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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한국근현대문학 / 초판본 홍사용 시선

초판본 홍사용 시선

z20130521-1수정

차성연이 묶은 ≪초판본 홍사용 시선≫

메나리는 글이 아니다
말도 아니다. 시도 아니다. 그저 이 나라 사람들이 그럭저럭 속 깊이 간직해 온 거룩한 넋이다. 그러니 저절로 생긴 것이고 저절로 커 가는 것이고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다. 조선의 정조가 민요를 만날 때 순간은 저절로 역사를 얻는다.

z20130521-중간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어떤 시인가?
1923년 ≪백조≫ 3호에 발표된 자유시로 홍사용의 초기 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작이다. ‘왕’으로 표상되는 유아독존적 자아의 주관적이고 감상적인 세계를 보여 준다.

눈물과 비탄의 시인인가?
초기 시의 특징이다. 이런 정조는 이후 홍사용의 문학 행보에서 현실 의식과 길항하며 민족의식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슬픔의 정조는 서구 낭만주의 영향인가?
그것보다는 전통적인 한의 정서에 가깝다. 한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설음’이라는 시어에서 보듯, 가지고 있던 무언가를 잃었을 때 느끼는 상실감, 자기 위치를 자각하면서 느끼는 슬픔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향을 꿈꾸면서도 현실에 머무를 수밖에 없지만, 그에 대해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는 양가적이고 복합적인 감정이다.

‘눈물’과 함께 ‘어머니’가 주요 모티프로 등장하는데 이것은 뭔가?
홍사용 시 전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모티프가 바로 ‘눈물’과 ‘어머니’다. 완전하고 제한 없는 어머니의 사랑으로부터 멀리 떠나왔다는 인식이 시적 화자를 눈물짓게 한다. 한편 초기 시에 자주 등장하는 ‘어머니’는 유년 시절에 경험한 이상적인 전통사회를 표상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점차 향토적인 민족의식으로 확장된다. 시인에게 어머니는 곧 민족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민요에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는?
그랬다. 전국에서 민요를 수집, 필사해 1920년 ≪청구가곡≫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후기에는 눈물과 비탄의 정서에서 벗어나 ‘우리의 넋’이 담긴 구비문학 전통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따라서 사설시조 같은 대화식 문답, 어휘 반복을 통한 리듬 형성이라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1928년에는 ≪별건곤≫에 <조선은 메나리 나라>라는 민요 시론도 발표했다.

<조선은 메나리 나라>는 무엇을 말하는가?
홍사용의 민족의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메나리’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지방에 전해 오는 농부가로 슬프고 처량한 음조를 띤다. 그는 서두에서 메나리, 즉 조선 민요의 뜻을 이렇게 밝힌다. “메나리는 글이 안이다. 말도 안이요  시도 안이다 이 백성이 생기고 이 나라가 이룩될 에 메나리도 저절로 아 생긴 것이니, 그저 그 백성이 저절로 그럭저럭 속 깁히 간직해 가진 거룩한 넉시일 이다.” 이 책에 전문을 수록했다.

전통 지향이 현실 도피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홍사용은 철저하게 현재에 기반을 두고 식민지 현실을 민요시라는 민족적 양식에 담아내려 했다. <호젓한 걸음>에는 “포청 다리 무섭지 안소?”, “독갭이 팔 무섭지 안소?”, “훈련원 터 무섭지 안소?” 등 당시 파시즘 상황에 대한 공포감이 엿보이는데, ‘복청교’, ‘수표 다리’ 같은 실제 지명을 사용해 그것이 당대 현장의 것임을 환기했다. 이처럼 그의 민요시에는 현실과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내면 동요를 극복하는 과정이 반영되어 있다.

홍사용의 민요론은 시조 부흥 운동과 무엇이 다른가?
시조 부흥론은 카프 조직과 계급문학에 대항해 “조선 국토, 조선인, 조선심, 조선어, 조선 운율을 통하여 표현된 필연적 양식”인 시조를 통해 국민문학 정신을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홍사용은 서구적인 형식뿐만 아니라 봉건적인 내용까지도 부정한다. 이로써 근대문학이 평민 문학의 발전이라는 민주적 각성을 드러낸 것이다.

홍사용은 누구인가?
1920년대 낭만주의 경향을 띠었던 시인이다. ≪백조≫ 창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시뿐만 아니라 소설, 희곡을 창작했다. 극단 ‘토월회’에 재정 지원을 하는 등 연극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민요시를 논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다.

그의 일생은 어떤 것이었나?
경기도 용인에서 부유한 지주 집안 아들로 태어났다. 19세에 휘문의숙에 입학하기 전까지 한학을 공부했는데, 문학 전반에 나타나는 향토적인 정서와 전통 지향은 이런 성장 배경에 기인한다.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되었다. 1922년 근대 낭만주의 문예 동인지 ≪백조≫ 창간에 관여했다. 1920년대에 쓴 시는 대부분 ≪백조≫와 ≪동명≫을 통해 발표했다. 1923년부터 극단 토월회에서 문예와 연기를 지도했고, 토월회 해산 직후에는 박진, 윤성무, 이소연 등과 함께 ‘산유화회’를 조직해 연극 활동을 이어 갔다. 1939년 ≪김옥균전≫을 썼으나 총독부 검열로 활동을 제재당하자 곧 절필했다. 1947년 폐병으로 사망했다.

홍사용의 문학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1918년 휘문고보 재학 시절에 박종화, 정백, 안석주, 김장환, 송종현 등과 함께 등사판 잡지 ≪피는 꽃≫을 펴내는 것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6월에는 정백과 화성에 있는 집에서 은신하며 ≪청산백운≫이라는 합동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 동인을 중심으로 한 이 시기 활동이 이후 홍사용 문학에 인적, 정서적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3·1운동으로 민족의식이 고양되던 사회 분위기에서 문학 동인들과 글쓰기를 통해 소통하며 청년기를 맞았던 것이다. 당시에 쓴 작품에서 청년 홍사용의 현실 인식과 민족의식, 이상향에 대한 지향과 계몽 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 1919년 11월에 ≪서광≫을 창간하면서 발표한 <어둔 밤>이 첫 창작 시라 할 수 있다. 1920년 동인지 ≪문우≫ 창간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3·1운동은 홍사용에게 어떻게 반영되었나?
유년을 지향하는 반성장적 퇴행 의식이 작품에 나타난다. 비극적인 현실 경험이 청년 홍사용의 내면을 압도한 결과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무조건 외면하려는 심리 때문이라기보다 현실과 타협하는 것을 거부하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성장은 “때 묻은 옷을 입는 것”으로 타락한 현실 세계와 타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토월회 등 극단 활동을 통해 현실에 참여하고자 한 시도에서 홍사용의 현실 인식이 점차 치열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홍사용 연구는 어디까지 왔나?
신문학 운동을 주도한 작가 중에서도 특히 소홀히 다뤄졌다. 그에 대한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연구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부족한 형편이다. 중요한 작품이 아직 발굴되지 못해 문학 활동 전모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고, 작품 편수가 적어 한국문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을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차성연이다. 2010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같은 해에 <한국 근대문학의 만주 재현 양상 연구>로 경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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