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과 안네 프랑크
샤일록과 안네 프랑크
샤일록과 안네 프랑크
문학 속의 유대인은 두 가지 상이 공존한다. 반유대주의는 히틀러의 창작물이 아니다. 예수를 죽게 만든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오랜 기간 멸시와 증오의 대상이었다. 탈무드의 지혜로도 실질적 심리적 게토를 깨뜨리지 못했고, 그들의 선민의식이 게토의 장벽을 높이기도 했다. 21세기 지구촌 가족 시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문학을 읽고 과거를 기억한다.
트인 데로 가는 길 세기말 빈에서는 높아 가는 민족주의적 자의식과 맞물려 범게르만주의가 세를 넓힌다. 유대인들은 위기감을 느낀다. 세기 전환기 반유대주의의 분위기에서 정체성 문제와 씨름하는 유대인들 이야기, 그리고 귀족 가문의 딜레탕트인 게오르크의 연애를 두 축으로 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던 위선과 가식, 나른한 관성 등 정신적으로 위태한 분위기를 생생하고도 밀도 있게 그린다.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김윤미 옮김 |
천국으로 가는 길 ‘천국으로 가는 길’, 즉 ‘히멜베크(Himmelweg)’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이 수용소에서 가스실로 이동한 길을 말한다. 그 길은 곧 죽음으로 가는 길이요, 극단적인 두려움이나 공포를 경험해야 하는 길이었다. 왜 수많은 유대인이 그 길을 걸어가 죽어야만 했을까?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이 비극을 소재로 후안 마요르가는 특유의 연극적 상상력을 풀어낸다. 후안 마요르가 지음, 김재선 옮김 |
거미줄 히틀러가 영웅주의를 내세워 소시민 계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한다. 전후 무력감에 빠져 있던 군인 출신 테오도어는 유대인에 대한 막연한 증오를 키우며 극우 단체에 가담해 밀정 노릇을 한다. 승승장구하다가 유일하게 믿었던 유대인 렌츠에게 배신당한다. 20세기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요제프 로트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조합해 반유대주의의 실체를 고발했다. 요제프 로트 지음, 김희근 옮김 |
고통 단편 <파리의 오렐리아>는 나치 정권에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게슈타포에게 끌려가게 된 부부가 아이를 살리기 위해 이웃에게 아이를 맡기며 시작한다. 얼결에 아이를 맡게 된 아주머니는 유대인 아이인 오렐리아를 사랑으로 키우며 보호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부모에 대해 묻는 천진난만한 오렐리아와 그녀를 지키는 것이 삶의 의미가 되어 버린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유효숙 옮김 |
베니스의 상인 천줄읽기 서구 사회에서 수전노, 고리대금업자, 유대인에 대한 조롱과 증오의 뿌리는 매우 깊다. 문학 작품에서 흔히 유대인은 매부리코를 가진 수전노인 동시에 고리대금업자, 돈밖에 모르는 교활하고 잔인한 악마로 등장한다. 그 전형이 바로 이 작품의 등장인물 샤일록이다. 안토니오와 샤일록의 인육 재판은 유대인 샤일록의 악마적 이미지를 넘어 기독교 사회의 위선을 보여 준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종환 옮김 |
더 큰 희망 유대인 조부모를 둔 엘렌은 초라한 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잘못된’ 조부모를 두었기 때문에 특권을 가진 박해하는 자들에게도, 차별과 배척을 당하는 박해받는 자들에게도 속하지 않는 그녀는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경계인이 될 수밖에 없다. 빈에서 전쟁을 체험하고 산화하는 15세 소녀 엘렌의 시각으로 유대인들이 겪는 굴욕, 불안, 절망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일제 아이힝거 지음, 김충남 옮김 |
야코보프스키와 대령 유대인 야코보프스키와 유대인에 대한 편견을 품고 있는 기독교 신자 스테르빈스키 대령이 전쟁이라는 위기를 맞아 어쩔 수 없이 동행한다. 식량과 연료가 부족한 데다 독일군의 추적까지 따돌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야코보프스키는 매번 기지를 발휘해 위기의 순간에 기적을 만들어 낸다. 반목을 끝내고 극적으로 화해한 두 사람은 함께 프랑스를 탈출하는 배에 오른다. 프란츠 베르펠 지음, 김충남 옮김 |
3004호 | 2019년 4월 23일 발행
샤일록과 안네 프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