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수수께끼
2657호 | 2015년 6월 29일 발행
수수께끼, 위대한 학습법
곽은희가 쓴 <<현대 수수께끼>>
서울시민이 한 마디씩 하면 뭐가 되나?
답은 천만의 말씀이다.
천만의 말씀은 여론이고 권력이고 법이다.
현실의 힘을 가진 시민이다.
또는 그런 시민이 되어 가고 있다는 암시다.
수수께끼는 이종교배의 산파술이다.
“수수께끼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다. 그중 ‘수소’를 뜻하는 ‘수수’와 ‘(목숨을) 걸다’를 뜻하는 ‘께끼’를 합한 ‘수소 걸기’, 다시 말해 ‘소 한 마리 내기’라는 주장이 유력하다. 또 ‘숭키잽기’ 유래설도 있다. 전북 남원에서 ‘숨바꼭질’이란 뜻으로 쓰는 말로, ‘숨기’와 ‘잡아내기(찾아내기)’를 합하여 ‘숨고, 숨은 것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뜻이다. 말하는 사람은 숨기고 듣는 사람은 찾아내는 겨루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01 정의’, <<현대 수수께끼>>, 3쪽.
수수께끼의 어원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애초에 수수께끼의 목표가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왜 어렵게 말하나?
인간의 근원 욕망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근원 욕망이 뭔가?
호기심과 궁금증이다.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는 호기심을 끌어내고, 해답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궁금증을 해소한다. 그러면 재미있다.
뭐가 재밌다는 건가?
묻는다. “도둑고양이가 좋아하는 금”은 뭘까?
모르겠다면?
힌트를 주겠다. 도둑이 활동하는 시간,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라.
답이 뭔가?
“야금야금”이다. 도둑이 활동하는 밤[夜]과 질문의 ‘금’을 합친 단어다. 고양이가 생선을 먹을 때를 묘사하는 의태어이기도 하다. 다층적 언어유희인 셈이다.
언어유희의 기능은?
지적 재미, 웃음 유발, 상대방과 친밀감 형성, 그러고 대화의 지속이다. 곧 수수께끼는 관계와 소통을 창출하는 강력한 도구다.
소통 관계 확장이 수수께끼의 목표인가?
때로 그 이상이기도 하다. 어떤 수수께끼는 사회문화의 변화를 반영한다. 이러한 수수께끼가 공유되면 사회 변환과 대중 인식 전환으로 이어진다.
어떤 수수께끼가 사회 변환을 반영하는가?
“서울시민이 한 마디씩 하면”이라는 수수께끼다.
답이 뭔가?
“천만의 말씀”이다
무슨 소리인가?
모르겠는가? 정치경제적 상하 계층의 시대가 지나갔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시민이 주체로 서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수수께끼의 21세기는 어떤 모습인가?
인터넷 등장 이후 사회문제를 반영하는 수수께끼가 많아졌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자기가 노출 안 된다는 점에서 안전감이 있고, 진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소멸도 빠르다.
수수께끼의 전망은?
수수께끼의 질문과 답 사이에 배움이 있다. 하나의 관점을 다른 관점과 대응시키고 일치점을 찾아간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모든 사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모습과 유형은 달라지겠지만 문명이 이어지는 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언중과 함께할 것이다.
이 책, <<현대 수수께끼>>는 무엇을 말하는가?
최근 새로 생성된 수수께끼들을 유형별로 설명한다. 수수께끼의 개념, 체계, 생성 과정을 정리했다. 대중의 언어문화 변화상을 이해하고 수수께끼의 가치를 새롭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곽은희다. 한남대학교 한국어학당 강의 전담 교수다.