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선·방정환 동시선집
2572호 | 2015년 5월 5일 발행
지만지 한국동시문학선집 100종 출간 특집 2. 한국 동시의 사회 비판 감각
신현득·장정희가 엮은 ≪최남선·방정환 동시선집≫
방정환의 현실 비판
성탄절 저녁, 가난한 소년은 교회 밖에서 떨고 있다.
이를 보며 방정환은 묻는다.
기쁜 성탄도 돈으로 사나?
싼타 노인도 돈 받고 오나?
성탄의 기쁨도 부자만의 것인가?
싼타 노인도 부자패인가?
누구의 시인가?
방정환이다.
언제 발표한 것인가?
≪부인≫ 1922년 9월 호에 처음 수록되었다. ‘일본 나리타 타메죠(成田爲三)’의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럼 누가 쓴 것인가?
방정환이 ≪신청년≫ 1919년 12월 호에 발표한 시 <사랑하난 아우>의 한 구절과 흡사한 모티프다. 가사 내용은 창작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흡사한 모티프가 뭔가?
<사랑하난 아우>의 한 구절이다. “희미한 하날에 어린 별 하나/ 눈물을 머금고 반적어리니”다.
방정환이 동시도 썼나?
그 이전에 소설가였으며 근대 신문예운동가이기도 했다. 소년운동가, 동화 구연가, 동요·동화 작가, 소설가, 잡지 편집자, 교육자로 활동했다.
문학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1917∼1918년 ≪청춘≫, ≪유심≫ 지에 시, 수필, 소설을 투고하기 시작했다. 19세의 나이에 학생소설 <苦學生>, <우유배달부>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아동문학은 언제 시작하는가?
1920∼1921년 동요·동화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광수는 방정환의 글에서 ‘소년문학과 소년운동에 큰 뜻과 특재’를 엿보았다고 말했다.
‘큰 뜻’의 계기는 무엇인가?
3·1운동이 실패로 돌아가자 나라의 독립과 미래가 어린이에게 있음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소년운동과 아동문학에 본격 투신한다.
활약상은?
1923년 아동문학 역사에 한 획을 긋는다. ≪어린이≫를 창간한 것이다. 이것은 소년운동과 아동문학 개척의 결정판이다. 창간호부터 동요·동화·동화극으로 아동문학의 장르 구분을 시도했다. 우리나라 본격 장르 개념은 이로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동화에서 우리나라 아동문학은 설화에서 창작 동화로 발전했다.
첫 작품은?
1920년 8월 ≪개벽≫에 발표한 번역 동시 <어린이 노래−불 켜는 이>, 1920년 12월 27일 ≪조선일보≫에 발표한 창작 동요 <크리스마스>다. 방정환의 아동문학은 동화가 아니라 동요에서 출발했다.
한국 동시의 역사에서 방정환은 무엇으로 기록되는가?
1910년대에 최남선이 우리 창작 동요를 태동시켰다. 방정환은 1920년대 창작 동요 동시를 발아시킨다. 이후 1920∼1930년대 동요 동시가 꽃을 피웠다. 그는 일제 강점기의 우울한 시대상과 애환을 토로해 아동의 감성을 해방시켰다.
방정환의 한계는?
그의 문학을 애상주의, 감상주의로 비판하는 관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동요 동시는 어린이에 대한 동정과 연민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 속에 강한 구원 의식과 풍자·해학, 현실 비판의 목소리를 담았다.
현실을 어떻게 비판했는가?
첫 창작 동요 <크리스마스>를 보라. 성탄절을 맞아 도시가 화려한 불빛에 싸일 때 교회 밖에서 떨고 있는 가난한 소년의 이야기다. 한 소녀가 자신의 장난감을 내어 주고 이마에 입맞춤한다. 이 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마지막 연에서 물질주의에 타락한 종교의 실상을 비판한다.
마지막 연이 뭔가?
“깃거운 聖誕도 돈으로 사나/ 써ㄴ터 老人도 돈 밧고 오나/ 聖誕의 깃븜도 富者만인가/ 써ㄴ터 老人도 富者패인가”
방정환은 어디로 이어지는가?
윤석중, 서덕출, 윤극영, 한정동, 강소천, 윤복진에게 전파된다.
당신은 누구인가?
장정희다. 방정환 연구가이자 동화작가다. 필명으로 장성유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