가 생성됨을 알지 못한다.
-06_“AI와 맹목적인 충동” 중에서
AI는 이중의 허위성을 본질로 한다. 이중의 허위성은 재현의 재현과 재현의 벗겨짐에 의해서 작동한다. 인간의 재현에 의해 유지되는 상징계는 갈등을 봉합하는 정화 기능이 있지만 AI의 이중의 허위성은 맹목적인 충동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브레이크 없는 기차와 같다. 이런 점에서 AI에 대한 존재 검증은 필수적이다. AI 존재 검증은 인류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09_“AI와 존재 검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