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혹은 비천한 자들의 삶
2528호 | 2015년 4월 7일 발행
초연만 325회, 톰 아저씨의 오두막 이야기
이형식이 옮긴 조지 에이킨(George Aiken)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혹은 비천한 자들의 삶(Uncle Tom’s Cabin: Or Life of the Lowly)≫
톰 아저씨, 미국의 정신
왜 도망치지 않는가?
“나는 신뢰를 깨뜨린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노예로 남겠는가?
“내 것이 아닌 최고의 것들보다 보잘것없는 내 것을 갖고 싶다.”
미국은 개인의 책임과 권리의 나라다.
일라이자: 주인님이 결국 이 농장과 모든 사람들을 팔고 이사를 가야 한다고 말했어요.
클로이: 자, 영감, 당신도 도망치지 그래요? 기다렸다가 강 하류로 팔려 가서 중노동하다가 굶어 죽느니. 저라면 거기 팔려 가기 전에 차라리 죽고 말겠어요. 아직 시간이 있어요. 리지와 함께 도망쳐요. 당신은 언제든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통행증이 있잖아요. 자, 서둘러요, 내가 짐을 싸 줄 테니.
톰: 아니야, 나는 안 가. 일라이자는 가게 해. 자기 권리니까. 내가 안 된다고 말할 자격은 없지. 일라이자가 여기 있는 건 온당하지 않아. 하지만 방금 일라이자가 하는 말 들었잖아. 만약 내가 팔려 가야 한다면, 혹은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팔리고 망해야 한다면, 나는 팔려 가겠어. 나는 항상 주인님이 원하시는 곳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나는 신뢰를 깨뜨린 적이 없고 거짓말로 통행증을 사용한 적도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거야.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혹은 비천한 자들의 삶≫, 조지 에이킨 지음, 이형식 옮김, 20∼21쪽
그 유명한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을 연극으로 각색한 것인가?
그렇다. 원작은 19세기에 가장 많이 읽힌 소설이고,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다.
당시 이 소설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나?
윌 코프먼은 “남북전쟁의 기초를 놓은 소설”이라고 말했다.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 초기에 작가 해리엇 비처 스토 부인을 만난 자리에서 “이분이 이 위대한 전쟁을 시작한 작은 숙녀시군요”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 덕분에 더욱 유명해졌다.
연극은 어떤가?
조지 에이킨이 1852년에 극으로 각색했다. 미국 멜로드라마 사상 가장 크게 흥행했다. 초연이 325회나 공연되었다. 공연 기간 중 극장주가 티켓 값을 올려 받아 폭리를 취하기도 했다.
노예의 고난을 그린 작품 아닌가, 멜로드라마라니?
소설은 노예제도라는 진지한 사회적 주제를 다룬 작품이다. 그러나 에이킨은 각색하면서 가정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접근했다. 멜로드라마 관행을 최대한 살려 관객 정서에 호소한다. 당시 미국에서는 유럽에서 도입된 멜로드라마 사조가 크게 유행했다.
연극의 흥행 요인은 무엇이었나?
멜로드라마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각적 볼거리를 제시했다. 극단들은 경쟁적으로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하려 했고,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극 중간에 노래도 삽입했다. 음악과 볼거리, 춤과 스토리 등 버라이어티 쇼 요소 덕분에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었다.
19세기에 미국에서 연극이 활발했는가?
미국 현대연극의 출발을 유진 오닐로 본 시각 때문에 그전의 연극에는 소홀했다. 당시 미국 연극이 유럽 극을 모방했거나 재미와 여흥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현대연극과 미국 문학사 흐름을 파악하는 데 이 시기의 연극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위의 인용 대목은 어떤 상황인가?
흑인 노예들이 팔려 갈 위기에 처했다. 농장 주인의 빚 때문이다. 일라이자가 우연히 주인과 노예상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팔려 갈 노예 중에는 일라이자의 아들과 톰이 포함되어 있었다.
도망치는가?
톰은 주인 곁에 남기로 한다. 일라이자만 아들을 데리고 도망친다.
톰은 어떻게 되나?
세인트클레어가 그를 산다. 딸 에바가 물에 빠졌을 때 톰이 그녀를 구했기 때문이다. 부녀는 흑인 노예들을 인간적으로 대하며 이들과 우정을 나눈다.
주인과 노예의 우정은 어디까지 발전하는가?
에바가 죽기 직전 세인트클레어에게 노예들을 풀어 주라고 유언한다. 인간적 대우를 받는 노예보다 자유인의 삶이 더 절실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노예는 풀려나는가?
세인트클레어의 생각은 좀 달랐다. 노예들이 자유인이 되어도 일을 해서 번 돈으로는 지금처럼 잘 먹고 잘 입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것이 아닌 최고의 것들을 소유하느니 보잘것없더라도 옷과 집과 모든 것을 내 것으로 갖고 싶다”는 톰의 말을 듣고는 풀어 주기로 한다.
반전은?
노예들을 풀어 주기 직전, 세인트클레어가 죽는다. 노예들은 다시 경매에 부쳐진다. 톰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다음은 지옥인가?
악덕 농장주 르그리가 톰을 사들인다. 다른 노예들을 채찍질하라고 강요한다. 거부하자 톰을 매질한다.
주인과 노예의 대립은?
르그리는 “네 육체와 영혼 모두 내 것”이라고 말한다. 톰은 자신의 영혼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거라고 반박한다.
대립의 결과는?
매질과 감금이다. 혹독한 매질을 못 이기고 결국 톰은 숨을 거둔다.
조지 에이킨은 누구인가?
원래 통속 소설 작가였다가 사촌이 운영하는 극단에서 배우와 작가로 활동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을 연극으로 각색했고, 직접 해리스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형식이다. 건국대학교 영문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