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타니파타 천줄읽기
2633호 | 2015년 6월 12일 발행
부처님 육성이 담긴 최초의 책
지안이 옮긴 ≪수타니파타(Sutta-nipāta) 천줄읽기≫
다 버리고 가질 것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버려라.
불철주야 애착의 소멸을 살펴라.
그러고 나서 자비심을 가져라.
자나깨나 한량없는 자비심을 내라.
고귀한 것은 믿음이다.
진리에 따라 살아라.
“모든 생명체에 폭력을 쓰지 말라. 모든 생명체를 어느 것 하나도 괴롭히지 말라. 출가수행자는 자녀를 가지려 하지 말라. 친구와 함께 있으려 하지 말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수타니파타 천줄읽기≫, 미상, 지안 옮김, 25쪽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이 책에 나오는 말인가?
그렇다. 출가수행자가 어떤 정신을 가져야 하는가를 밝혀 준다.
어떤 정신으로 출가해야 하나?
오직 스스로의 독립과 자유를 찾아야 한다. 어디에도 매이는 인연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사람에게 그리움을 가져서도 안 된다.
인연이 있으면 안되나?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서 괴로움이 생겨난다. 사람을 사귀어 정을 붙이면 안 된다.
사물은 어떤가?
사물에 대한 욕망은 그 빛깔이 곱고 달콤해 마음을 흐트러뜨린다. 이 역시 우환이다. 세상의 온갖 애착을 벗어나야 한다.
수행자는 뭘 가질 수 있나?
뱀이 허물을 벗듯 수행자는 이 세상, 저 세상을 다 버려야 한다. 이것이 근본 정신이다.
집착은 어디에 있는가?
상하좌우, 중앙에 있는 무엇이건 다 세상의 집착이다.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 뭔가?
모든 것이 집착이다. 이렇게 알고 존재에 대한 애착을 가지지 말라.
아무것도 없으면 무엇으로 가나?
마음의 고요를 얻어 무소유를 생각하라.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으로써 번뇌의 흐름을 건너라. 모든 욕망을 버리고 의혹에서 벗어나 불철주야 애착의 소멸을 살펴라.
인연을 버린 다음에는 뭘 가져야 하는가?
자비심이다. 마치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외아들을 아끼듯이,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비심을 내라.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잠들지 않는 한 자비심을 굳게 가져라.
수행자에게 가장 고귀한 것은 무엇인가?
믿음이다. 그것이 으뜸가는 재산이다. 믿음을 갖고 생활하는 사람이 성실·진리·견고·보시 이 네 가지 덕을 갖추면 내세에 가서도 걱정이 없다.
진리에 닿는 길은 어디에 있나?
손윗사람을 공경하라. 설법을 지성으로 들으라. 겸허한 태도로 스승을 찾아라. 진리를 즐기고 진리를 기뻐하며, 진리에 머무르고 진리의 길을 알며, 진리를 비방하는 말을 입에 담지 말라. 훌륭하게 설해진 진리에 따라 생활하라.
‘수타니파타’가 무슨 뜻인가?
팔리어로 수타(sutta)는 경(經)이고 니파타(nipata)는 모음(集)이다. 부처님 말씀 모음이라는 말이다.
모음의 구조는 어떠한가?
뱀이 허물을 벗는 것처럼 세속적 경계를 버리라는 <사품>, 수행하여 얻은 진리가 이 세상의 보배라는 <소품>, 출교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람의 행위를 중시하라는 <대품>, ‘욕망’, ‘동굴’, ‘분노’ 등 여덟 편의 게(偈)를 설한 <의품>, 바라문의 제자 열여섯 명과 문답하는 <피안도품>으로 짜였다.
다른 불경과 이 책은 무엇이 다른가?
초기 불경을 대표하는 경이다. 부처님 육성이 담긴 최초의 책이다. 불교의 근본 교리를 부처님의 자상하고 소박한 육성으로 소개한다. 석가모니를 역사 인물로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책이다.
당신은 이 책을 얼마나 발췌했는가?
원전에는 운문 형식의 시구 1149편이 실려 있다. 나는 그 가운데 현대인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375편을 골라 묶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지안이다. 직지사 한문불전승가대학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